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투수진의 핵심이 될 이적생, 야수진의 핵심은 복귀파

한화이글스의 내년 시즌을 기대케하는 8인방은 누굴까.
한화이글스의 내년 시즌을 기대케하는 8인방은 누굴까.

성공적인 스토브 리그를 보내고 있는 한화이글스. 한용덕 체제 2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용덕 감독의 첫 시즌 깜짝 3위를 기록하며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초대를 받았다. 하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봤던 올시즌 2년 차에는 여러 악재 속에 9위로 추락하는 경험을 맛봤다. 

이에 3년 동안 팀의 체질 개선에 앞장을 섰던 박종훈 단장을 프랜차이즈 정민철 단장으로 교체하며 다시 부흥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박종훈 단장이 다져 놓은 팀을 정민철 단장이 이어 한용덕 체제 마지막 시즌에 힘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이글스는 이번 스토브 리그에서 나름 알찬 전력 보강을 통해 내년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정우람을 제외한 김태균, 이성열 등의 핵심 내부 FA 선수들과의 계약 그리고 기존 선수들과의 연봉 계약이 남아 있지만 내년 시즌을 위해 일사천리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전력에는 큰 변화가 있다. 새로 이글스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과 다시 유니폼을 꺼내 입은 선수들의 복귀로 전력이 보강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서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성적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들을 만나러 가보자.

기대: 투수진의 핵심으로 가을야구를 이끌 선봉장이 될 선수들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떠난 후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진은 항상 아킬레스건이었다. 다른 팀들도 토종 선발에 대한 어려움이 많지만 유독 한화이글스는 류현진의 대를 잇는 선수를 단 한 명도 키워내지 못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겪고 있다.

특히, 올시즌에는 서폴드와 채드벨이라는 두 외국인 투수가 한화이글스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바로 토종 선발진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들은 외국인 투수 외에도 토종 선발진에서 확고한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분명하게 있었다. 그것이 바로 강팀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이글스의 정민철 단장은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포수 유망주 지성준을 내주면서 선발 장시환을 롯데로부터 영입한 것이다. 장시환은 롯데에서 한 시즌 동안 선발 투수로의 역할을 충실히 해줬고 올시즌 마운드에서 선 그 어떤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들과 비교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장시환이 서폴드와 채드벨에 이어 3선발 역할을 꾸준하게 해준다면 한화이글스는 상당한 전력 상승의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올시즌 중반 송은범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신정락의 활약도 더욱 기대된다. 신정락은 2010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LG에 지명될 정도로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유망주지만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LG에서 꾸준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후의 반전 활약은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끔 하고 있다. 신정락이 선발이든 불펜이든 자신의 확고한 역할을 해준다면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정말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북일고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한 인연이 있다(장시환 선수의 유급으로 신정락 선수가 한 학년 위지만 나이는 같음).

한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두산의 이현호. 이현호는 두산에서 나름의 기회를 얻었으나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에서는 부족한 좌완 투수진에 활력을 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발, 불펜 모두 경험이 있는 선수이기에 얼마나 많은 기회를 부여받느냐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수 정범모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 시즌 영입된 북일고 출신의 윤호솔. 야구팬들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개명 전의 윤형배는 대단한 가능성을 가진 유망주였다. 무려 6억원의 계약금이 윤호솔의 잠재력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제까지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던 윤호솔은 이제 부상에서 벗어나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고등학교 시절, 현재 LA에인절스에서 뛰고 있는 “이도류” 오타니와 맞대결을 벌였던 윤호솔의 비상에 큰 기대를 걸어볼만 하겠다.

필수: 야수진의 핵심으로 다시 가을야구를 이끌어야 하는 선수들

올시즌 한화이글스의 센터 라인은 무너지고 말았다. 시즌 개막 전 이용규의 파문으로 중견수를 잃었고 시즌 개막 후에는 다섯 경기 만에 하주석의 시즌 아웃 부상이 나오면서 유격수도 잃었다. 그 결과 한화이글스의 센터 라인 수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에도 영향을 미쳤고 투수진에 걸리는 부하도 저절로 많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내년 시즌에는 이용규와 하주석의 복귀로 다시 센터 라인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용규는 최근 주장에 선임되면서 내년 시즌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팀을 이끌게 되었다. 또한, 하주석도 마지막 재활에 힘쓰면서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마지막 힘을 쏟아붓고 있다. 이용규가 1년의 공백, 하주석은 부상 재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의 센터 라인 붕괴와 더불어 좌익수 자리는 1년 내내 오디션 경연장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선수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다만, 장진혁의 성장과 이동훈의 가능성 재확인 그리고 신인 유장혁의 존재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큰 소득이었다. 이 선수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보인다면 상당한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는 부족한 외야 라인을 채우기 위해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정진호를 영입하면서 외야 강화에 나섰다. 정진호의 영입으로 FA 전준우에 대한 관심도 식은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두산 출신의 정진호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용규와 호잉 그리고 정진호와 장진혁, 이동훈, 유장혁이 외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화이글스의 외야는 상당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마지막으로 장시환을 영입하기 위해서 내준 지성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포수 이해창은 최재훈의 든든한 백업 역할을 해줘야 한다. 지성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면 더욱 좋겠지만 최재훈이 든든한 주전으로 시즌을 버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해창은 준수한 백업의 역할로 최재훈의 체력 과부하를 덜어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그동안처럼 대형 외부 FA 계약은 없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을 강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이글스에 합류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 선수들의 활약이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에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의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충분한 휴식과 재활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번 겨울이 선수 개개인을 떠나 팀 전체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기로에 선 2020 시즌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서 바로 지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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