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세대교체의 초석이 될 젊은 선수들의 성장 필수

한화이글스가 2020 시즌 도약하기 위해서는 베테랑들의 선전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필요하다.

한화이글스는 2020시즌을 맞아 1999시즌의 영광을 재연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 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그동안 일본에서 진행했던 스프링 캠프에 변화를 준 것이다. 

한용덕 감독의 3년 차 시즌에도 역시나 한화이글스의 화두는 세대교체를 통한 팀의 리빌딩이다. 하지만 좋은 성적도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프로스포츠에서 성적을 포기하고 리빌딩을 할 수 있는 팀은 없다.

정민철 단장도 이에 부응하기 위해, 또 스토브리그 기간에 팀 전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기대주들의 성장을 위해 코칭스태프를 외부에서 영입(최원호, 정경배 등)하면서 변화를 준 것이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한화이글스는 베테랑의 팀이다. 아직도 팀의 주축이 베테랑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2019시즌에도 기대했듯이 2020시즌에도 반드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투수진에는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한 경쟁력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젊은 영건들이 다수 발굴됐다.

하지만 야수진에서는 정은원을 제외하면 경쟁력을 보여준 젊은 선수는 없었다. 2020시즌 부상을 털고 복귀하는 하주석을 필두로 가능성을 바탕으로 경쟁력 또한 보여줄, 아니 보여줘야 하는 젊은 야수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이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이용규 등의 선배들을 위협하고 그들의 경기력을 뛰어넘을 때 비로소 한화이글스는 세대교체를 통한 리빌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팀 주전을 뛰어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야 할 키스톤 콤비, 하주석과 정은원

201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하주석. 2019시즌 부상으로 한 시즌을 고스란히 날리고 말았다. 2020시즌이면 어느덧 입단 9년 차가 된다. 한화이글스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것도 세 시즌이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부상으로 성장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2020시즌은 하주석에게 매우 중요하다. 부상의 우려를 씻어내고 다시 한화이글스 젊은 야수들을 이끌 중심이라는 것을 재확인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투좌타의 장점과 뛰어난 운동 능력이 뒷받침된 하주석은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공격력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존재한다. 특히 선구안에 관해서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부상에서 벗어나 완벽한 재활을 통해 경기에 복귀하고 부족한 경기 감각을 찾는 것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새로운 타격 코치를 만나 타격에서 한 단계 성숙한 성장이 이루어진다면 한화이글스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또한, 정은원이라는 후배를 이끌면서 키스톤을 책임져야 할 책임감도 함께 가지게 될 것이다. 

무려 KBO 역대 최고 2루수 정근우를 밀어내고 한화이글스의 2루 자리를 차지한 정은원. 첫 시즌 백업, 두 번째 시즌에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정은원은 2020시즌 3년 차를 맞아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성장이 기대된다.

정은원은 하주석과 마찬가지로 우투좌타의 유용성에 견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주전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수비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고 복귀하는 하주석과의 호흡은 더 탄탄한 키스톤 콤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은원이 과연 2019시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주전으로 안착한 2019시즌이었지만 전반기와 후반기의 정은원은 전혀 다른 선수였다. 물론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본인 스스로 체력을 조절하고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의 개입이 필요했으나 팀 사정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이제는 정은원 본인이 스스로 증명해내야 한다.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타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체력과 페이스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춰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타석에서 지난 시즌보다 나은 집중력을 가져줘야만 한 단계 성장해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리그에는 유난히 뛰어난 2루수들이 많다. 국가대표 김상수, 박민우를 비롯해서 200안타의 주인공 서건창, FA 계약을 목전에 둔 안치홍 등이 정은원이 넘어야 할 경쟁자들이다. 

