허정무의 대전하나시티즌 '명문구단 만들기' 프로젝트
허정무의 대전하나시티즌 '명문구단 만들기' 프로젝트
  • 지상현 기자
  • 승인 2020.02.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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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나금융축구단 이사장 맡아 구단 리빌딩 시동
"최대한 빨리 1부 승격 목표..연고지 대전에서 사랑받는 구단 되겠다"

우리나라 축구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레전드인 허정무(65) 재단법인 하나금융축구단 이사장은 스스로 "축구는 내 인생"이라고 말할 정도로 뼈속까지 축구인이다. 오랜 기간 국가대표생활을 하면서 월드컵까지 출전했고,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에 오르게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제는 대전시민구단이었던 대전시티즌을 인수해 기업구단으로 새출발한 대전하나시티즌의 운명을 책임지는 중차대학 역할을 맡게 된 허 이사장이다. <디트뉴스>는 지난 달 4일 창단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대전하나시티즌의 전반적인 로드맵을 듣기 위해 허 이사장과 만나 인수 과정에서의 뒷담화와 선수단 운영, 그리고 유소년 정책까지 들었다.

먼저 하나금융이 대전시티즌을 인수하게 된 시발점이 허 이사장의 금융축구단 창단 의지에 있었음이 공개됐다. 1983년 우리나라에 프로축구가 출범하기 전만해도 금융기관들이 축구단을 창단해 축구붐을 이끌었다. 허 이사장도 이 당시 실업팀 소속으로 금융기관 축구단과 경쟁하면서 금융축구단이 축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눈으로 확인했다.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이던 허 이사장은 평소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하나금융그룹에 이같은 제안을 내놨고, 때마침 대전시가 하나금융 측에 대전시티즌 인수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면서 새로운 팀 창단이 아닌 기존 구단 인수를 통한 재창단 형태로 논의가 진행됐다. 하나금융 측에 축구단 운영을 제안한 곳이 대전만은 아니었지만 대전이 다양한 부가 혜택(?)과 함께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렇잖아도 대전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하나금융그룹은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렸고, 재단법인을 설립해 허 이사장에게 운영을 맡기게 된다.

허 이사장은 "하나은행이 충청은행을 인수하면서 대전에 대한 연고의식을 갖고 있었고 애착이 많았다"면서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요청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이 큰 결단을 내렸다"고 하나금융그룹이 대전시티즌을 인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허 이사장은 연간 15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하나시티즌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현재 대덕구 덕암동에 있는 클럽하우스에 대한 내부 리모델링 등 공사를 시작했으며, 대전월드컵경기장과 그 주변을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성적이라는 생각으로 지난 달 대전시티즌을 인수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영입 작업을 시작했고 폭풍영입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현재 35명으로 꾸려진 선수단에 현역 국가대표는 없지만 국가대표급 수준인 여러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시즌 개막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 상태다. 2부 리그팀인 관계로 유명 선수들로부터 외면(?)받기도 했지만 나름 결실을 맺었다는 게 허 이사장의 소감이다. 아직 영입이 끝나지 않았고 현재 영입에 공을 들이는 선수가 있는 만큼 이달말까지 지켜봐달라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유소년 팀 운영에 대해서도 의지를 드러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현재 U-12, U-15, U-18 팀을 운영 중인데 U-12는 자체 클럽으로, U-15도 유성중학교에서 운영을 포기함에 따라 클럽으로 전환했다. U-18팀만 충남기계공고에 위탁한 상태다. 대전 출신으로 국가대표로 맹활약 중인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FC)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도록 유소년팀을 적극 발굴 육성한다는 방침 속에 유소년 팀 육성 복안을 마련 중이다.

허 이사장은 "제 인생에 축구는 빼놓을 수 없으며, 축구를 뺀 제 인생은 없다"면서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돌려주기 위해 죽을 때까지 축구만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오는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시즌 개막전에 나선다.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과 만나 구단 운영 방침 등을 들어봤다.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과 만나 구단 운영 방침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허정무 이사장과 나눈 인터뷰 전문.
* 경영
- 하나금융이 대전시티즌을 인수한 이유
“축구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대표팀과 프로축구까지 많은 후원으로 하고 축구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예전부터 금융단 축구단이 축구발전에 기여했었다. 1980년대 들어오면서 없어져 아쉬웠다. 축구발전을 위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로 있을 때 창단 설득하고 타진했고 금융그룹에서도 의견을 수렴했다. 지지부진하던 참에 대전시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인천에서도 요청했는데 대전에서 적극적이었다. 하나은행이 충청은행을 인수하면서 연고 의식을 가졌다. 하나은행이 대전시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요청하면서 오게 됐다. 하나금융그룹이 큰 결단을 내린 것이다.”

