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순항 중인 한화이글스 스토브리그, 파격적인 드라마 스토브리그

현재 진행형인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와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닮은 꼴이나 차이점은 뭘까.
현재 진행형인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와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닮은 꼴이나 차이점은 뭘까.

야구팬들은 비시즌 기간에 야구 소식을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야구에 대한 많은 목마름을 느낀다. 그렇기에 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스토브리그”라고 일컬어지는 비시즌 기간에 각 구단에서 나오는 야구 소식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구단 내부의 문제, 선수들의 이동, 전력 강화 방법 등의 다양한 소식들이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화이글스의 “스토브리그”는 성공적으로 순항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시즌이 끝난 후, 프랜차이즈 정민철 단장을 영입하고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계약”, “FA 계약”에 이르기까지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가 일사천리로 착실하게 이루어지면서 팬들의 목마름도 어느 정도는 해결해주고 있는 듯 보인다. 물론 아직 끝난 것은 아닌 진행형이다.

최근 필자가 칼럼을 통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스토브리그”를 주제로 SBS에서 드라마 방영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야구단의 시즌 후, “스토브리그” 기간에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드라마의 핵심이다.

별다른 이슈가 없는 비시즌 기간이라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는 것인지, 드라마 매니아들에게 드라마 요소적인 것으로 어필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점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드라마의 스토리가 회자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야구팬들은 대부분 손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본인들이 응원하는 구단을 드라마에 투영하여 내면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특정 구단을 빗대거나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작가의 사실에 기반한 상상력으로 극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벌어질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이 펼쳐지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화이글스 “스토브리그”와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닮은 꼴 찾기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중심은 새로운 단장의 영입으로 팀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데 있다. “드림즈”라는 만년 하위 팀에 새로운 단장이 선임되면서 팀에 내재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에서의 단장은 야구와는 관계가 없는 인물이지만 구단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준비와 열정이 대단한 인물로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성향으로 그려지고 있다. 신임 단장은 팀에 합류하자마자 오합지졸(팀 내 계파 갈등)로 그려진 팀 내 지도자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감독을 유임하고 코치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준다. 또한, 팀 내 유일한 국가대표급 프랜차이즈 스타 선수를 트레이드하기 위한 결정을 내린다. 팀 내 부정적 분위기 형성과 기여도의 낮음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었다.

위에 소개한 두 가지의 큰 결정은 팀 내에서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결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과정 없이는 결코 강팀이 될 수 없다는 간단명료한 논리인 것이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들이라 볼 수 있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을 위해 단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이글스의 정민철 단장을 드라마에서 극화된 단장과 비교할 마음은 없다. 다만, 팀을 위해 단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 관계를 밝히고 싶은 마음이다. 정민철 단장은 팀에 합류하고 코칭스태프 보강에 나섰다. 물론 이는 단장의 독단적인 결정보다는 팀 내에서의 의견 수렴을 통해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지난 2년간 팀의 타격 상승에 힘을 쏟았던 일본인 코치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퓨처스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김성래 코치를 1군 타격 코치로 불러올렸다. 한용덕 감독보다 야구 선배로서 상당히 어려운 관계가 될 수 있음에도 결단을 내린 것이다. 또한, 장종훈 수석 코치를 유임시키며 다시 한용덕 감독을 보필해서 팀을 아우를 수 있게 하였다.

퓨처스에는 야구 이론에 해박하고 대표팀 코치를 지낸 최원호 전 해설위원을 감독으로, SK와 두산에서 자신만의 타격 철학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정경배 코치를 타격 코치로 영입하면서 팀의 미래를 맡기는 결정을 외부 영입을 통해 해결하는 결단을 보여줬다.

두 외국인 투수의 대활약에도 불구하고 9위의 초라한 성적을 낸 한화이글스의 최대 약점은 토종 선발진이었다. 류현진 이후 성장한 토종 선발은 없었다. 정민철 단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 내 야수 중 최대 유망주로 평가받는 포수 지성준을 트레이드 블록에 올리고 다른 구단과 협상을 통해 결국 롯데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한 장시환을 영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에서는 많은 팬들이 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성준과 장시환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에서 오는 가치관의 차이가 가장 컸으리라 보인다. 하지만 정민철 단장은 현재 가장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이 트레이드를 시행하게 된 것이다.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한화이글스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하는데 한시름 던 것만은 사실이다. 

정민철 단장도 포수 지성준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재훈이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었기 때문에 과감한 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물론, 팬들이 원했던 것은 장시환보다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양쪽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카드는 성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현재의 추세라면 드라마는 점점 흥미를 끌면서 인기를 끌 것이다. 한화이글스 팬 뿐 아니라 많은 야구 팬들도 드라마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드라마를 통해 야구의 재미가 더 부각이 되고 이 관심이 내년 시즌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에 한화이글스의 정민철 단장이 아직 많이 남은 “스토브리그” 기간에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비상을 이끌 수 있는 성공적인 결정들을 냉철하게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미국에서의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충분한 휴식과 재활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번 겨울이 선수 개개인을 떠나 팀 전체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기로에 선 2020시즌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서 바로 지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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