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에이전트도 포함

대전하나시티즌의 전신인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사건과 관련해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과 고종수 전 감독이 불구속 기소됐다. 사진은 김 의장이 지난해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는 모습.
대전하나시티즌의 전신인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사건과 관련해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과 고종수 전 감독이 불구속 기소됐다. 사진은 김 의장이 지난해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는 모습.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을 위한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불거졌던 비리 사건과 관련해 김종천(50) 대전시의회 의장과 고종수(40) 전 감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은 김 의장과 고 전 감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또 대전시티즌 에이전트인 A씨(55)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 2018년 12월 육군 중령인 B씨로부터 아들을 대전시티즌 2019년도 선수선발 공개테스트에 합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고 전 감독과 A씨에게 B씨 아들을 선발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장은 이 과정에서 고 전 감독 등에게 "선수단 예산 부족분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해 주겠다"고 말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고 전 감독 등은 김 의장의 요구에 따라 B씨 아들이 프로팀 선수자질이 부족함에도 공개테스트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장은 B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양주(군납)와 향응 등 뇌물을 수수하고, B씨에게 자신의 지인이 군부대 풋살장 설치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혐의(제3자 뇌물요구)도 추가됐다.

고 전 감독은 A씨와 공모해 B씨 아들은 물론, 지인들로부터 부탁받은 선수 2명 등 총 3명을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시켜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역 군인인 B씨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현재 군 검찰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향후에도 공정경쟁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부패사범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사는 지난 2018년 연말 대전시티즌이 진행한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불거졌다. 1차 서류전형에 총 284명이 지원했으며, 서류 합격자 88명을 대상으로 2018년 12월 22일~23일 양일에 걸쳐 덕암축구센터에서 2차 실기 테스트가 실시됐다. 

고종수 당시 감독 등 코칭스태프 3인과 공정성 및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인사(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1인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으며 2차 테스트를 통해 15명으로 추려졌다. 대전시티즌은 15명의 후보를 통영 전지훈련에 참가시킨 뒤 자체평가, 연습경기 등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평가를 위한 채점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의 점수가 조작된 의혹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됐고 대전시는 자체 조사보다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프로축구선수로의 꿈을 키우며 성장한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찬스를 제공한 공개테스트가 불법 의혹으로 얼룩진 것이다.

의혹의 골자는 평가과정에서 특정 선수의 평가 점수가 조작됐고 이로 인해 2명이 탈락한 반면 2명이 통과되는 엇갈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김 의장이 고 감독에게 특정인을 추천했고 이 때문인지 김 의장이 추천한 1명이 최종 후보 15명에 포함되면서 논란을 부추겼다. 대전시티즌은 논란이 확산되자 선수선발을 중단했다.

대전시는 지난 해 1월 진위를 밝히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이때부터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를 벌여 김 의장과 고 전 감독, 그리고 대전시티즌 직원 등 12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은 함께 송치된 대전시티즌 직원들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해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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