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전교육청 앞 기자회견 열고 성평등 전담기구 설치 요구
학부모들, 민사손해배상청구 계획도 밝혀..지역사회, 교육감 사과도 요구

"그 선생님이 또 만질까봐 피해다녔다는 아이의 진술서를 보고 오는 내내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쳤다. 이런 거지 같고 쓰레기 같은 학교를 3년이나 다녔다니..너무 억울하고 분통하다"

최근 교사들의 성비위 사건이 불거진 대전S여중·여고 피해학생 학부모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사태에 대한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의 책임있는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와 피해학생 학부모는 6일 “성희롱·성추행 행위자들을 파면하고 재발 방지와 성평등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발언에 나선 한 학부모는 기자회견에 앞서 경찰서에서 아이의 진술서를 보고 왔음을 밝히며 "피해 당시 기분이 더럽고 무섭다라고 아이가 썼더라. 울분을 참을 수 없다"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피해를 안 담임선생이 '너희들이 조카 같아서 그런거다. 이해하라'고 했다는데 이게 말이되냐. 본인은 자식 안 키우냐"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 학부모는 "직장 생활하는 바쁜 엄마로 아이가 학교를 잘 다니는 줄 알았다. 미술중점학교라고 그 학교를 보낸 것이 너무 후회스럽다"며 "교사 성범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자들은 파면과 형사 고발하는 등 제발 제대로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부모들은 학교와 관련 기관 등을 상대로 민사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배상금은 전부 청소년 관련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는 “지난 2018년 스쿨미투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성희롱 사건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음에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당면한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전시교육청은) 더 이상 대충 넘어가려는 행태를 보여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병구 ‘양심과 인권-나무’ 사무처장도 “지난 2018년에 스쿨미투를 제대로 해결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학생들의 인권 유린이 또 일어났다”며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은 이 자리에 나와서 사과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면담 신청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학내 성희롱·성폭력 예방부터 사후처리까지 담당할 수 있는 성평등 전담기구 설치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정례화 ▲ 학교 경영 및 관리 책임자 성평등 교육 의무화 ▲학교문화개선을 위한 대전학생인권조례 제정 및 학생인권센터 설치 등을 요구하며 “교육감은 현 상황을 외면하지 말고 끝까지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 S여중 성비위 사건은 지난 2018년 한 교사가 미술 실기 시간에 신체 랩핑 수업을 진행하며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했고, 수업시간이 복도에서 학생들을 뒤에서 껴안는 등 상습적인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교사는 지난 2016년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자율학습을 시키고 자신은 성인음란물을 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S여중미투' 등의 태그로 많은 제보가 이뤄졌으며 성비위 뿐만 아니라 위장전입, 보조금 유용 등 학교비리까지 불거졌다.

이에 대전교육청은 S여중은 물론 같은 재단인 S여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으며 지난 5일 중간 결과를 발표, 성비위에 관련된 교사가 20명 이며 위장전입도 일부확인해 "끝가지 철저하게 감사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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