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베트남 빈증 측과 협의 내년 1월 예정했지만 무산
하나금융 측, 전지훈련 일정 모두 없던일로...외교결례 비판

대전시티즌이 내년 1월 대전시와 자매도시인 베트남 빈증성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인수 협상 중인 하나금융 측의 요구로 일정이 취소됐다. 사진은 대전시티즌 최용규 대표를 비롯한 선수들.
대전시티즌이 내년 1월 대전시와 자매도시인 베트남 빈증성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인수 협상 중인 하나금융 측의 요구로 일정이 취소됐다. 사진은 대전시티즌 최용규 대표를 비롯한 선수들.

대전시티즌이 내년 초 베트남 빈증성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하나금융 측의 반대로 전격 취소되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협상이 진행 중일 뿐 아직까지 대전시티즌의 소유권이 하나금융 측으로 넘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대전시 자매도시인 베트남 빈증성에 대해 외교적으로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11일 대전시와 대전시티즌 등에 따르면 시티즌은 내년 1월부터 전지훈련을 떠나기 위해 3차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1차는 1월 6일부터 14일까지 베트남 빈증, 2차는 같은 달 15일부터 2월 3일까지 태국 방콕, 3차는 2월 7일부터 24일까지 남해로 전지훈련을 떠나기로 확정한 뒤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 중이었다.

시티즌은 전지 훈련을 위해 지난 8월부터 계획을 수립한 뒤 베트남 현지를 직접 방문해 숙소와 훈련장 등을 살펴봤다. 비록 잔디 상황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따뜻한 날씨인데다 체력훈련을 하기에 적당한 곳이라는 장점이 부각돼 전지훈련지로 결정됐다. 빈증성 정부도 대전시가 자매도시인데다 최근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덕분에 축구 한류가 열풍인 상황까지 호재로 작용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대전시와 대전시티즌 인수 협상 중인 하나금융 측은 이미 예정돼 있던 모든 전지훈련 계획을 사실상 취소해 달라는 입장을 대전시에 전달했다. 대전시는 베트남 빈증성이 자매도시인 점을 감안해 계획대로 전지훈련을 진행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하나금융 측은 새롭게 훈련 계획을 짜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대전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대전시티즌에 이같은 하나금융 측의 입장을 전달했고, 시티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베트남 빈증성 측에 전지훈련 취소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베트남에 이어 태국과 남해 전지 훈련도 마찬가지로 모두 취소할 계획이다.

이러면서 베트남과 태국 등에 대한 외교 결례라는 지적과 함께 그렇잖아도 박항서 열풍으로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신중치 못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계획했던 일정 모두를 취소하면서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대전시티즌 한 팬은 "아직 하나금융이 대전시티즌을 완전히 인수한 것이 아님에도 마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려는 모습이 그다지 보기 좋은 것은 아니다"면서 "이미 수개월전부터 계획해 예약까지 끝난 상황이라면 예정대로 진행했어야 함에도 취소했다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외교적인 큰 결례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현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은 "하나금융과 협상문제 등 전부를 실무진에 맡겨 놓았기 때문에 정확한 경위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내막을 살펴보겠다"면서도 "다만, 연말연초까지 본협약을 체결한다는 전제로 볼 때 선수선발과 훈련 등에 대해 하나금융 측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도 "베트남 빈증성이 자매도시이고 대전시 입장을 감안해 전지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자고 요청했지만 하나금융 측에서 자기들이 새롭게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인지 가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대전시가 강요할 수 없었고 하나금융 측도 훈련이 자기들 계획과 안 맞다고 해서 변경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측은 동남아가 아닌 스페인 등 유럽쪽으로 전지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전시티즌 인수와 관련한 협상은 이달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대전시와 하나금융, 그리고 대전시티즌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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