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옛 성현의 말씀이나 고전 속에 인생의 지혜와 길이 있다. 
공감해 보자, 그리고 실천하자.

▴ 의리가 끊어지는 것은 돈, 권력 때문이다.
견물생심(見物生心) 즉‘누구나 물건을 보면 그 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했다. 
누구나 재물 앞에서는 남에게 양보하지 않고 자기가 차지하려는 이기심(利己心), 더 많이 차지하려는 욕심(慾心)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견물생심이요. 
이는 인간의 속성이라 하겠다. 

이러한 견물생심을 다스린 어느 형제의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고려 공민왕 때에 두 형제가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덩어리를 주웠다. 
아우는 형과 금한 덩어리씩 나누어 가졌다. 
얼마 후 공암진이란 나루터에 이르러 함께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아우가 갑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황금덩어리를 물속에 던져 버렸다. 

깜짝 놀란 형이 아우에게 물었다. 아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평소에 형을 끔찍이 사랑했는데 뜻밖에 횡재로 황금덩어리를 갖고 보니 갑자기 형에 대한 이상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모두 황금 때문인 것 같아 황금을 물에 던져 버린 겁니다.”
아우의 말을 다 듣고 난 형은‘너의 말이 진실로 옳은 것 같다.’하고 형도 가지고 있던 황금 덩어리를 강물에 던져 버렸다는 이야기다. 

형제나 친구 간에 의리가 끊어지고 소원해 지는 것은 거의가 돈 때문이다.(義斷親疎只爲錢)라 하였다. 
얼마 전 전주에서 복권 때문에 형이 동생을 칼로 잔인하게 살해 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형제의 우애는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두터웠다고 한다. 
그런데 형이 복권을 산 후 형제의 우애는 원수로 변하여 결국 형이 아우를 죽이는 참변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옛글처럼 돈이 의리를 끊어지게 한 셈이라 하겠다. 
황금을 주운 형제가 바로 이점을 염려하여 악의 씨앗인 황금을 과감히 물에 던져버렸음이 아니겠는가. 
견물생심의 속성은 돈 같은 재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에도 있다. 
누구나 권력 앞에서는 양보하지 않고 자기가 차지하려는 이기심 그리고 더 많이 차지하려는 욕심을 갖게 된다. 
조선조 때 이방원은 왕위(王位)를 차지하려고 왕자의 난을 일으켜 형제들까지 다 죽였다. 
북한의 김정은은 최고 존엄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형까지 암살하였다. 

중국 은나라 고죽국의 첫 번째 왕자인 백이(伯夷)와 세 번째 왕자인 숙제(叔齊)는 왕위로 인해 형제의(兄弟誼)를 저버리게 될까 왕위를 사양하고 아예 자기나라를 떠나가 버렸다. 
백의와 숙제는 형제 정의(情誼)도 권력 앞에서는 무너지게 된다는 권력의 속성을 알기에 형제의(兄弟誼)를 지키기 위해 과감히 다음 후계자 자리를 던져 버린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 
인간의 속성인 견물생심을 탓할 순 없다. 
문제는 견물생심으로 인해 불러일으키게 될 화(禍)인 것이다. 

견물생심으로 인한 화(禍)를 막기 위해서는 이기심과 탐욕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견리사의(見利思義) 돈과 권력을 얻게 되었을 때 그 돈과 권력이 의로움에 의한 것인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공자께서는 의롭지 못한 부와 귀는 모두 뜬구름 같은 것이라 했다.

▴ 권력의 욕망에 브레이크를 걸어라.
채근담에서는‘선비는 높은 벼슬의 지위에 있을지라도 초야에 묻혀 사는 은자(隱者)의 풍취를 지녀야 한다.(居軒冕之中 不可無山林的氣味)라 하였다. 
인간의 욕망 중 브레이크 없는 열차처럼 멈출 줄 모르는 것이 권력욕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권력의 자리에 있을수록 끝없이 질주하는 권력의 욕망에 브레이크를 거는 자기제어가 절대 필요한 것이다. 

그 방법으로 채근담에서는 고위고관(高位高官)의 자리에 있을 지라도 한편으로는 명리(名利)를 초월하여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면서 학문과 도를 닦는 옛 선비들의 고결한 기품을 언제나 잃지 말아야 한다 했다. 
지위가 높을수록 자신을 낮추는 거비(居卑)의 자세를 갖는 것 역시 권력의 욕망을 제어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 그렇다. 지나친 절제는 삶의 의욕을 막고, 지나친 욕망은 삶을 파멸시킨다. 
욕망과 절제가 함께하여 욕망이 절제를 견제하고 절제가 욕망을 견제할 때 무탈하고 평온(平穩)한 삶이 이루어 질 것이다.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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