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총장 선거에서 2015년 이어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결과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글' 보내..김 교수 "모든게 구성원들의 뜻"

충남대 총장 선거에 2번 연속 출마했던 김영상 교수는 아쉽게 두번 모두 마지막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사진은 디트뉴스와 인터뷰 당시 모습.
충남대 총장 선거에 2번 연속 출마했던 김영상 교수는 아쉽게 두번 모두 마지막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사진은 디트뉴스와 인터뷰 당시 모습.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한 첫 직선제로 치러진 제19대 충남대 총장 선거는 민주적인 첫 선거라는 의미와 함께 첫 여성 총장 선출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2번 연속 고배를 마신 후보자도 있었다. 바로 김영상(60) 생화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김 교수는 대전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91년부터 충남대에 몸담으면서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사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충남대 안팎에서는 김 교수의 우세를 점치는 예상이 많았다. 이미 4년전 선거에서 1순위 후보 자격을 얻었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난 2015년 이맘때 치러진 제18대 충남대 총장 선거에서 1순위 자격을 얻었었다. 당시만 해도 간선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선거인단 49명 가운데 김 교수가 26표를 얻어 23표를 득표한 오덕성 현 총장을 누르고 사실상 1순위 후보로 교육부에 추천됐다.

그러나 김 교수는 끝내 충남대 총장에 임명되지 못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김 교수를 임명하지 않고 오 총장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김 교수가 오래전 유신정권 반대 운동을 하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수감된 이력 등을 문제삼아 박근혜 정권이 임명을 거부했다는 확인안된 소문들이 팽배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청문회 과정에서 박범계 국회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파만파 확대됐지만 진위 여부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한차례 아픔을 겪었던 김 교수는 4년 동안 와신상담한 끝에 제19대 총장 선거에 재도전했다. 김 교수는 선거 전 <디트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기필코 당선돼 충남대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정신을 길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교수들도 실력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겠다는 포부를 내세우며 선거운동에 매진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진행된 선거에서 1차 투표 결과 30.29%(총 환산득표 279.32표)를 얻어 22.55%(207.99표)를 득표한 이진숙 건축공학과 교수를 누고 1위에 오르며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교수가 총장 후보 1순위로 선출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 교수와 양자대결로 결선투표 결과 김 교수는 47.65%(408.82표)로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다. 반면 이 교수가 52.34%(449.12표)를 얻었고 김 교수는 5% 포인트 차이로 1순위 후보 선출에 실패했다.

1차 투표와 결선투표 모두 모바일이 아닌 현장에서 투표하며 투표 결과를 지켜본 김 교수 입장에서는 너무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김 교수 뿐 아니라 김 교수를 지지했던 구성원들도 충격받기는 매한가지였다.

적잖이 충격을 받았을 법 했지만 김 교수는 이내 추스렸다. 선거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 달 29일 김 교수는 구성원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는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이번 제19대 충남대 총장 선거에서 저 개인으로는 아쉬운 결과를 얻었지만 '후보자 김영상' 한 사람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충남대 구성원 모두가 학교의 발전에 큰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저는 '밝고 힘찬 충남대 구성원 모두의 학교사랑'이 있기에 찬란한 발전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고도 했다.

특히 1순위 후보로 선출된 이진숙 교수를 향해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선거에 참여한 다른 후보자들께도 그간의 노고에 무한한 찬사의 인사를 보내드린다. 후보자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열정이 학교 발전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시 강의실과 연구실로 돌아와 평교수로서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해 충남대가 보다 나은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남은 힘을 바치고자 한다"면서 "선거과정에서 부족한 저를 위해 폭넓은 지혜를 나눠주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신 구성원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린다"고 진심을 전했다.

김 교수는 6일 오전 <디트뉴스>와 통화에서도 "아쉽고 아깝지만 어쩌겠는가. 이 또한 구성원들의 뜻이었다"며 "힘들어도 이겨내 용기있게 교수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1959년생인 김 교수는 4년 후에 있을 총장 선거에는 출마할 수가 없다. 정년을 맞아 은퇴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총장 후보로서, 그리고 교수로서 보여준 행동에 구성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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