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글바글김치찌개(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지족역 1번 출구 쪽)

김치찌개는 된장찌개와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기름진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의 조화가 환상적으로 1년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국인의 영원한 소울 푸드이다.

너무나 흔해서 동네분식점부터 고급음식점까지 어디를 가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한국인이라면 평생 이것만 먹으라고 해도 상관없는 '음식 그 이상의 음식'이다.

김치찌개
김치찌개
통 갈비를 취향에 맞게 가위로 자르고 있다
통 갈비를 취향에 맞게 가위로 자르고 있다

곰삭은 맛 기다림의 맛, 묵은지의 김치찌개 유성맛집 인기몰이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반석마을2단지 207동 옆에 있는 ‘바글바글김치찌개’는 외식업 26년의 소재을, 송한준 부부가 대전 유성에서 갈비와 푹 삭힌 묵은지로 만든 김치찌개 하나로 직장인들 입맛을 사로잡은 김치찌개전문점이다.

지족역과 반석역 중간 주택가에 위치한 식탁 14개의 작은 매장이지만 식사 때가 되면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김치찌개의 맛은 육수와 묵은지가 좌우한다. 육수는 엄나무를 비롯해 멸치, 돼지 뼈 표고버섯 등 9가지 재료를 넣고 끓여낸다. 이 육수에 돼지갈비와 1년 이상 된 묵은지를 포기 째 넣고 끓여내 손님상에 낸다.

포기김치가 덮여 나오는 김치찌개
포기김치가 덮여 나오는 김치찌개
갈비
갈비

보통 김치찌개는 김치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끓이는데 이곳은 김치도 통째로, 돼지갈비도 통째로 나온다. 손님들에게 김치나 고기를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증표이기 때문이다.

김치 담는 방법도 다르다. 보통 무를 비롯하여 모든 고명은 채를 썰어 넣는데 이집의 김치는 배추를 제외한 모든 재료는 갈아서 넣는 게 특징이다. 찌개를 끓이면 소가 빠져나와 국물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김치를 담글 때부터 노하우가 형성된 맛이라 할 수 있다.

김치찌개는 손님이 김치와 돼지갈비를 취향대로 먹기 좋게 자른다. 잘 익은 묵은지를 쭉쭉 찢어먹는 맛도 재미있다. 갈비를 김치와 함께 싸 먹으면 육즙과 어우러져 씹는 식감이 살아있다. 고기양도 많지만 김치양도 푸짐하다. 가격이 조금 세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

바로 익혀서 먹는 맛이 아니라 장독대에서 익혀 나오는 깊은 맛의 김치 맛 덕분에 김치찌개의 풍미가 돋보인다. 한마디로 시원하고 칼칼하고 상큼한 맛이 목 넘김까지 개운해 입맛을 당기게 한다. 먹으면 먹을수록 묘하게 중독된다. 시골에서 토속적인 맛으로 끓여주던 엄마 표 김치찌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김치찌개 한상차림
김치찌개 한상차림
밥맛 좋은 솥밥
밥맛 좋은 솥밥

고랭지 배추로 연간 20톤 담아 포기김치 통 갈비로 손님상에 내

김치찌개는 오래 끓일수록 묵은지에서 수분이 빠져나와 더 맛있게 진국이 된다. 여기에 솥에 찰 지게 지은 찰솥밥도 식탐을 자극한다. 김치찌개는 묘하게 집곡밥보다 쌀밥이 궁합이 맞는다. 밥맛이 좋아 이집을 찾는 단골손님도 많다고 한다.

김치는 매년 김장철에 강원도 고랭지 배추를 밭떼기로 구입해 20톤가량 담아 저온 숙성시켜 사용한다. 묵은지는 푹 익은 신김치다. 정확하게는 숙성이 빨리 되어 신맛이 나는 김치라기보다 오래 푹 익혀 신맛이 덜 나는 신김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묵은 김치는 발효과학의 절대 신비라고 할 수 있다.

묵은지에서 우러나오는 발효된 깊은 맛은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맛이다. 그래서 먹어본 사람만이 느끼는 희열이 있다. 김치와 고기를 김에 싸서 먹는 맛도 괜찮다. 연중무휴로 오후 3시-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메뉴에 없는 계란말이(5천원)도 인기가 많다.
메뉴에 없는 계란말이(5천원)도 인기가 많다.
소재을 대표
소재을 대표

소재을 대표는 당진이 고향이다. 남편 송한준과 26년 동안 월평동 왕릉갈비 등 대전에서 외식업을 운영하고 2012년 지족동에서 바글바글김치찌개를 오픈했다. 친정엄마의 음식솜씨를 배워 어떤 음식이든지 소 씨의 손을 거치면 맛있어 손맛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집의 음식은 뭐든 입맛에 맞는다. 특히 청양에서 농사지은 가지, 호박, 고추 등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대전시 유성구 지족로349번길 30에 위치하고 있다. 김치찌개 1만원(2인 이상)

한국인은 일상생활에서 김치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사실 전문조리사들도 요리 할 때 가장 어려운 메뉴 중 하나가 김치찌개라고 한다. 대충 만들어도 될 것 같지만 김치는 시시각각으로 맛과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조리장도 맛을 균일하게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담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막상 김치찌개 맛집을 찾으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에 있는 바글바글갈비김치찌개 전경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에 있는 바글바글갈비김치찌개 전경

음식솜씨 좋은 소재을 대표 손맛 엄마 표 시골향수 느낄 수 있어

특히 김치 외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취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도 김치찌개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다. 묵은 김치의 매력은 발효숙성과정에서 발생하는 곰삭은 맛이다.

즉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깊은 맛, 톡 쏘는 맛, 새콤한 맛, 시원한 맛이 두루 어우러져서 절묘하게 삭은 맛이다.

이제 이런 곰삭은 김치로 만든 대전 유성 지족동 바글바글김치찌개 맛보러 가보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은 기다림의 맛 특별한 김치찌개가 기다리고 있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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