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170여개 초.중.고등학교 졸업식 예정
강당에서 교실로, 학부모 참석 자제, 외부인사 축사 생략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대전지역 각급 학교 졸업식 풍경도 바꿔 놓고 있다.

30일 대전교육청 학사일정 안내에 따르면 지역 내 초·중·고·특수·각종 학교 대부분이 오는 31일부터 졸업 시즌에 들어간다. 관내 초등 74개 학교, 중등 37개 학교, 고등 59개 학교가 졸업식을 앞두고 있으며 늦어도 2월 15일전까지는 마무리 될 예정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해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행사 등을 지양하라는 교육청 권고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가 졸업식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내일(31일) 졸업식 장소를 대강당에서 각급 교실로 변경, 영상을 보며 진행한다. 상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 등도 미리 찍어 놓고 송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소뿐만 아니라 학부모 참석 자제와 외부인사 축사도 취소됐다.

대덕구 소재 중학교 관계자는 "외부인사의 졸업 축사도 생략하고 각 반에서 교장 선생님 훈화를 듣고 졸업장 수여만 하는 완전 약식으로 진행한다"면서 "학부모님들한테도 참석 자제 안내 문자를 보내드렸다. 강제성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 것인데 참석 여부를 묻는 문의 전화도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 주체로 졸업식을 준비해 온 학교는 난감한 상황이다. 중구의 한 여자중학교는 졸업생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이 돼서 그동안 갈고 닦은 무대를 선보이는 페스티벌 형식의 졸업식을 마련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 많은 시간 연습하고 준비한 뜻깊은 졸업식을 축소할지, 원래대로 진행할지 학교는 고민에 빠졌다.

이 학교 교사는 "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해 졸업식 사회도 아이들이 보는 등 준비를 많이 했는데 정말 고민이다.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하게 생각중인데 아무래도 축소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학교생활을 잘 마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조금은 떠들썩했던 예년과 다른 졸업식 분위기에 아쉬운 것은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졸업식을 앞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하나라 처음이자 마지막 초등학교 졸업식인데, 참석 자제 안내 문자가 왔을 때 좀 서운했다. 그래도 어쩌겠냐. 예방을 위해서,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면서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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