이제는 기대를 현실로 바꾸어야 할 2000년생 트리오, 변우혁, 노시환, 유장혁

2019시즌 한화이글스는 젊은 야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특히 새로 입단하는 신인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야수진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디고 만개할만한 유망주들이 적었기 때문에 이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대는 물음표로 바뀌었다. 1차 지명 변우혁, 2차 1라운더 노시환, 2라운더 유장혁이 주인공이다. 필자 역시 이 세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성장을 시키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 판단은 코칭스태프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의 책임도 지도자들이 질 필요가 있다.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노시환은 타율 0.186로 시즌을 마감했다. 볼넷은 11개, 삼진은 72개에 달했고 홈런은 1개에 불과했다. 송광민과의 3루 경쟁을 기대했지만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보였다. 1루수 출장과 때론 유격수로도 출장하면서 프로 적응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워낙 기대치가 큰 선수이기 때문에 지난 시즌의 경험과 이번 스프링 캠프를 거치면서 반드시 송광민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성장을 해줘야 한다. 나무랄 데 없는 능력을 가진 유망주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기술과 정신적인 측면만 다잡을 수 있다면 큰 기대를 걸어볼만 할 것이다.

장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1차 지명자 변우혁. 노시환에 비하면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1군에 얼굴을 내밀며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했다. 하지만 역시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타율은 0.226이었고 기대했던 홈런도 1개에 불과했다.

변우혁에게 중요한 것은 꾸준한 출장이다. 주로 1루수로 출장을 하고 있기에 과연 이번 시즌에 김태균과 이성열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필자는 과감하게 변우혁의 장타 본능을 키워주기 위해 외야로의 포지션 전환(최형우, 김재환의 경우처럼)도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이 된다. 20살의 2년 차 선수를 1루수로 전념시키는 것이 과연 팀이나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 효율적인가 하는 의문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외야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유장혁. 유장혁은 고교 시절에 내야 수비를 맡았다. 하지만 프로에서 오면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환했고 굉장히 빠른 적응력을 보이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타율 0.164와 홈런 1개의 성적을 남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유장혁 역시 선구안의 문제와 꾸준한 출장이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호잉의 재계약, 이용규의 복귀로 유장혁에게 주어질 기회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정진호의 존재는 유장혁에게 시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 단계 성장한 선수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장혁이 외야에 빠르게 적응하고 신체적으로도 더 성장한다면 한화이글스의 외야는 유장혁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확실히 알을 깨야 하는 기대주, 장진혁과 이동훈

장진혁은 지난 시즌 한화이글스가 발굴한 또 하나의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은원만큼은 아니지만 후반기에 장진혁의 활약은 2020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2016년에 입단한 장진혁은 학년으로는 하주석과 같다. 하지만 대학을 거쳤고 퓨처스에서의 생활이 있었기 때문에 2018시즌에야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시즌의 활약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빨리 알을 깼으면 하는 아쉬움 말이다. 장진혁은 지난 시즌 후반기 대활약을 바탕으로 군입대를 연기하고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정진호의 영입 그리고 유장혁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장진혁의 경기력이 동반 상승을 한다면 한화이글스의 외야는 구멍이 아닌 탄탄한 전력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이용규. 이용규가 이탈했을 때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선수가 이동훈이었다. 하지만 이동훈은 없었다. 이 좋은 기회에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이동훈은 2016년에 입단한 이제 5년 차에 접어드는 선수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청소년대표 톱타자로 활약할 만큼 큰 기대를 받았지만 프로에 와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하지만 2018시즌을 기점으로 힘이 붙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인 2019시즌의 부상이 안타까웠을 뿐이다. 하지만 2019시즌 막판에 보여준 이동훈의 활약은 2020시즌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동훈은 이용규의 대를 이을 수비력과 기동력 그리고 센스를 가지고 있다. 이제 힘이 붙으면서 타격에서만 눈을 뜬다면 훌륭한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의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충분한 휴식과 재활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번 겨울이 선수 개개인을 떠나 팀 전체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기로에 선 2020시즌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서 바로 지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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