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충남대 총장 선거에서 이진숙 교수(건축공학과)가 1 순위 후보로 선출됐다. 대통령의 최종 임명을 남겨 놓고 있으나 이 교수가 총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번 총장선거에선 1순위 후보가 아닌 2순위 후보가 총장에 올랐었다. 이런 전례 때문에 최종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으나 무순위 추천 방식이었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1,2순위를 공개하여 추천하기 때문에 이 교수가 지명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총장선거는 2순위 후보가 1순위 후보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선거 잡음도 없는 편이다.

이 교수가 총장으로 임명되면 국립대총장 가운데 최초의 여성총장이 된다. 예전에 비하면 여성의 지위가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국립대 대학총장 같은 자리를 여성이 맡는 일은 아직은 드문 편이다. 이 교수는 여전히 여성에겐 유리천장 같은 한계점을 극복해냈다는 의미가 있다. 충남대 구성원들은 새 총장이 조직을 보다 세밀하게 살피는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대 구성원들이 갖는 또 하나의 기대감은 이 교수가 모교 출신이란 점이다. 이 교수가 총장이 되면 역대 18명의 총장 가운데 모교 출신으론 2번째가 된다. 모교 출신 총장은 정덕기 총장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총장선거는 모교 출신이냐 아니냐의 구도로 진행된 셈이고, 결과는 모교 출신의 승리였다. 모교 출신 총장에 대한 갈구에는 그럴 만한 원인이 있다. 

학생-교수 거리감 좁히고, 지역사회에도 활력을

충남대는 교수와 학생이 따로 노는 학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충대에는 학문적으로 뛰어난 교수들이 적지 않으나 정작 학생들과는 친밀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충대 출신 인사는 “충대 교수수첩을 보면 주거지가 대전이 아니라 수도권으로 되어 있는 교수가 수두룩하다”며 “충대는 교수와 학생들의 거리감이 큰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 대한 충남대의 무관심은 지역사회로서 아쉬운 점이다. 충남대는 대전 충남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서 지역사회 문제에 대해 참여하고 봉사할 의무가 있는 지식인 집단이다. 극히 일부 교수를 제외하면 충남대 교수는 그런 일에 관심이 없다. 지역 사립대 교수들이 대전시나 충남도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거나 지역사회연구 활동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색채디자인이 전공인 이진숙 교수는 이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쓰레기통의 색상이나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내는 등 예전부터 지역에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충남대가 지역사회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물론 총장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교수들이 연구에 열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일이다. 새 총장은 충대를 바꾸고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총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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