- 올해 예산 규모와 용처는
“(액수는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2부 리그에서는 창단하는 구단임에도 파격적인 금액이다. 150억에서 200억원 수준이다. 아직 딱히 얼마라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구단 전반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선수단도 운영한다. 선수단 운영하는 과정에서 뒷받침하는 전체적인 예산이 될 것이다.”

- 월드컵경기장과 주변 활용 방안
“하나그룹에서는 금융그룹이라는 이미지와 연고지라는 것을 확실히 심어주고자 한다. 대전이라는 곳을 연고하기 때문에 사랑받는 구단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시민구단에서는 각종 행사로 인해 구장을 사용하는 것이 발목 잡았다. 저희는 비영리 재단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수익을 내면 환원하고 재투자하겠다는 의미다. 하나금융도 돈을 벌어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명문구단으로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고 사랑받는 구단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다.”

“경기장 근처로 연간 20만명 정도 이동한다고 한다. 50만 이상이 찾을 수 있도록 재정비해 휴식 공간 및 다용도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영이나 볼링 뿐 아니라 배구나 농구까지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겠다. 체계적으로 정비된다면 축구경기가 홈에서 20경기 내외인데 경기 이외에도 휴식공간이자 관광지역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겠다. 단시간내에 될 수는 없지만 3년 정도 가시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고 이후 발생하는 수익을 구단이 발전하는 데 재투자하고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시설로 만들겠다. 단순한 축구장만이 아닌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축구가 사랑받을 수 있는 시설, 경기장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을 모실 수 있어야 한다. 운동장에 들어와 마시고 먹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연구하겠다.”

-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전체적으로 기반을 만들고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성적도 뒷받침돼야 하는데 가장 어려운 일이다. 선수들이 2부로 잘 오지 않으려 한다. 좋은 선수들을 데려왔는데 명문구단으로 가야 한다. 빠른 시간 안에 1부로 올라가 1부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팀이 돼야만 브랜드 가치가 있고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나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반드시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구단으로 만들겠다. 2~3년 안에는 1부 리그로 승격한다.”

- 엠블럼과 유니폼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은데
“구단 명칭이나 엠블럼, 유니폼 색상에 대전시티즌 흔적을 유지하려고 했다.”

허 이사장은 허태정 대전시장 및 이승찬 대전시체육회장 등과 함께 축구특별시를 만들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통합을 선언한 서포터즈들로 함께한다.
허 이사장은 허태정 대전시장 및 이승찬 대전시체육회장 등과 함께 축구특별시를 만들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통합을 선언한 서포터즈들로 함께한다.

- 팬들과의 소통은
“자연스럽게 하려 한다. 통합 서포터즈와 함께 우리는 팬으로서 존중하고, 팬들은 구단을 존중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내기 위해 서로 존중해야 한다. 팬들이 우리 손님이고 우리를 응원하는 사람들이다. 대화와 소통하겠다. 다만 구단 운영에 개입은 안된다.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서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

- 구단 프론트 구성은
“기존에 있는 인력은 승계했다. 단장 등 일부는 연맹에서 보강됐다. 재단에서 사무국장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저도 평일에는 대전에, 주말에는 서울에서 머문다.”

- 선수선발의 공정 및 투명 제고 방안은
“이사장과 전력강화실장 등 전문가들이 직접 선발한다. 감독 코치나 직원들이 엉터리 선수를 뽑을 수 없다. 우리가 직접 보고 감독이나 코치가 원해도 평가를 통해 팀에 도움되는지 여부를 평가해 영입을 결정한다. 저부터도 선수들을 계속 보고 있다. 행정과 기술을 분리해 투명하게 선수를 선발하겠다. 제 스스로 보고 판단했다.”

* 선수단
- 2014년 기술자문위원으로 있을 때와 현재의 구단 차이
“당시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줬다. 아드리아노를 영입할 수 있도록 했고 임창우도 (선수 출신인)아버지한테 부탁해 임대로 와서 성공했다. 당시 1부로 올라간 뒤에 관여하지 않았다. 당시와 비교하면 분위기는 시민구단과 기업구단은 차이가 있다. 의사 결정이나 집행 과정들이 시민구단은 복잡하다.”

- 규모는 어느 정도로
“현재 35명 정도다. 장래성이 있는 선수가 있느냐 여부다. 키워야 할 선수 등 구분해야 한다. 당장 써야하고 경쟁하는 선수, 미래를 보는 선수 등 고루 있어야 한다.”

