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휴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차원으로 진행한 충청권 행보가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호재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 우한 교민 임시 수용에 반발했던 지역민들과 만나 이해를 구하고, 협조에 감사를 전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교민 임시 생활시설이 있는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을 잇달아 들려 현장 상황을 살피고 이번 사태에 따른 지역 민심을 경청했다.

임시시설 수용 시민의식에 ‘사의’ 표해
지역경제 위축 방지 위한 정부 지원 ‘약속’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불안감 확산을 최소화하고, 지역 경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아산 지역 주민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임시생활시설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했다고 들었다”면서도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래도 우리가 같은 국민이라는 마음으로 교민들을 아주 따뜻하게 품어주고, 이제는 오히려 혹시 불편한 점이나 모자란 점이 없을지 배려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현장관계자로부터 지역주민들이 교민들을 위한 후원 물품과 기금을 마련하는 일을 보고받은 뒤 “충청도 분들이 나라가 어려우면 늘 솔선수범을 많이 하셨다”고 언급했다.

“나라 어려우면 충청도가 늘 솔선수범”
총선 앞 전통시장 등 돌며 바닥 민심 살피기도

문 대통령은 또 지역민들과 오찬을 마친 뒤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 물건을 구입하며 바닥 민심을 살피기도 했다.

이는 교민 임시생활 시설 장소 선정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봉합하는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의도 또한 엿보인다.

지역 여권에서는 임시생활시설 두 곳이 충청권으로 결정되면서 총선을 앞두고 충청 민심 이반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교민 임시생활 시설 수용을 놓고 갈등 직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충청권의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갈등 기간 국정지지도 與 지지율 ‘추락’
“지역 방문 이후 지지율 긍정적 전망”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7일 실시한 2월 1주차 주간집계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1.9%포인트 오른 46.9%를 기록했다. 하지만 충청권에서 긍정평가는 전주(46.3%)보다 3.7%p 하락한 42.6%를 나타냈고, 부정평가는 48.9%에서 53.8%로 4.9%p올랐다. 민주당 지지율도 전주 39.5%에서 36.6%로 2.9%p 하락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양승조 충남지사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충청 방문을 건의한 것도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여당 내부적으로 지역 민심의 이탈 현상을 청와대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 대통령이 직접 지역을 찾아 현장을 살피고, 민심을 달래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 만큼, 국정지지율이나 민주당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