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죽음의 대한 분노, 너무 아프닌까, 뭐라도 변명하고 싶으닌까
[박경은의 힐링에세이] 죽음의 대한 분노, 너무 아프닌까, 뭐라도 변명하고 싶으닌까
  • 박길수 기자
  • 승인 2020.01.03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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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우리에게 분노의 감정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안의 분노를 탐색해봐야 한다. 우리는 부정의 감정을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긍정의 감정으로만 자신을 성장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수용할 수가 없다. 살아가면서 긍정의 감정만으로 말하고 느껴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 그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부정의 감정은 자신을 다시 살게 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도 없는 떠난 가족,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아픔, 미리 자신의 잘못을 말 할 기회도 없이 가버린 가족들에 대한 분노가 결국 자신에 대한 분노였다. 이런 경우를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 한다. 맞지 않는 말로 우기는 경우이지만, 이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너무 아프닌까, 뭐라도 변명하고 싶으닌까, 그렇게 말해야 소리라도 치면서 울 수 있으닌까…….

사람들의 관계를 정리하고, 문자와 전화를 바로 삭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삶과 죽음이라는 실존적인 문제를 항상 무의식 속에서도 마치 숙제처럼 간직하고 있다. 살기 위해서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고, 싫지만 직장 내에서의 동료들 간의 관계 안에서도 갈등을 일으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할 경우에는 죽음의 두려움을 판도라 상자처럼 마음속에 가둬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죽어버린 가족들의 유품들을 정리하면서 어떤 사람은 몰랐던 아버지의 빚, 알고 싶지 않았던 이복동생, 착하다고만 생각했던 동생의 복잡한 남자관계 등 이런 것들은 누구의 몫인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언장쓰기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웰 다잉(Well-Dying)이란 프로그램에서 수의나 관 체험이 부흥을 일으킬 때가 있었다. 웰 다잉은 무조건 잘 죽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죽음에 대해 건강하고 바른 인식과 주어진 삶의 소중함을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즉 의미 있고 뜻 깊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가져야 되는 것이다.

자신의 죽음 뒤에 유품정리를 자신이 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한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한 아픔, 그리고 자신과 같은 아픔을 두 번 겪게 하고 싶지 않는 마음과 남은 가족들에게 죽은 사람에 대한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살아 있어서 아픔을 느끼는 것에 감사하기가 어려운 일인가? 살아 있어서 행복을 느끼는 것에 감사하기가 쉬운 일인가? 우리는 쉽고 어려워서 잘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삶의 현장에서는 행복하지 못해서, 감사하지 못해서 삶이 어렵고 힘겹게 느끼고 있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살아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상황에 대해서 잘 대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가족을 비롯하여 주변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살면서 언제 어디서든 한번쯤은 경험하는 것이 죽음이다. 죽음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인지의 여부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최대의 불행으로 생각하여 두려워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무지를 드러내는 것일 뿐 무지를 자각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공포를 넘어서야 한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삶과 죽음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지금 현재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 지인들과 함께 웃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시간도 어쩌면 너무 짧은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도 용서도 이해도 못할 것이 없는 것 같다. 함께 있는 동안 맘껏 사랑하며 사는 것이 현명한 삶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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