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 땐 전직 총리 간 ‘맞대결’, 변수는 무엇?

이완구 전 총리(왼쪽)와 이낙연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세종시 맞대결을 벌일 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왼쪽)와 이낙연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세종시 맞대결을 벌일 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 지역 정가에서는 이완구(69) 전 총리와 이낙연(66) 총리의 ‘세종 빅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이 내년 총선 세종시로 출마할 경우 전직 총리간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최고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두 사람 모두 총선 출마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맞대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

하지만 이 전 총리는 MB정부 시절 세종시 원안사수를 위해 당시 충남지사직을 던졌고, 이 총리도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예상이다.

이완구, 세종시 원안사수 위해 지사직 던져
이낙연,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출마 명분

먼저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완구 전 총리는 지난 2월 일찌감치 차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10개월 째 출마지역구를 밝히지 않고 있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전 총리의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당권을 쥐고 있는 황교안(62) 자유한국당 대표의 ‘복심(腹心)’이 이 전 총리 출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황 대표와 이 전 총리는 성균관대 동문이면서 이 전 총리 재직 당시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이 전 총리가 낙마한 뒤 황 대표가 총리직을 이어받은 인연이 있다.

황 대표가 차기 대선에 나서려면 내년 총선 승리가 전제라고 볼 때 이 전 총리 출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여권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총리와 경합해 승리할 경우 단숨에 야권 대권 후보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점이 황 대표로서는 정치적 부담일 수 있다.

이완구 “도당과 중앙당에서 필요하다면..”
黃, 잠재적 대권 경쟁후보 출마 허락할까

이런 가운데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당 대표를 지냈거나 당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었던 정치인은 당과 협의해 전략적 거점지역에 출마해 총선을 이끌어 줄 것을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출입 충청권 기자간담회에서 “충남도당과 중앙당에서 전략적 차원에서 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출마)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억지로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황 대표에게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위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

다만 세종시가 여권 강세지역이고, 이 전 총리 스스로 당의 전략적 차원 전제를 ‘충남도당과 중앙당’이라고 밝힌 점에서 세종시보다 충남 지역구(홍성‧예산, 천안갑)출마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이낙연, 종로‧비례대표 출마 등 선택지 다양
“지는 쪽은 사실상 정치생명 끝..무리수 두겠나”

이낙연 총리 역시 민주당 복귀 이후 행보가 베일에 쌓여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된 정세균 의원 지역구인 종로 출마설이 돌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국 선거를 지휘하려면 지역구보다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완구 전 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로 훼손된 정치적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고, 이낙연 총리는 차기 대권 후보 1위 자리를 지키려면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두 사람이 세종시에서 맞대결 한다면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수 있지만, 지는 쪽은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무리수를 던지려고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이번 주 미국을 출국해 선거법 개정안 처리 등 정국 상황을 지켜본 뒤 다음 달 초 귀국해 최종 출마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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