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선거구 분석] 천안병, 민주당 강세 속 김종문‧이창수 ‘도전’

충남 천안병 총선 출마 후보군.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 김종문 전 충남도의원, 자유한국당 이창수 대변인.
충남 천안병 총선 출마 후보군.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 김종문 전 충남도의원, 자유한국당 이창수 대변인.

21대 총선을 앞둔 충남 천안병 선거구는 여권의 경선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꼽힌다. 선거구 자체가 진보의 강세지역이다 보니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후보자가 당선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천안병 민주당 경선 구도는 잠재적 대권 후보인 양승조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리전에 초점이 맞춰지는 양상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윤일규 의원(초선.69)은 양승조 계, 이에 맞서는 박양숙(56) 예비후보는 서울시 정무수석을 지낸 대표적 박원순 사단.

윤일규 재선 저지나선 박양숙 선전 ‘관심사’
재선 도의원 출신 김종문, ‘다크호스’ 부상

여기에 지난 20대 총선에서 윤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였던 김종문 전 충남도의원이 가세하며 3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천안병은 20대 총선에서 분구된 선거구로, 젊은 층 인구가 주류를 이루면서 여권의 ‘신흥 텃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20대 총선에서는 천안갑 지역구 현역이던 양승조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4선에 당선됐다. 당시 득표율은 50%(49.67%)에 가까웠다.

양 의원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에도 윤일규 의원이 무려 62%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외과 교수 출신인 윤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전문성을 살린 의정활동으로 주목받았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 특별위원회’에 속해 당 차원의 사태 수습에 실무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윤 의원은 오는 17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21대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윤 의원에 맞서는 박양숙 예비후보는 천안에서 초‧중‧고를 나온 뒤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재선 서울시의원과 박원순 시장 캠프 대변인을 거치며 박 시장 3선의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예비후보가 30여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여풍(女風)을 일으키며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 경우 박 시장은 충청권에서 대권 행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을 서울처럼’이란 슬로건을 내건 박 예비후보는 “지역에 오래 있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현안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나 지혜가 더 중요하다. 저의 그동안 경험을 도구로 활용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대 총선 천안병 선거구 개표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대 총선 천안병 선거구 개표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기에 김종문 예비후보가 ‘양승조 vs 박원순’ 대리전 구도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5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가진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9·10대 충남도의원으로 도시요금 5% 인하, 충남개발공사 채무이자 120억원 절감, 학교전기요금 4% 인하 등 의정 성과를 언급하며 “오래 준비했고, 이제는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박양숙‧김종문 예비후보가 현역인 윤 의원에 맞서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실제 두 사람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면접심사에 참여하며 출마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두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하려고 했다면 면접 심사 이전에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며 “두 사람 모두 차기 총선까지 염두에 둔다면 섣부른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수, 신흥 진보 텃밭에서 ‘대반전’ 준비
‘2040 밀집지역’ 문화‧복지 확충 적임자 누구

자유한국당은 20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했던 이창수(57) 대변인이 재도전한다. 이 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당시 30%(30.18%)가 넘는 득표율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원외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도당위원장을 맡아 리더십을 쌓은 뒤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당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넓혀가는 등 이번 총선에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 지역은 20~40대 젊은 층 인구 증가에 따른 문화생활 등 문화‧복지시설 확대와 아파트 밀집 지역 공통의 민원인 주차난과 상권 활성화, 교육 문제 등이 현안이다. 또 광덕과 풍세 등 읍‧면지역과의 양극화 문제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여세(與勢)가 강한긴 하지만 반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여야 후보군 모두 안심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천안병’ 선거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