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는 2020시즌을 맞아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8년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지만 2019시즌 9위로 처지면서 약팀의 오명을 씻어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만약 한용덕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20년에 다시 반등하지 못하면 약팀의 오명을 벗어내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정민철을 단장으로 영입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외부 FA를 통한 굵직한 전력 보강은 없었다. 내부 FA인 정우람, 윤규진, 이성열이 차례대로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아직 김태균과는 계약이 진행 중이다. 즉, 집토끼 지키기에 최선을 다했고 다하고 있을 뿐이다.

한화이글스는 오랜 기간 동안 하위권에 머물며 약팀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타 팀에 비해 전력적으로 떨어지는 포지션이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전력 보강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름의 전략으로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자유 계약 등을 통해서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내고 있다. 발빠른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도 있었다.

필자가 여러 차례 언급을 했지만 팀의 전력 향상을 위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시도한 전략들은 투수와 외야 그리고 타선 강화에 집중되어 있다. 우선, 포수 유망주를 내주면서 선발 장시환을 영입하여 선발진을 강화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는 외야수 정진호, 투수 이현호를 그리고 지성준의 자리를 대체할 포수 이해창을 지명하여 데리고 왔다.

다른 팀에서 방출된 자유 계약 선수로 SK에서 거포 최승준을, 롯데에서 외야수 김문호를 영입하면서 타선과 외야진의 뎁스를 강화하는데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여기에 신인 지명에서는 1차 신지후, 2차 1라운드 남지민, 2라운드 한승주까지 모두 투수였고 3라운드에 지명한 임종찬은 외야수였다. 

하주석의 건강한 복귀와 키스톤 안정 그리고 내야 백업의 부족함 메우기 관건

야구는 팀의 센터 라인이 강해져야 강팀이 될 수 있다. 즉, 센터 라인을 이루는 중견수와 키스톤(유격수, 2루수) 그리고 포수 포지션에서 확실한 주전과 그 역할이 이루어져야 강팀으로 가는 필요조건이 채워진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는 최근 센터 라인에서 엇박자가 나면서 강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중견수 이용규와 유격수 하주석이 좋을 때는 2루수와 포수에서 구멍이 생겼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최재훈이 안방을 지켰고 2루수 정은원이 성장했지만 이용규와 하주석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완전체 센터 라인이 구축되지 않고 항상 어느 한 쪽에서 누수가 일어나곤 했었다. 

2020시즌에는 비로소 강화된 센터 라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견수 이용규가 경기 감각을 유지하면서 복귀하고 유격수 하주석이 건강한 모습으로 합류가 될 것으로 보이고 정은원과 최재훈은 체력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중견수 이용규가 체력적인 어려움이 생긴다면 지난 시즌 희망을 갖게 한 장진혁이나 이동훈 등이 백업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고 최재훈의 뒤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노련미의 이해창이 커버를 해줄 것이다.

하지만 하주석과 정은원의 내야 키스톤 영역에서는 확실한 믿음이 없다. 하주석이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지만 1년을 쉬어야 하는 큰 부상을 당했던 선수이고 정은원의 성장은 놀랍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는 체력적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선진의 재확인과 강경학의 존재는 한화 내야진에 큰 힘임에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 내야 엔트리 운영을 함에 있어 젊은 선수들의 적극적인 성장을 이루어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해 큰 기대를 모았던 최윤석은 결국 자유계약으로 풀렸고 2013년 육성 선수로 입단한 박한결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다. 2016년 입단한 김태연은 3루가 주 포지션이었지만 2루수로서의 가능성을 타진 받으며 그나마 얼굴을 내밀었지만 더 이상의 성장은 없었다.

즉, 지난 시즌 내야진에서 젊은 선수 중에 기존의 선수들 수준으로 기대를 받아 기회를 받은 선수는 없었다. 기대주로 평가 받는 변우혁, 노시환은 내야수지만 코너(1루, 3루)를 책임지는 선수들이었다.

투수나 외야의 자원에 비해 내야의 자원이 눈에 띄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최근 5년간의 신인 지명을 확인하면 금방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1차 김주현(1루), 2차 1라운드 김재영(투), 2라운드 이동훈(외), 3라운드 권용우(투) 
2017년 1차 김병현(투), 2차 1라운드 김진영(투), 2라운드 김성훈(투), 3라운드 박상원(투)
2018년 1차 성시헌(투), 2차 1라운드 이승관(투), 2라운드 박주홍(투), 3라운드 정은원(내)
2019년 1차 변우혁(3루), 2차 1라운드 노시환(3루), 2라운드 유장혁(외), 3라운드 정이황(투)
2020년 1차 신지후(투), 2차 1라운드 남지민(투), 2라운드 한승주(투), 3라운드 임종찬(외)

5년 간 1차 지명과 2차 3라운드까지의 지명 선수 20명 중 키스톤 자원은 2018년 3라운드에 지명된 정은원이 유일하다. 물론 그 정은원은 한화이글스의 2루수를 꿰차고 있다. 

물론 3라운드 이후에 지명된 선수들 중에 앞으로 성장할 선수들이 퓨처스에서 피나는 훈련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 당장 1군에서 주전은커녕 얼굴을 내민 선수는 없을 정도로 한화이글스의 내야진의 두께는 얇다고 할 수 있겠다. 

하주석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이글스의 내야진에 빠르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박한결, 지난 시즌 지명한 김현민 등 좋은 선수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선수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고 그 성장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키스톤이 무너지면서 또 다시 센터 라인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이글스가 강팀으로 가는 지름길은 이용규, 하주석, 정은원, 최재훈으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이 제 몫을 하고 그 뒤를 받치는 백업 선수들이 일정의 경기력을 유지해줘야 한다. 감독도 주전들의 체력적 문제를 잘 해결을 해줘야 하며 그 안에서 젊은 선수들의 발견과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2020시즌에는 오선진, 강경학과 경쟁이 가능한 젊은 키스톤 자원들을 자주,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에서의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충분한 휴식과 재활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번 겨울이 선수 개개인을 떠나 팀 전체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기로에 선 2020시즌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서 바로 지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