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랑(대전시 대덕구 이현동281 두메마을 입구)

단풍철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을햇살을 받으며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대청호수 길로 미각충전을 떠나보자. 대청호는 봄에는 벚꽃 길, 가을에는 갈대와 억새군락이 장관인 대전근교의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반찬 접시만 18개와 15종의 장아찌가 있는 30가지가 넘는 한정식 스타일의 장아찌 밥상.
반찬 접시만 18개와 15종의 장아찌가 있는 30가지가 넘는 한정식 스타일의 장아찌 밥상.

대청호반길 정감 가는 장아찌 밥상 초가랑 정감어린 시골정취 느낄 수 있는 곳

신탄진에서 대청댐으로 이어진 대청호반 길을 굽이굽이 가다보면 대전시 대덕구 이현동 두메마을 초입에 시골밥상으로 차려진 장아찌밥상으로 유명한 ‘초가랑’이 있다.

이곳은 30년 요리경력의 김윤섭, 송점대 부부가 토속적인 맛의 시골밥상으로 차려내는 장아찌밥상 전문집이다. 행정구역은 대전시에 속해 있지만 도시와는 크게 동떨어진 대청호의 아름다움과 시골풍경을 계절마다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추,청경채,야콘,연근,마늘쫑,목이버섯,무,가지,도라지, 두릅, 양배추, 양파, 쇠비름, 톳 등 15가지 간장 장아찌와 아삭이 고추 속에 비트에 절인 무장아찌를 넣어 만든 아삭이 무장아찌와 곰피 장아찌
고추,청경채,야콘,연근,마늘쫑,목이버섯,무,가지,도라지, 두릅, 양배추, 양파, 쇠비름, 톳 등 15가지 간장 장아찌와 아삭이 고추 속에 비트에 절인 무장아찌를 넣어 만든 아삭이 무장아찌와 곰피 장아찌
해물 아삭전 밀가루는 별로 없고 부추가 듬뿍 들어가 아삭하게 씹혀 아삭전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해물 아삭전 밀가루는 별로 없고 부추가 듬뿍 들어가 아삭하게 씹혀 아삭전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예전의 초가집을 리모델링한 황토 너와집은 족히 6-70년은 넘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다. 길가의 간판이 없다면 사람이 사는 집인가 싶을 정도로 허름하고 정감이 있는 곳이다. 그 옛날 시골집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추억속의 향수를 자극한다. 주차장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도로에서 비탈길을 조금 내려와야 하는데 경사도 좀 있고 길 폭이 좁아서 조심해야 한다.

나무대문을 안으로 밀고 들어가면 좌식으로 된 방과 입식으로 된 홀이 나온다. 식탁 13개 총 42석이 아담한 자리가 보이고 창가에 옹기종기 놓인 다육이 식물과 도저기 소품들이 눈길을 끌어당긴다.

좌식으로 되어 있는 방
좌식으로 되어 있는 방
입식으로 되어 있는 홀. 뒤에 예전 담배잎 건조장으로 쓰였던 화덕이 보인다
입식으로 되어 있는 홀. 뒤에 예전 담배잎 건조장으로 쓰였던 화덕이 보인다

아삭이무장아찌. 곰피 장아찌 등 17가지 다양한 장아찌 선보여

메뉴는 장아찌 밥상 하나 뿐. 1인 1상을 기본으로 가격은 1만원인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사이드 메뉴로 제육볶음과 해물아삭전이 있다. 이집의 특징은 말 그대로 직접 담근 장과 장아찌로 상차림을 완성한다, 어찌 보면 토속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는 건강한 밥상이라 할 수 있다.

장아찌밥상은 1인 1만원. 작은 접시 하나하나에 갖가지 반찬을 담아 소쿠리(채반)에 담아 내오는데 밥상을 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삭이 고추 속에 비트에 절인 무장아찌를 넣어 만든 아삭이 무장아찌와 곰피 장아찌를 비롯해 정갈하고 정성스럽게 담긴 장아찌와 재철 재료로 만든 나물반찬이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만큼 비주얼이 좋다. 

도자기 소품
도자기 소품
다육이 소품
다육이 소품
대청호수길에서 바라본 초가랑 간판
대청호수길에서 바라본 초가랑 간판

반찬 접시만 18개지만 15종의 장아찌를 합하면 가짓수로는 30가지가 넘는 한정식 스타일의 밥상이다. 혹 장아찌밥상이기 때문에 염도가 높은 것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짠맛은 줄이고 감칠맛은 살린 섬세한 맛의 어머니 손맛의 시골밥상이다. 반찬하나하나가 입맛에 딱 맞는 어머니가 차려준 집 밥 먹는 느낌이다. 1만원에 이렇게 다양한 밥도둑 밥상을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주인 부부의 꾸밈없는 순박함과 정직함이 밥맛을 더해준다.

조금 더 푸짐하고 영양균형을 맞추고 싶다면 오징어와 숙주나물이 가득 들어 있는 해물아삭전과 양념 맛이 살아있는 제육볶음을 주문하면 된다. 아삭전은 전을 씹으면 숙주의 아삭함이 살아있어 이름이 붙었다.

초가랑 입구 전경
초가랑 입구 전경
도로위에서 바라본 초가랑 풍경
도로위에서 바라본 초가랑 풍경
주차장
주차장

오후 5시까지 영업 월요일 휴일. 셋째 주 월, 화 휴일 기억해야 허탕 안쳐

고추,청경채,야콘,연근,마늘쫑,목이버섯,무,가지,도라지, 두릅, 양배추, 양파, 쇠비름, 톳 등 15가지 간장 장아찌는 흔히 접하지 못했던 것들도 많다. 그리 짜지 않고 새콤한 맛이 깔끔하고 재료의 순수한 맛이 살아있다. 여기에 두부, 호박을 넣고 집 된장으로 끓여 낸 된장찌개는 옛날 된장 맛으로 구수하다. 그리고 자리에 앉게 되면 제공되는 에피타이저 따뜻한 무말랭이차도 식욕을 돋아준다.

초가랑은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을 한다. 그래서 시간을 잘 맞춰서 와야 허탕을 치지 않는다. 평일에는 괜찮지만 주말에는 늦게 도착하면 기다림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느 식당처럼 번호표를 주고 순서를 적는 일은 없다. 그냥 오는 순서대로 기다리다 자리가 나면 앉으면 된다. 부부가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님들이 알아서 척척 질서를 지키며 자리에 앉아 밥상을 받는다. 예전에 초가랑은 식사 외에 커피와 전통차 등을 판매했지만 2017년 부터는 차를 판매하지 않고 오로지 장아찌 밥상만 취급한다.

초가랑 김윤섭 대표
초가랑 김윤섭 대표
걸어 들어오는 입구
걸어 들어오는 입구

그리고 이집을 찾았을 때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쉬는 날을 잘 체크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일, 하지만 셋째 주는 밭농사 일과 장아찌 담는 일 때문에 월, 화요일이 휴일이다. 대전시 대덕구 대청호수로1326번길 70-29에 위치해 있다.

이제 답답한 도심 속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시골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현동 두메마을 초가랑을 찾아보자. 예전 외할머니 댁이 떠오르는 이색적인 대청호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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