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조승래‧박완주‧강훈식 등 민주당 초‧재선 ‘주목’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완주, 조승래, 강훈식 의원.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완주, 조승래, 강훈식 의원.

충청 여권에 ‘차세대 리더’는 누굴까. 현실적으로 차기는 어렵더라도 차(次)차기 대권에 도전할 만한 인물의 등장과 발굴이 경자년(庚子年) 새해 지역 여권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퇴장을 기점으로 충청권이 사실상 ‘대권 불모지’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소장파 현역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4050 기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전‧충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재선 박범계(56. 서구을)‧박완주(52. 천안을), 초선 조승래(51. 유성갑)‧강훈식(45. 아산을)의원이 대안으로 거명되고 있다.

소장파 현역 중심 ‘40‧50 기수론’ 고개
중장기 ‘파워 브랜드’ 구축 필요성 제기

이들 4인방은 지역 여권에서 차세대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이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재입성한다면 상임위원장(3선)과 상임위 간사(재선)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특히 박범계‧박완주 의원은 차기 대전시장과 충남지사에 도전해 ‘대권 직행’ 로드맵을 짤 수 있는 여건을 놓을 수도 있다. 또 이들보다 ‘젊은 피’에 속하는 조승래‧강훈식 의원도 참신성과 강한 추진력을 앞세워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에서도 중장기적 안목에서 이들을 ‘파워 브랜드화’해 안희정 전 지사가 내려온 ‘대권 링’에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이 차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르려면 단순한 ‘체급’ 인상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 주자들과의 ‘관계’도 폭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4월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대선 모드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안 전 지사와 직간접적 연결고리를 가진 이들의 정치적 분화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4월 총선 이후 '대선 모드' 돌입
'안희정 사단' 정치 분화 관전 포인트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이른바 ‘조국 사태’ 동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 변론했다. 조 전 장관 낙마 이후에는 후임 법무부 장관 입각 가능성까지 나올 정도로 검찰과 사법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의원은 지난해 각종 방송 토론에 출연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했고, 특히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수처법을 찬성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참여해 법안 통과에 일조했다.

다만, 박 의원은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김소연 대전시의원 금품요구 폭로 의혹으로 입은 정치적 타격이 아쉬운 대목이다. 때문에 손상된 정치적 이미지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대권 가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박완주 의원은 재선에도 불구하고 초선 일색인 충남 여권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인 그는 민평련 모임을 기반으로 탄탄한 정치적 기반을 쌓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민평련 계 지원군들의 거취도 향후 박 의원의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박 의원은 아직까지 차기 대권그룹과는 거리를 두면서 총선 행보에 주력하는 분위기이다.

안희정 전 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래 의원은 ‘안희정 사단’의 대표 격으로 꼽힌다. 지난 총선에서는 안 전 지사 후광을 입었지만, 이번에는 ‘안희정 굴레’에서 벗어나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대전시당 위원장으로서 총선 승리를 견인할 경우 인지도 향상은 물론, 정치적 외연 확장에 호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공존한다.

"안희정 대체재 넘어서려는 경쟁력 확보 관건"
"성장 잠재력 인물 발굴, 지역 정치권 화두"

4인방 중 막내인 강훈식 의원은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께 대표적인 손학규 계 출신이다. 원외 시절부터 특유의 입담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그는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기간 안 전 지사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주목 받았다.

40대에도 불구하고 정국의 흐름을 짚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초선 호랑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10월 <시사저널>이 선정한 ‘2019 차세대 리더 100’에 충청권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주가를 높였다.

시사저널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떠난 후 충청권에 민주당 간판스타가 부재한 상황에서 아산 출신 강 의원은 새로운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안 전 지사의 오랜 지기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수현(55) 전 청와대 대변인, 17대 의원과 재선 아산시장을 지낸 복기왕(51)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이번 총선 당선 여부에 따라 ‘대권 용트림’을 할 만한 인물로 꼽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안 전 지사가 정치무대에서 퇴장한 이상 이들이 단순히 ‘안희정 대체재’로 만족할 순 없다”며 “서로 적절한 긴장과 공조를 유지하며 중앙 정치권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충청이 대한민국 중심으로 도약하고 성장하려면 잠재력을 가진 인물들을 발굴하고 길러내야 한다. 그것이 곧 정치스타가 부재한 지역 정치권에 던져진 화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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