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중요한 선택 2차 드래프트, FA와 트레이드를 통한 적극적 보강

내년 시즌을 위한 한화이글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결실을 맺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 시즌을 위한 한화이글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결실을 맺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이글스의 스토브 리그는 정민철 단장의 영입으로 시작되었다. 은퇴 후 이글스의 코치, 스포츠 방송의 해설위원 그리고 대표팀 코치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한 정민철 단장의 영입은 팀에 새로운 바람을 넣겠다는 의지의 반영이었다. 

정민철 단장은 단장 취임 후 조용하지만 발 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한화이글스의 성공적인 2020 시즌을 정조준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처음으로 외국인 투수 서폴드와의 계약을 체결하더니 이내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채드벨과의 재계약도 이끌어내면서 원하던 외국인 투수 두 장의 카드를 품에 안았다. 

채드벨은 한화이글스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 11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29경기에 출장, 177⅓이닝을 소화하고 11승을 거두었다. 평균자책점은 3.50이었다. 한화이글스에 부족한 좌완 선발로서도 좋은 카드인 채드벨의 2019 시즌 계약 규모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옵션 25만 달러 등 총액 85만 달러였다. 보장액만 따지면 60만 달러에서 90만 달러로 상승했고 전체적으로 25만 달러가 인상된 금액으로 채드벨의 활약을 충분히 보상한 계약으로 보인다. 

좌완 정통파 투수 채드벨은 다양한 변화구 레퍼토리와 최고 구속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올시즌 보다 내년 시즌 더 큰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폴드와 더불어 전반기 보다는 후반기에 더욱 좋아진 피칭을 선보였고 특히 후반기 9경기(59⅓이닝)에선 6승 1패, 평균자책점 2.58로 한층 강력한 피칭을 뽐냈다. 무엇보다 부상에서 회복한 8월 30일 이후 6경기에서 42⅓이닝을 던지며 5승 1패, 평균자책점 1.70의 기록을 남겼다. 

한화이글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찬스, 2차 드래프트

20일엔 한국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가 펼쳐진다. 2차 드래프트는 지난 2011년 처음 시행되어 2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미국 메이저리그의 “룰 5 드래프트”를 본 떠 우리 상황에 맞게 만들어진 제도이다. 

올해부터는 FA 선수와 신인 1, 2년 차 선수 그리고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 중 40인의 보호 선수 명단을 작성하고 그 외의 선수 중 선택을 하게 된다. 팀당 총 3라운드(즉, 최대 3명까지 지명)로 진행이 되고 한 팀에서 최대 4명까지 피지명이 가능하며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1라운드 1억원의 보상금을 원소속 팀에 지급하게 된다.

2차 드래프트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한화이글스 같이 팀 뎊스가 얇은 팀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옥석을 가려내 팀 전력 향상에 기여를 해야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질 필요가 있겠다. 

2017년 열린 지난 드래프트를 보더라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된 선수들이 각 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쉽게 찾아 볼 수 있겠다. 지난 2017년 2차 드래프트 내용을 살펴 보면, 롯데 고효준, 이병규, 오현택, 기아 유민상, NC 유원상, 김건태, 박진우, SK 강지광, 허도환, 삼성 이성곤, 손주인, KT 금민철 등이 1군에 진입해서 즉시 활약을 펼쳤거나 미래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화에서는 문동욱, 백창수, 김지수를 지명했는데 문동욱은 선발 자원으로, 백창수는 외야 백업 자원으로 얼굴을 내밀었고 가장 젊은 김지수는 미래를 위한 카드로 준비 중이다.

한화이글스의 2차 드래프트 초점은 외야수와 내야 키스톤 쪽일 가능성이 크다. 2차 드래프트에서 어떤 선수를 얻게 되느냐에 따라 한화이글스가 구상하고 있는 내년 시즌 전력 보강 계획에도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즉, 야수진 뎊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 

투수진은 젊은 투수들의 수혈과 성장으로 어느 정도 양적으로 풍부해졌지만 야수 파트에서는 내, 외야에서 고전했기 때문이다. 이용규가 복귀했지만 호잉의 재계약은 아직 미지수이고 좌익수 자리는 여전히 오리무중에 무주공산이기 때문에 좋은 외야 자원이 흘러나왔다면 반드시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하주석이 어떤 상태로 복귀하는지가 관건이지만 하주석과 정은원의 주전에 오선진과 강경학으로 구성될 키스톤 백업 쪽도 보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 된다.

FA 계약과 트레이드를 통한 적극적 전력 보강

아직까지 FA 계약에 관해선 정중동의 자세를 취하면서 정민철 단장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 FA 4인방에 대해서는 모두 재계약을 진행 중으로 보인다. 특히, 김태균, 이성열의 베테랑 타자와 투수 정우람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핵심 자원이고 윤규진은 팀 분위기를 위해서 필요한 자원이다. 

정민철 단장의 고백처럼 내부 FA 선수들과의 계약은 잘 이루어지리라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전력 보강을 위해서 외부 FA 계약을 진행하느냐의 문제이다. 과연 한화이글스에 필요한 외부 FA가 있느냐를 결정하는데서부터 시작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외야가 취약한 상태에서 롯데의 전준우는 한화에서 영입하기 가장 좋은 카드로 인식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이는 한화 뿐 아니라 모든 구단이 동일한 상황이다. 키움의 이지영만이 FA 계약을 끝냈을 뿐이다. 아마도 2차 드래프트의 결과에 따라 FA 계약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용덕 감독은 3년 차를 맞이하면서 외부에서 수혈된 전력 보강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이에 반해 전임 김응룡 감독과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 이용규, 정우람, 배영수, 심수창, 권혁, 송은범 등의 외부 FA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손쉽게 전력 보강을 받았으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과연 3년 차를 맞이한 한용덕 감독에게 외부 FA 계약 선물(?)을 선사할지 관심이 크다.

만약 외부에서 FA 계약을 통한 영입이 이루어진다면 롯데의 전준우 카드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화의 내야진도 풍족한 상황이 아닌지라 어떤 카드가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또한, 정민철 단장이 언급했듯이 트레이드 자원이 있다면 시도도 할 것으로 보인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나름의 의미 있는 영입이 이루어지면 겹치는 자원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소소한 트레이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현재 다양한 가능성이 예측되는 트레이드 카드들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0 시즌의 비상을 위해 스토브 리그를 계획대로 체계적으로 잘 지내준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루어져 왔던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동계훈련을 이어갈 한화이글스. 이번 겨울이 선수 개개인을 떠나 팀 전체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기로에 선 2020 시즌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서 바로 지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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