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일규 현 의원에 서울시 정무수석 출신 박양숙 ‘도전장’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천안병 국회의원(왼쪽)과 박양숙 예비후보.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천안병 국회의원(왼쪽)과 박양숙 예비후보.

4.15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여권의 충남 천안병 경선구도가 양승조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 현역인 윤일규(69) 의원에 맞서 박양숙(56) 전 서울시 정무수석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윤일규 의원과 박양숙 예비후보는 각각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양승조 지사와 박원순 시장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천안병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증설된 선거구로, 젊은 층 인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여권의 신흥 텃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곧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나 다름없을 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대 총선 당시에도 천안갑 지역구 현역이던 양승조 의원이 이곳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바 있다.

또 양 의원이 지난 2017년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에도 윤일규 의원이 당선되면서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이다.

양 지사는 최근 보령‧서천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나소열 전 문화체육부지사 후임에 경남 의령 출신인 이우성 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을 임명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양 지사가 차기 대권 가도를 위해 영남 출신 인사를 기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양승조-박원순, 충청을 '외연확장' 교두보 삼나

양승조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9년 서울시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충남도 홈페이지.
양승조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9년 서울시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충남도 홈페이지.

여권의 한 관계자는 “충청 출신도 많은데 왜 굳이 영남 인사를 부지사 자리에 앉혔겠느냐. 문화‧예술‧체육 계통에 발이 넓은 이 부지사를 통해 지역적 확장성을 꾀하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양 지사가 총선 이후 올해 하반기부터 외부 강연 정치 등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 역시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서울에 편중된 세력을 권역별로 분산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중 천안병에 출마한 박양숙 예비후보는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 경우 ‘박원순 사단’의 중원을 책임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초‧중‧고를 천안에서 나온 뒤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민주당 원내 의사국장과 재선 서울시의원, 박 시장 3선 캠프 대변인을 거쳐 서울시 첫 여성 정무수석을 지냈다.

박 예비후보는 최근 <디트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서울시의원 8년을 박원순 시장과 함께 해왔고, 박 시장의 3선을 도왔다. 이후 서울시 정무수석을 했다. 서울을 변화시켜오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박원순 시장의 사람으로 보이는 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총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장기수 민주당 예비후보 역시 대표적인 ‘박원순 계’로 꼽히면서 이들이 박 시장 대권가도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퇴장 이후 민주당 내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 지사와 박 시장이 충청을 기반으로 외연확장을 꾀하려는 양상이 엿 보인다”며 “특히 천안병은 두 잠재적 대권 주자의 대리전 성격이 짙어 흥미로운 경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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