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정무 부단체장’ 도입 취지를 생각한다
시·도 ‘정무 부단체장’ 도입 취지를 생각한다
  • 가기천 전 서산시부시장, 수필가
  • 승인 2019.12.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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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천의 확대경

지난 주말, 공주 고마센터에서는 충청남도인재육성재단에서 주최한 2019년도 하반기 장학증서 수여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 장학생 250여명과 가족 등 수백 명이 자리를 함께하여 향학의 의지를 북돋는 열기로 가득했다. 

충남도에서는 충남 미래발전의 성장 동력이 될 우수인재를 발굴, 지원, 육성하고자 성적우수자를 비롯하여 졸업 후에 충남에 정착하고자 하는 학생, 다자녀 가정, 해외유학 등 11개 분야의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가기천 전 서산시부시장, 수필가

이날 행사는 장학증서 수여, 문화 공연, 장학생 수기 낭독, 정책 제안 발표와 시상, 축하 동영상 상영에 이어 도지사와 토크 콘서트, 장학생 다짐의 시간도 곁들여 졌다. 재단이사장인 양승조 지사는 “도민들이 문화, 예술, 체육에 대한 욕구를 향유하며 품격 높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에 문화체육부지사를 두고 비중 있게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 지사는 장학 사업 중 하나인 ‘재능 키움 분야’가 예술, 인문, 자연, 체육 분야에서 적성과 소질을 계발하여 청년들이 품고 있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충남도의 ‘문화체육부지사’는 전국에서 하나뿐인 기구로 종전의 ‘정무부지사’를 개편하여 설치한 조직이다. 전신인 정무부지사는 1995년 7월,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의 손으로 선출하면서 광역 시·도지사의 정무적 기능을 보좌하기 위하여 모든  시·도에 두었다.

정무 부단체장 둘 때 업무혼선 우려

필자는 당시 행정자치부에서 추진하는 정무 부단체장 제도를 도입하는 일에 시·도를 대표하여 참여했다. 이때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한 부분은 명칭과 기능이었다. 명칭은 제1, 제2 부시장·부지사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하다 도입 취지를 살려 ‘정무(政務)’를 넣기로 했다. 명칭에 못지않게 고민한 사항은 업무 범위를 정하는 일이었다. 혹시 외부에서 행정경험이 없는 인사가 들어와 일반 업무분야를 관장할 경우의 혼선을 염려한 것이었다. 

또한 시·도지사의 측근이 막후에서 ‘문서에 서명은 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였다. 즉 ‘권한은 행사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장시간 논의 끝에 정무적이거나 대외 업무 성격이 짙은 정당, 의회, 공보, 체육 4개 분야를 관장하는 것으로 정했다.

직급은 행정부시장·행정부지사와 동급으로 하여 서울특별시는 차관급인 정무직으로 기타 시·도는 1급 상당 별정직 지방공무원으로 보하고 시·도지사가 임명하는 것으로 하였다. 자격기준은 3급 이상 공무원으로 3년 이상, 민선 기초자치단체장 경력자, 지방행정에 학식과 경륜을 가진 자로 하였다. 도입 초기 공무원 출신을 임용한 시·도가 있는가 하면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선거캠프, 정당 관계자들이 자리를 맡았는데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이후 제도가 정착되면서 일부 시·도에서는 규정을 개정하여 일반 행정업무를 관장하도록 하였다. 아예 일부 실·국을 분담하여 관장토록 하는 곳이 생겼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도입 당시 그대로 ‘정무’라는 명칭을 쓰는 곳은 서울, 대전, 세종 등 7개 시·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중요 현안으로 삼아 ‘경제’로 바꾼 곳은 부산, 대구, 울산, 강원도 등 6개 시·도가 있다. 이와 달리 충남도는 문화체육부시자, 인천시는 균형발전정무부시장, 광주시는 문화경제부시장으로, 경기도는 평화부지사라는 명칭으로 변경하여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임용 자격과 연령 등에서 일부 변화가 있었고 지역 특성에 대응하는 기구로 자리매김했다. 정무 부단체장은 시·도지사와의 관계, 자신의 경력과 식견, 대내외적인 비중과 여건 등에 따라 기능과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가 하면, ‘얼굴’에 그칠 수도 있다. 임용당시의 기대나 명분에 부응하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우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다. 일부는 그 자리를 발판으로 삼아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으로 진출하였다.

정무부단체장은 명칭과 기능을 불문하고 지위나 직급, 대우를 넘어, 정치인인 동시에 행정가인 시·도지사를 정무적으로 보좌하는 역할이 막중하다. 일면 보수적인 행정조직에 유연성과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문득 성격과 역할을 떠올리며 도입 당시의 이모저모를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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