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선거구 분석] 대전 동구
민주당 정치신인 장철민·정경수, 한국당 이장우에 도전장
한현택 ‘안철수 신당’行, 제3당이 최대 변수로 등장
다가오는 4·15총선에서 대전 동구 유권자들은 자유한국당 소속 현역 이장우 의원에게 ‘3선’의 기회를 줄 것인지, 아니면 지역의 일꾼을 교체할 것인지 선택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동구는 대전의 원도심, 보수의 강세지역으로 손꼽힌다. 그렇다고 이장우 의원의 3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동구에서 자유선진당이나 국민의당 등 제 3당에 대한 지지세가 강했기에 이번에 안철수 신당 등 제3당 후보가 얼마나 선전할 것이냐 여부에 따라 판세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대 총선 한국당 이장우 후보와 민주당 강래구 후보간 양강 구도에서 이장우 후보는 44.05% 득표로 37.36%를 얻은 강 후보를 가볍게 따돌렸다. 19대 총선에서 이장우, 강래구 두 후보가 34.97%와 33.34%로 박빙승부를 벌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두 선거 모두 3위를 차지한 제3당 후보의 득표력이 승패에 영향을 미쳤다. 19대 총선에서는 임영호 자유선진당 후보가 무려 29.30% 득표로 당선자와 3위 후보간 격차가 약 5%p에 불과했다. 제 3당의 후보가 진보와 보수 중 어느 쪽 표심을 더 많이 흡수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급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동구청장 출신의 한현택 바른미래당 대전시당위원장이 탈당과 함께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하고 나선 점도 총선변수로 떠올랐다. ‘안철수의 측근’으로 불리는 한현택 전 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23.5%를 득표하는 등 동구에서는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가장 최근 선거인 제7회 지방선거에서 현 구청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황인호 후보는 52.23% 득표율로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민주당에 대한 쏠림현상이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한국당 성선제(24.25%) 후보와 바른미래당 한현택(23.50%) 후보가 보수표심을 반분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
결과적으로 제3당 후보가 보수성향이 짙다면 민주당 후보 측에, 진보성향이 짙다면 한국당 후보에 유리한 선거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물론 ‘안철수 신당’ 등 제3당이 과거 국민의당이나 자유선진당처럼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현재로선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강 대결에 변수로 작용하는 정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역 이장우 의원에 맞설 민주당 후보군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여당의 입장에서 제약요인이다. 한때 대전출신인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동구 출마설이 파다했지만, 최근 불출마하는 것으로 거취를 정리했다.
민주당에서는 홍영표 전 원내대표 보좌관 출신인 장철민 예비후보와 변호사 출신 정경수 예비후보가 이장우 의원과 일전을 벼르고 있는 중이다. 경선 컨벤션 효과가 일고 ‘물갈이론’이 여론지형에 크게 반영된다면 민주당 후보의 선전을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아직 정치신인인 두 후보가 인지도에서 크게 밀린다는 평가가 많다.
대전 원도심 지역구 세 곳(동구, 중구, 대덕구) 중 동구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근소하게 앞서 있는 점은 그나마 여당이 위안을 가질 수 있는 요소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동구에서 정당 득표율(비례대표 선거) 27.21%를 얻었다. 이웃 중구에서 민주당이 24.59% 지지를 받은 것보다 높은 수치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동구지역 신규아파트 입주 등으로 젊은 층 인구가 늘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을 꺼내놓고 있지만, 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한 분석은 아니다. 통계청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동구의 인구는 최근 5년간 1만 2808명 줄었다. 이중 만 49세 이하 인구 감소폭이 5858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전체적으로 인구가 유출되고 있는 상황일 뿐, 젊은 층 인구가 더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근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