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 청소노동자들 아우성, 왜?
대전도시공사 청소노동자들 아우성, 왜?
  • 김재중 기자
  • 승인 2019.11.2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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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로 민간업체 진입하면 ‘고용상실’ 우려
공사 환경노조 “책임 있는 논의기구 만들자” 제안
대전시 “구조조정 우려는 기우, 실무논의로 충분”

대전도시공사 환경노동자들이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지방공기업인 도시공사가 수행해 오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사업에 대해 민간업체 진입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허가, 계약 주체인 대전시와 5개 자치구가 의도적으로 민간업체 진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공기업의 독점적 지위가 부당하다는 민간업체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9월 민간업체 손을 들어주면서 도시공사가 사실상 단독으로 수행했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사업에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피해졌다.

도시공사 환경노동자들은 대전시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400명이 넘는 공기업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성이 일거에 허물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시가 법원 판결을 이유로 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1일 시청 북문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결의문을 통해 “지난 30여 년간 한 차례 파업도 없이 공공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불안감 뿐”이라며 “민간업체에 대한 청소사업 허가는 공익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온갖 비리로 인해 시민의 생활환경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시 안팎에서는 도시공사가 안정적으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사업을 해 왔다는 점에 달리 이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민간업체가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에서 민간사업자와 자치단체 간 각종 불협화음과 비리연루 등으로 숱한 문제를 양산해 왔고,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지방공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인 만큼, 대전시와 자치구 입장에서도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도시공사 환경노조는 일단 대전시에 ‘책임 있는 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노동계 대표와 대전시 부시장이 함께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만들어 공론화를 하자는 취지다. 

강석화 도시공사 환경노조위원장은 “수차례 대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성실한 답변이 없었던 대전시가 어제(21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서야 논의기구 구성에 대해 검토해 보자는 답을 해 왔다”며 시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대전시와 자치구 사무조정, 시의회 조례 제정 등으로 대안을 만들 수 있다”며 “논의기구에서 이 대안을 검토하고 법률전문가까지 참여시켜 위법성 여부까지 판단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대전시 실무진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도시공사 환경노조의 우려와 달리 민간업체 사업 참여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등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설사 공개경쟁입찰 방식이 도입된다고 해도 사업자의 자본규모나 장비보유, 사업수행 경험 등에 대한 사업수행능력평가를 진행하면 영세한 민간업체의 사업진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논의기구 구성에 대한 노조의 제안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시 관계자는 “시·구 과장이나 팀장급이 참여하는 분기별 정기간담회를 통해서 충분히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지휘부의 책임있는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노조와 다소 결이 다른 주장을 폈다. 

한편, 이번 논란이 도시공사 환경노동자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전시티즌에 대한 기업구단화 추진, 원촌동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이전사업 등 대전시 굵직한 현안이 모두 ‘민영화 논란’과 맞닿아 있으며, 지방공기업 노동자의 고용안정성 문제와 직결돼 있어 대규모 노-정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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