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16일, 미국 뉴저지주 블룸필드 방문, 업무협약
지역시민사회단체 "지금이 해외출장 다닐 때냐" 반발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오는 10일부터 5박 7일간의 해외출장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대전S여중 사태 등 시급한 현안을 뒤로 하고 해외 출장을 실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설 교육감은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뉴저지주 블룸필드를 방문한다. 블룸필드 교육청·대학 등과 온라인 수업교류를 위한 업무협약 때문이다. 설 교육감을 비롯해 고유빈 중등교육과장 등 모두 5명이 동행하며 경비는 1000여 만 원이 소요된다.

논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정·경제·교육·행정·문화 등 모든 분야가 초비상 상태인데 꼭 해외출장을 강행해야 하냐는 것이다.

특히 대전교육청은 교사들의 성비위 의혹이 불거진 S여중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같은 문제를 대전교육청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설 교육감은 이례적으로 기자실을 방문해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운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며 “중구 후베이성을 방문했던 학생 1명과, 교직원 2명에 대해 14일간 등교 정지 조치를 취하는 등 철저히 감염증 예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도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업무협약 논의가 이뤄졌고 모든 일정이 결정됐는데 일방적 취소는 신뢰는 물론 외교적으로도 결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벤치마킹을 위해 (블룸필드) 일선 학교 방문도 많은 빡빡한 일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강영미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전지부 대표는 “학생들 교육의 질 향상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학생 인권을 챙겨야 할 때가 아니냐”며 “S여중 사태 관련 면담 요청을 해도 출장을 갔다 와서, 감사 결과를 보고 나서 등의 답변만 들었다.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설 교육감의 해외출장을 비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7일 논평을 통해 “지금이 해외 출장을 다닐 때냐? 업무협약이 촌각을 사투는 사안이냐?”고 반문한 뒤 “미국 출장은 연기하고 오는 3월 신학기 감염증 확산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방역 마스크 및 손 세정제 일선 학교 대량 공급 ▲오는 17~19일 신학년 집중 준비 기간 모든 교직원 출근 권고 축소 또는 다른 대안 마련 ▲법정 수업일수 규정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 건의 등을 제시했다.

한편 설 교육감은 지난 6일 “세계화 시대에 대전의 아이들도 언어적으로 능력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해외 출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30분 뒤 대전교육청 정문 앞에서 피해학생 학부모가 “그 선생님이 또 만질까봐 (아이가)피해 다녔다고 하더라”며 울부짖었던 대전 S여중 사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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