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조사 용역, 평가항목 배점 기준표 없어
용역사 관계자 “시 판단에 따른 배점”..자의적 평가 인정

천안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타당성조사 용역에 “천안시 의중이 상당부분 담겼다”는 용역사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사진=황재돈 기자)
천안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타당성조사 용역에 “천안시 의중이 상당부분 담겼다”는 용역사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사진=황재돈 기자)

<연속보도>천안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타당성조사 용역에 “천안시 의중이 상당부분 담겼다”는 용역사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사업지 내정 의혹과 관련해 “용역결과에 따라 선정했을 뿐”이라는 시의 해명과 배치되는 대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10월 29일자: 천안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논란..왜? 등>

30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2017년 8월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은 후보지의 입지 타당성, 사업성 등을 분석하고 기본구상(안)을 제시해 타당성 검토 및 향후 사업 추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진행됐다.

당시 용역 수행사는 ▲신당동 109-28번지 일원 ▲성거읍 소우리 205-8번지 일원 ▲목천읍 소사리 248-4번지 일원 후보지 3곳을 대상으로 ▲지리적 위치 ▲주요 도로 접근성 ▲공차거리 ▲민원소지 등을 토대로 종합분석평가를 실시해 후보지를 선정했다. 배점은 ‘매우 양호’ 3점, ‘양호’ 2점, ‘보통’ 1점으로 정해졌다.

천안시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타당성조사 후보지 3곳.
천안시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타당성조사 후보지 3곳.

평가결과 신당동이 23점으로 1위를, 성거읍은 19점, 목천읍은 15점에 그쳤다.

하지만, 용역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배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이 점수가 매겨졌고, 특정 지역에 점수를 후하게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먼저 ‘민원소지’ 항목에서 신당동은 3점, 성거읍은 2점, 목천읍 3점으로 매겨졌다. 신당동은 인근 100m 이내 취락지 형성됐고, 고등학교 2곳이 위치했지만 최고점을 받았다. 반면 성거읍은 아파트 단지와 직선거리로 800m 이상 이격됐지만 신당동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토지매입 용이성’ 항목 배점에선 신당동 2점, 성거읍·목천읍은 각각 3점을 받았다. 각 후보지 평균공시지가는 신당동 18만1000원, 성거읍 16만9000원, 목천읍 3만원이다. 특히 성거읍 경우 시유지가 37%나 포함됐다. 그럼에도 신당동은 다른 후보지에 비해 1점이 적었을 뿐이다.

배점의 형평성은 ‘공차거리’ 항목에서 두드러진다. 각 후보지는 시청·터미널·역으로부터 평균 공차거리가 5.2km(신당), 7.6km(성거), 8.5km(목천) 떨어졌다. 배점에선 신당동은 3점을 받았고, 성거읍과 목천읍은 최하점인 1점에 그쳤다.

결국 배점기준을 마련한지 않은 채 신당동을 중심으로 불리한 항목은 배점차를 줄이고, 유리한 항목은 배점차를 크게 두는 자의적인 평가가 진행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용역사 관계자는 “배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었다. 용역사와 지자체의 판단에 따른 배점이었다”며 “(배점은) 아무래도 우리가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천안시 사업이기에 그쪽 의중이 많이 담겼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비싼 돈 들여 어디 곳이 최적지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한 것이다. 특정지역, 업체에 특혜를 주기위한 의도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용역결과에서 신당동 부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그곳을 사업지로 선정했을 뿐이다. 우리가 용역을 한 것도 아닌데 배점부분에 대해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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