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디저트 카페 ‘담’(대전시 대덕구 삼정동 이촌마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충청의 젖줄 대청호수 길을 달리다 보면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노랗게 물든 낙엽, 울긋불긋한 단풍과 은빛의 갈대와 억새는 사람들을 낭만에 젖게 만든다. 특히 굽이굽이 이어진 산들과 드넓은 대청호가 조화를 이룬 모습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담 카페 전경
담 카페 전경
산책로가 이어진 전경
산책로가 이어진 전경

이촌 마을 대청호수와 붙어 있는 뷰가 좋은 브런치 디저트 카페 담

대전 신탄진 보조댐을 지나 삼정동 이촌 마을로 들어서면 호수 맨 끝에 대청호반을 바라보며 아담하게 지어진 ‘담’ 브런치 디저트카페(담 카페)가 있다. 담 카페는 이촌마을의 여러 카페 중에서 대청호수와 가장 가깝게 접한 곳으로 건물 자체가 예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금강로하스 가족캠핑장 위를 지나면 인적이 드문 삼정동 이촌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담 카페는 행정구역으로는 대전시에 속해 있지만 정말 도시와는 크게 동떨어진 대청호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계절마다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낭만과 휴식의 공간이다.

이곳에 오려면 이촌 마을 입구에서부터 여러 카페를 거쳐야 도착할 수 있지만 간판부터가 잘 보이질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주말엔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때는 마을 전체가 몰려드는 차량으로 주차 몸살을 앓는다.

만두 샐러드
만두 샐러드
구수하고 담백한 송이떡국
구수하고 담백한 송이떡국

주차난을 피하고 싶다면 한 가지 팁을 제공한다. 카페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사토장에 주차를 하고 카페를 찾으면 된다. 1분 거리도 안 된다. 이곳은 매년 1월 1일 대덕구 해맞이 행사를 하는 넓은 곳으로 동시주차 300대는 너끈한 공간이다.

이촌(李村)마을은 경주이씨 사문공파 집성촌이다. 이 대표는 15대 종손이다. 17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지만 동네가 참 예쁘다. 지금은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도 섞여있지만 이곳에서 이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친척간이다. 특히 탈렌트 조보아의 할머니가 찾집을 운영한다고 해서 더 유명해진 마을이다.

고르곤졸라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

갈대, 억새, 호수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은 담 카페

대청호 주변에는 유명한 카페들이 많다. 하지만 담 카페는 갈대와 억새가 호수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은 풍광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어디에서 바라봐도 대청호의 풍광은 보석처럼 빛난다. 특히 카페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뷰는 병풍처럼 펼쳐진 산과 나무, 아름다운 집들이 대청호에 그대로 투영된 모습을 감상하느라 호수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그래서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장 예쁘게 찍힌다.

카페 앞에 있는 경주이씨 선산에는 오솔길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 식사를 마친 고객들이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들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는 호사도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다.
담 카페의 브런치 메뉴는 송이떡국, 만두샐러드, 고르곤 졸라피자 등 3가지. 모든 음식이 재료의 순수한 맛을 살렸다.

카페에서 바라본 대청호 전경
카페에서 바라본 대청호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사토장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광
한국수자원공사 사토장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광

송이떡국은 기존 떡국처럼 각종 조미료, 감미료, 마늘이 들어가지 않고 송이버섯을 우려 낸 육수에 순수하게 송이버섯과 소금으로만 간을 한 사찰음식 같은 떡국이다. 그래서 일반 떡국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산 송이버섯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구수하고 담백하다. 이 맛을 내기 위해 황일형 대표는 계룡산의 한 사찰에서 6개월가량 연수를 했다고 한다.

만두샐러드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맛에 인기. 야채를 위에 키위, 토마토, 오렌지 등 생과일을 썰어 넣은 다음 파인애플 등을 갈아 만든 소스를 뿌려 군만두와 불루베리와 새싹 야채를 고명으로 얹고 손님상에 낸다. 달착지근한 소스와 야채, 과일을 함께 섞어 먹으면 달콤하고 새콤한 맛에 국물까지 다 마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커피와 함께 먹어도 괜찮다. 고르곤졸라 피자는 고르곤졸라 치즈에 호두, 불루베리, 파슬리 등을 토핑해서 화덕에 구워 나간다. 하지만 호두가 치즈의 느끼한 맛을 잡아줘 피자 맛이 담백하다.

담 카페는 대전 대덕구의회 의장을 역임했던 이세형, 황일형 부부가 운영한다. 2018년 대전 대덕구청장 유력후보로 떠올랐지만 뜻하지 않은 경선패배로 정치에 환멸을 느껴 12년 의정활동을 접고 태어나고 자란 이촌마을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 4월 자신의 집에 아담한 건물을 지어 브런치 디저트 카페를 열었다.

정치판을 접고 새롭게 농부로 변신한 이세형 황일형 부부
정치판을 접고 새롭게 농부로 변신한 이세형 황일형 부부
1층 모습
1층 모습

이세형, 구 의장에서 정치판 떠나 아름다운 풍광 만들기 위해 농부로 변신

하지만 카페 운영은 부인이 도맡아하고 이 대표는 농부로 변신해 담 카페를 대청호수의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산책로와 꽃밭을 가꾸고 또 고객들이 편안한 힐링을 위해 자연친화적인 휴식 공간 조성에 여념이 없다. 구의회 의장에서 농부로 주특기가 바뀐 셈이다. 아마도 내년 봄이면 담 카페는 또 다른 멋진 모습으로 변신을 할 것 같다.

주변 텃밭에 각종 농산물을 심는 일도 이 대표 몫이다. 농산물은 음식 재료에도 일부 사용하지만 대부분 지인들이 찾아오면 직접 따서 제공하기도 한다. 연중무휴. 송이떡국 1만 2000원. 만두샐러드 2만 원, 고르곤졸라 피자 1만 5000원. 대전시 대덕구 대청로424번안길 56에 위치해 있다.

테라스 전경
테라스 전경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이촌마을 생태습지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이촌마을 생태습지

요즘 대전근교의 드라이브코스로 만추(晩秋)의 대청호반을 찾는 사람이 많다. 이런 때 답답한 도심 속에서 벗어나 낭만과 휴식의 공간 담 카페를 찾아보자. 대청호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계절마다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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