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상담 현장에서 상담의 한 시간은 모든 에너지가 총동원되는 시간이다. 에너지의 총동원이란 것은 모든 신경 세포가 내담자의 모든 곳에 집중되어 있다 라는 것이다. ‘상담’이 직업이기도 하지만, 이미 상담사의 자실에서 늘 습관화 되어있고 익숙해져 있다. 그것이 내담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신뢰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담의 한 시간이 실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시간이다. 만약 2시간 상담이었다면 적어도 4시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한다. 내담자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스스로 갖는다.

필자의 경우도 상담에 저녁이 끝나는 경우에는 거의 새벽에 퇴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담을 마친 다음 정리하는 시간, 스스로 자기 탐색하는 시간, 놓친 부분을 체크하는 시간, '내담자 되어주기'를 얼마만큼 가능했는지 자기점검과 상담자의 주관이 들어갔는지, 역전이가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자기반성, 자기평가, 자기성찰 등 지도감독도 필요하다.

상담자는 어느 곳으로도 치우치지 않도록 상담자 자신이 먼저 균형이 잡혀있도록 늘 자기점검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가 있었다. 대학생이 상담을 마치고 났는데, 상담사에게 이런 멘트를 보낸다. ‘상담하시는 동안 즐거우셨나봐요? 처음에는 굳어 있다가 상담이 끝날 때 환하게 웃으니 즐거워보이세요.’라는 멘트에 당황한 적이 있었다. 그 때의 상황은 대학생은 아버지와 같이 상담을 받는 현장이었다. 그 아버지는 스스로 상담사라고 말씀은 하셨다. 많이 다듬어지지 않는 강하고 날카로운 어투를 지낸 사람이었다. 상담사의 말 한마디를 주시하였기에 상담 초기에는 나름 어떤 언어가 적절할까를 생각하며 말을 하다 보니 조심스러움은 있었다. 상담 중간부터 대학생인 아들이 스스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이야기를 중심으로 학생 스스로가 이끌어갔기 때문이다. 대학생의 멘트를 듣는 순간, ‘내가 너가 보기엔 즐거워 보이니? 상담이 즐거운 것일까?’ 되물으면서 ‘너와 나는 이제 본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상대방의 감정을 그렇게 쉽게 판단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불편한 감정을 말했던 경험이 있다.

그 상담이 끝난 후 상담내용을 정리하고 감정을 정리하는 데 반나절을 차지했다. 솔직한 감정을 들어냈다는 창피함도 있었다. 그 시간이 자기반성, 자기평가의 시간이다.

상담 현장에서 ‘일반화’는 멀리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누구나 느끼는 거죠‘ 등으로 각 개인의 환경과 특성을 배제시키는 언어는 삼가해야 한다. 상담자는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를 촘촘하게 탐색해야 한다. 또한 언어를 구체화 시키는 작업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야 한다. 예로, ’저는 불행한 사람이예요‘ 라고 내담자가 말을 했다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탐색해야 한다.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아.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라던가, ’아마, 다른 사람들 또한 그럴거예요‘ 라는 말은 적절하지 못하다. 더 깊이 탐색해 보면, 그러한 것들이 당신을 불행한 사람으로 느끼게 할 만큼의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자각하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즉 다이아몬드가 다이아몬드를 빛나게 한다, 라는 말과 동일하다. 그 말의 속뜻은 사람이 사람을 빛나게 하는 귀한 존재이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라는 것이다. 상담 현장에서는 상담자의 말이나 내담자의 말에 의해 삶과 생각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이나 말 한 마디를 할 때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인의 삶을 바라볼 때는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눈도 필요하고, 토막으로 바라보는 눈도 필요하다. 똑같은 불안이더라도 원인이 다르다. 상황에 따른 어떤 원인이 불안인지를 구체화시켜주는 작업이 자신의 불안을 구체적이며 부분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상담 현장에서 심리검사를 진행하는 경우는 내담자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타인을 위함이 아닌 자신을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즉 심리검사의 결과, 심리검사의 동기가 중요하기 보다는 내담자가 자기를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넓혀주는 것이다. 또한 심리검사에서의 수치를 보고 불안해하는 내담자들에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설명해 줌으로써 불안을 감소시켜 줄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상담현장에서 또는 상담을 마친 다음 상담자 혼자만의 시간에서 돌아보고 점검해야 되는 내용들이 많다라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상담 현장은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간의 개념이 많이 다르며, 상담사는 자기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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