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권의 전철을 밟지마라
지난 정권의 전철을 밟지마라
  • 김충남
  • 승인 2020.02.05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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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힐링고전]

▴ 주왕은 걸왕의 전철을 밟아 망했다.
3천 년 전 중국 은왕조의 마지막왕은 주왕(紂王)이었다. 
그는 원래 지혜와 용기가 뛰어난 군주였으나 북방오랑캐인 유소씨를 정벌한 후 공물로 받은 희대의 요녀, 달기를 가까이 하면서부터 생활이 문란해졌고 포악한 인물로 변해갔다. 
주왕은 달기를 즐겁게 해 주기위해 주지육림(酒池肉林)속에서 밤이고 낮이고 음란한 음악과 술에 빠졌다. 

가렴주구(苛斂誅求)로서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들였고 올바르게 간언하는 충신들을 포락지형(炮烙之刑)으로 처형하는 등 악독한 왕으로 역사에 그 이름을 남겼다. 
많은 충신들이 이러한 주왕의 포학을 간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왕의 보좌를 맡고있던 서백(西伯)은‘하왕조의 걸왕을 거울삼아 멸망에 이르는 전철을 밟지 말라.’고 주왕에게 간언하다가 유폐되었다. 

이때의 상황이 시경(時經)에 이렇게 시(詩)로 표현되어 있다.
‘은나라 왕이 거울로 삼아야 할 선례는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라 걸왕 때있네(殷鑑不遠 在夏后之世), 마침내 원성이 하늘에 닿은 백성과 제후들로부터 이반당한 주왕(紂王)은 주(周)나라 무왕에게 멸망당하고 말았다.’
이 고사(故事)에서 남의 실패를 자신의 거울로 삼으라는 뜻의 은감불원(殷鑑不遠)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온 것이다. 
이 고사(故事)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은왕조 멸망의 원인은 현명했던 주왕이‘달기’라는 요부의 미혹에 빠져 이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은왕조의 전 왕조이었던 하왕조에서도 똑같이 있었다. 

하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걸왕(桀王) 역시‘말회’라는 독부(毒婦)에게 미혹되어 이를 말리는 충신을 참혹하게 죽이고 백성들을 도탄에 빠지게 하여 백성들의 원성을 사서 결국 나라를 잃게 한 것이다. 
그러니까 하왕조와 은왕조의 멸망원인은 모두가 왕이 경국지색(傾國之色)에 미혹되어 본성을 잃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러니까 주왕이 나라를 잃고 목숨마저 잃은 것은 바로 걸왕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인 것이다.

▴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민족이나 국가에 있어서 쇠망(衰亡)의 역사에는 공통적 요인이 있다. 
은왕조 멸망 요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당시 지도자나 국민들이 역사의 교훈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다. 
은왕조의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이 하왕조의 마지막 왕인 걸왕이 주는 역사적 교훈을 잊고 자신도 하왕조의 걸왕과 똑같은 멸망의 길을 밟은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윈스턴 처칠은‘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하였다. 

▴ 지난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마라.
역사는 지나간 것에서 배우라는 것이라 했다. 
우리나라 역대 정치지도자와 정권은 어떠했는가. 정권을 잡은 지도자마다 교만에 가득 차 지난 정권이나 지도자의 역사를 지워버리기에만 급급했지 겸손으로서 전 정권의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정권이나 지도자도 전 정권의 실패를 답습하여 실패를 거듭해 왔다. 

그 대표적 사례로 이승만과 박정희를 들 수 있다. 
이승만은 초대 대통령으로서 건국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장기집권과 권력욕에 집착하다가 결국 국민저항에 부딪쳐 물러났다. 
경제부흥의 공이 큰 박정희도 이승만과 똑같이 장기집권욕심과 권력독점을 위한 반민주주의 정치행위로 허망하게 목숨마저 잃게 된 것이다. 
미국식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이승만은 반민주정치, 독재정치의 결과가 어떠할 것인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박정희 역시 이승만 정권이 어떻게 망했는가를 익히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이승만이 갔던 장기집권의 전철을 밟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것이다. 
이승만이나 박정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대 지도자나 정권이 한결 같이 실패를 거듭하여 오고 있다. 성공한 지도자나 정권이 하나도 없음이다. 
이는 모두가 교만으로서 지난 정권이나 지도자의 역사를 지워버리려고만 했지 겸손으로서 지난 역사의 교훈을 배우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똑같은 실패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 

은나라 왕이 거울로 삼아야 할 멸망의 선례는 먼데 있지 않았다. 
바로 지난 왕조에 있었다. 
우리 정치 지도자나 정권은 지난 정권이나 지도자를 거울삼아야 한다. 
그래서 또 다시 같은 실패를 거듭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충남 인문학 연구소장.
김충남 인문학 연구소장.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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