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 레이더, 선박 및 위성통신, 차세대 이동통신 등 활용
핵심 부품 국산화로 일본 수출 규제 대응에 도움 기대

사진=ETRI 연구진이 개발한 질화갈륨 전력소자 칩을 패키징한 모습

국내 연구진이 군사용 레이더 및 이동통신 기지국에 주로 쓰이는 고출력 전력소자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외산 장비 의존도를 줄이고 일본 수출 규제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일 ‘S-대역 200와트(W)급 질화갈륨(GaN) 전력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소자 설계부터 공정은 물론, 측정 및 패키징까지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이룬 성과다.

S-대역이란 4GHz 주파수 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레이더 장비와 같은 곳에 많이 사용하며 민간에서는 5G 이동통신,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통신 등에 활용된다.

ETRI에 따르면 레이더 장비는 장거리 표적을 탐지하는 핵심 기술로 정밀한 탐지 및 추적 성능을 위해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기존 장비 전력을 제어하는 부품으로 진공관이 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4~5000 시간으로 수명이 짧고 발전기 등 큰 부속 장비가 필요해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때문에 출력, 고전압, 고효율 특성을 지니는 질화갈륨(GaN) 전력 소자가 차세대 반도체 핵심재료로 최근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것.

하지만 관련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이 얼마 없어 군수, 방산, 민간업계에서는 그간 전량 외산 장비를 수입해 사용해 왔으며 특히 최근 일본의 전력반도체 및 집적회로 등에 대한 수출 규제로, 대응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 ETRI가 지난 4년간 노력한 결과,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들과 대등한 성능을 나타내는 S-대역 200와트 전력소자 칩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한 개 0.78mm x 26mm 크기의 전력소자 칩을 패키징해 성능을 검증했다.

ETRI는 이번 기술이 150W급 이상 높은 시스템 출력을 필요로 하는 레이더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용 고출력 레이더 뿐 아니라 민간 선박, 위성 통신 레이더에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TRI 강동민 RF/전력부품연구실장은 “국내의 우수한 설비와 연구진의 힘으로 고출력 질화갈륨 전력소자 기술을 확보했다. 본 기술이 반도체 핵심 부품 국산화 및 외산 장비 잠식을 막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본 주파수 및 출력을 확장하고 민수 및 군수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전력소자와 더불어 주요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질화갈륨 기반 집적회로 개발 연구도 심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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