- 올 시즌 관중동원 목표는
“경기당 평균 6천명이다. 욕심은 1만명은 넘기고 싶다. 분위기에 따라서 많이 다르다. 선수들이 얼마만큼 해주냐에 따라 달라진다. 홍보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 작년에 프로팀 중 최하위였다.”

- 국가대표급 선수 영입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골키퍼 김동준은 대표급이다. 박용지 박진섭 윤승원이 영입됐다. 박용지도 대표급에 가까운 선수다. 외국인 선수 3명이 영입됐는데 모두 실력있는 선수들이다. 소집기간이 짧아 개막전부터 잘할 수 있을지는 걱정이다. 이달말까지 영입기간인데 대전 출신 유망주 선수를 데려오려고 타진 중이다. 대표급 선수들은 2부에 안 오려한다. 금액도 비싸다.”

- 1부 승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성적이 나야 한다. 선수들이 좋아야 한다.”

* 유소년
- 유스 출신 영입 계획
“앞으로는 유소년 팀이 잘돼야 한다. 유소년이 미래다. 다만 유소년 팀이 다른데 보다 약하다. 선수 구성은 약한데 선수규모는 많다. 과연 있을만한 선수인지 의문이다. 좋은 선수들이 있다면 데려오겠다. 재목이 있다면 얼마든지 프로로 영입하겠지만 재목이 안되니까 문제다. 초중 시절에 좋은 선수들이 와 줘야 키우고 성장한다. 연고 선수가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황인범같은 선수가 많이 나와 줘야 한다. 황인범같은 선수라면 얼마든지 데려오겠다. 황인범처럼 선수들을 키우겠다.”

- 유스팀의 실력과 향후 계획
“유소년에 좋은 선수들이 있다면 많을수록 좋다. 대단히 환영한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부터 좋은 선수를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 그래야 고등학교가서 프로로 올만한 선수들이 있는 것이다. 씨앗을 잘못 뿌리면 고등도 안된다. 프로산하 다른 유스팀이 차이가 많이 난다. 연령별 대회가 있는 만큼 전력강화실장과 스카우터가 전국을 돌면서 좋은 선수들을 고르고 있다. 대전에서도 5개구 중 서구와 유성구가 보급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다른 구로 확대해 선수를 찾겠다.”

- 중등과 고등 운영 방침.. 학교? 클럽?
“앞으로 교육청을 찾아가 업무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학교 체육이 침체돼 있는데 업무 협약을 통해 체육을 육성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중등은 클럽으로 운영 중이고, 고등은 학교에서 계속 운영한다.”

허 이사장은 이미 2014년 대전시티즌 기술고문으로 참여해 구단을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안다.
허 이사장은 이미 2014년 대전시티즌 기술자문위원으로 참여해 구단을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안다. 사진은 당시 구단주인 염홍철 대전시장과 김세환 대전시티즌 대표, 조진호 감독과 함께 한 모습.

- 유소년 육성 시스템 복안
“교육방법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유소년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수칙과 교육 매뉴얼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승부나 성적도 중요하지만 기본기 등 미래 지향적인 교육을 해야 하다.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터를 닦아 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기본기를 등한시하고 성적 위주로 가다보니 나이 들면서 외국이나 일본에도 뒤처지면서 밀린다. 지금은 성적도 좋지만 커가면서 잘할 수 있는 미래를 내다보는 훈련 방법과 인성교육, 지켜야 할 수칙이 필요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초중고 학부모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지도자들은 아직 평가를 못했는데 나태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면 바뀌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병폐가 인맥을 통한 지도자 채용인데 저는 절대 용납 못한다. 인맥을 통한 채용은 안된다. 특히 지도자들이 학부형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모습은 절대 안된다. 그러려면 옷 벗을 생각을 해야 한다.”

- 유소년 선수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축구 철학
“(저는)축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혔다. 축구 자체만을 보지 말고 공부하고 장래를 위해 나가는 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야 한다. 축구는 앞으로 가는 길 중에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즐기면서 많은 것을 공부하고 축구를 통해 많은 것을 익히고 배워줬으면 좋겠다. 축구는 나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의미를 배운다. 더불어 공부도 잘해야 한다. 좋아하고 즐기는 스포츠로 인식해 달라.”

- 허정무한테 축구란
“제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축구다. 많은 것을 얻었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것도 축구를 했기 때문이다. 보답하고 돌려주기 위해 죽을 때까지 축구발전을 위해 축구만을 생각하고 기회가 닿는다면 유소년선수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축구를 빼면 제 인생은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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