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전시 동 자치지원관, 필요한 이유
[기고] 대전시 동 자치지원관, 필요한 이유
  • 곽현근 대전대 교수
  • 승인 2019.12.20 12:4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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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통해 얻은 학습기회, 매몰비용으로 전락 말아야

2019년 대전시는 시민주권의 강화 차원에서 4개 자치구 8개동을 선정해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2010년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제정된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특별법은 주민자치회의 설치목적을 “풀뿌리자치의 활성화와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으로 명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행정안전부 주도로 31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이 실시되었고, 이후 서울시를 비롯한 다양한 지자체 주도의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전개되고 있다.

대전시 시범사업의 특징 중 하나는 시범사업지역 8개 동에 ‘자치지원관’을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자치지원관은 선진국에서는 ‘공동체지원활동가’(community worker)라 불리며 주민의 현장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공동체지원활동가는 ‘중간지원조직’(intermediary organizations)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전문가로 분류된다. 중간지원조직은 성격을 달리하는 서로 다른 두 조직 사이에서 양자의 연계를 강화하거나 원활하게 하는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양자가 직접 관계할 때 얻을 수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곽현근 대전대 교수
곽현근 대전대 교수

대전시가 추진하는 주민자치회는 그동안 행정의 수족처럼 동원되어왔던 자생단체의 단순 자원봉사 기능이 아니라 동단위 주민자치 계획 수립 또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지역회의를 주도해가면서 행정에 대한 주민의 영향력을 강화해나가는 리더십 역할이 기대된다. 

향후 마을의제 선정, 주민총회 기획 및 개최, 분과별 위원회 활동 등 다양한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평적이고 숙의적인 의사결정방식을 통해 주민과의 소통 및 주민참여 문화를 혁신해나가는 새로운 숙제도 안겨져 있다. 

이러한 새로운 숙의적 의사결정방식과 참여문화는 단순히 참여주민에게 요구된다고 수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민의 새로운 참여와 조직문화 형성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동자치지원관의 몫이다. 

공동체지원활동가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는 영국의 경우에 비추어볼 때, 동자치지원관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주민과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산·기술·필요의 확인,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과 참여 유도, 다른 집단 또는 기관들의 자원 연계, 지역관련 쟁점과 의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이해를 지원, 지역발전 또는 지역문제해결 전략을 주민과 함께 설계하고 합의도출, 갈등문제의 중재 등 다양하다. 

이러한 역량을 가진 동 자치지원관을 현장에 배치함으로써 주민자치회가 초기 정착하는데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동자치지원관의 역량을 빠른 시간 내 주민자치회가 학습하고 흡수하도록 함으로써 행정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자치활동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자치지원관제의 취지이다.

동자치지원관 역량은 무엇보다 주민들 사이의 관계형성의 전문성에서 찾을 수 있다. 주민자치회는 정부나 기업 같이 명확한 목적과 보상체계를 가진 체계화된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진 주민들 사이의 신뢰와 연대의식에 기초한 느슨한 조직이다. 

주민자치회가 출범하는 초기에 참여하는 주민들 사이의 수평적 연대의식과 신뢰를 형성하는 촉진자 역할은 많은 현장 경험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수직적 조직문화에 익숙한 공무원들이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견고한 계급구조에서 명령에 따라 일사천리로 일을 수행하는 프로젝트 방식에 익숙한 공무원들이 주민자치회의 초기 구성과 활동을 지원하는 경우 행정조직의 말단조직 같은 주민조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간지원조직 없이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진행해온 다른 지자체에서도 중간지원조직의 제도화가 논의되고 있는 이유이다.

주민자치회가 기존의 자생단체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면 시범사업은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주민자치회는 주민의 의사와 통제에 따라 지방정부가 운영되어야한다는 주민주권의 원리에 기초해 동 단위부터 주민의 조직화 및 역량형성을 통해 행정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나가는 새로운 제도실험이다. 

주민자치회를 확산하는 과정에서 구성과 초기 결속력 형성 및 향후 자치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동자치지원관 제도의 유무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일부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언론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해 1년간의 대전시 동자치지원관 제도가 거둔 학습의 기회를 매몰비용으로 전락시키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동자치지원관 제도가 향후 대전시 전체의 건전한 제도적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정착 방안을 함께 모색할 시점이다.

*외부기고자의 칼럼은 본보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디트뉴스>는 찬반양론이 있는 논란에 대해 양측 의견 모두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항상 기고 기회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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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쓰 2019-12-23 10:14:48
아 글씨 자치지원관 필요없다는게 여론이자뉴

성심당조아 2019-12-23 13:16:29
자치지원관 연봉, 직원연봉, 사무실공간 비용등 연간 1억원에 가까이 들어가는 예산,
그 피같은 세금을 동내 사업비으로 사용했으면 좋겠네요.
아님, 자치지원관을 세금투입없이 자원봉사직으로 하거나, 특정인, 또는 정당 성향의 인물이 아닌사람으로 임명된다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모양의 자치지원관제도는 논란의 여지가 많아 폐지가 정답입니다.

28통장 2019-12-23 12:58:23
자치지원관 제도을 운영하고 있는 법정동의 통장입니다.
전문적인 면은 다소 있을지 모르겠으나, 투입되는 비용대비 효과는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있으나 없으나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요즘 주민자치위원, 통반장들이 행정, 사회생활 경험을 가지신 분들도 많아서 운영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자치지원관제도 이론은 그렇듯한데, 현실적으론 별로 필요 없습니다.
주로 하는것이 커뮤니티 운영인데, 동주민들의 참여도 거의 없고, 참여하는 분들만 참여하는 실정입니다.
조속히 폐지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궁금해 2019-12-24 09:34:55
이 글을 읽으면서 아리까리...
자치지원관이 중간지원 조직으로 느슨한 조직이면 무보수 명예직으로 가야지
보수를 받으면서 느슨하게 일하면 되나요?
그런 비용으로 복지사각지대에 처해 있는 어려운 이웃 도웁시다.
그게 더 실용적인 동네자치이지 않을까요?

자치위원 2019-12-23 10:37:18
현 자치위원으로 지원관의 존재가치를 전혀 실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현 지원관들 출신이나 성향을 보면 정치적 목적이 내재되어 있어 자치회의 목적을 흔들 뿐이다. 지원관으로 인해 기초의원의 존재감도 희박해지고 있다. 지원관 없어도 주민들 스스로 자치회를 운영할 역량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