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용 CCTV 5년간 190% 증가, 과태료만 246억 원
같은 기간 증설된 공영주차장 8곳 227면 불과

천안 불당동 상업지구 불법주정차 모습. (사진=황재돈 기자)
천안 불당동 상업지구 불법주정차 모습. (사진=황재돈 기자)

천안시 대표 상업지구인 불당동과 두정동 일대가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천안시는 공영주차장 확대 설치 대신 주정차위반 단속용 CCTV 설치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천안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종담(라선거구)·복아영(다선거구) 의원이 천안시에 요청한 ‘주정차위반 단속용 CCTV 설치현황’, ‘공영주차장 신설 현황’ 시정질문 답변서에 따르면 지역에 설치된 단속용 CCTV는 총 203개로 집계됐다. 이중 2015년 이후 신규 설치된 CCTV는 133개로 최근 5년간 190% 증가했다.

이에 따른 주정차 위반 과태료도 수백억 원에 이른다. 최근 5년간 과태료 부과 현황(동남·서북구)을 보면 총 66만6225건을 적발해 246억510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건립된 공영주차장은 주차난을 해소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신규 건립된 공영주차장은 동남·서북구 포함 8곳, 227면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주차난이 심각한 불당동·두정동 상업지구 인근 주차장 신설은 전무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경 천안시 불당동 한 도로에 불법주차된 차량들 모습.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경 천안시 불당동 한 도로에 불법주차된 차량들 모습.

“주차장 건설 뒤 단속해야”..순서 바뀐 행정 질타

이 같은 상황에 지역 시의원들은 “주차할 곳도 없는데 단속만 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불당동에 지역구를 둔 이종담 의원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불당동 상업지구 내 주정차 감시카메라가 여러 대 설치됐는데 상권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주차장을 먼저 건립하고 단속을 강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행정이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간 주정차위반 과태료를 수십억 원씩 예비비로 적립해 둔다. 이 돈이 공영주차장 건립 등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따져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정차위반 단속용 CCTV 설치현황도. 천안시 제공.
주정차위반 단속용 CCTV 설치현황도. 천안시 제공.

市, 주차장 전수조사 실시 “불당동 주차장 충분”

부설주차장 이용가능토록 ‘조례 개정’ 추진

한편 천안시는 최근 지역 주차수급실태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실시해 향후 주차장 건립계획을 내놨다. 1순위로 2022년까지 129억 원(국비·시비 절반)을 들여 325면의 천안공고 지하 공영주차장 건립을 추진한다. 2순위로 118억 원을 투입해 불당동 물총새공원 지하에 공영주차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여기에는 211면이 들어선다.

특히 시는 불당동을 8개 블록으로 나눠 주·야간 주차수급실태조사(공동주택 제외)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8개 블럭에 위치한 주차시설(노상·노외·부설)은 총 5408면으로 주간 주차수요 3439면, 야간 3835면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8개 블록 중 상업지구가 아닌 2곳에서 주차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상업지구 내 주차장은 있지만 시민들이 주차장 위치를 모르거나 편의를 위해 불법주정차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차수급실태조사표(노상+노외+부설, 공동주택 제외). 천안시 제공.
주차수급실태조사표(노상+노외+부설, 공동주택 제외). 천안시 제공.

시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건물에 속한 부설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설주차장을 개방토록 유도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내용은 조례로 만들어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입주민들로부터 불법주차에 대한 민원이 과다하고 이로 인한 생활 불편이 야기되는 점을 고려할 때 기존 부설주차장을 단기 임대해 임시 공영 노외주차장으로 운영하는 방안과 노상주차장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 부족 민원에는 “조사결과 주차장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주차는 부설주차장 등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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