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명을 주도한 그리스와 아테네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해상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것이 바탕이 되었는데, 아시아와 유럽이 사이에서 교통로가 되었던 오늘날 터키 지역인 소아시아(Asia Minor)도 그리스가 차지했다.

터키의 아나톨리아 지방은 내륙에서의 카파도키아가 그러했듯이 서남쪽 해안에 있는 도시 에페소(Ephesus)도 해상무역을 주도했던 그리스인들에 의해서 BC 1044년경 건설되었는데, 전설에 의하면 아테네의 왕 코드로스(Codrus)의 아들 안드로클로스(Androclus)왕자가 ‘멧돼지와 물고기를 만나는 곳에 도시를 건설하라’라는 신탁을 받고 그런 지역을 찾아 헤매던 중 찾은 곳이라고 한다.

안드로클로스 왕자가 물고기를 잡아서 구워 먹으려고 불을 피웠을 때, 에게해의 거센 바람이 불면서 불똥이 숲으로 튀어 불이 났다.

그때 숲에 숨어있던 멧돼지가 놀라서 뛰어나오는 것을 보고 그곳에 도시를 건설한 것이 바로 고대 에페소라고 하는데, 안드로클로스 왕자가 건설한 도시는 ‘고대 에페소’의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서쪽으로 1200m쯤 떨어진 곳이다.

1. 터키 지도
1. 터키 지도

아테네인들이 건설한 에페소는 BC 7세기경 페르시아의 침략을 받고 살다가 BC 334년 마게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Alexandros the Great: BC 356~323)에 의해서 해방되었다.

당시 알렉산더 대왕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아르테미스 신전(Temple of Artemis)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이곳을 정복했다고 하는데, 아르테미스 여신을 모신 신전은 당시 에페소의 상징이었다.

동서문물이 어우러지고 이오니아 지방의 중심도시였던 에페소는 우리가 그리스인으로 알고 있는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 BC 540~ BC 480), 탈레스(Thales of Miletus: BC 624~ BC 545) 같은 철학자들이 태어난 도시로서 알렉산더 대왕의 사후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는 아시아와 유럽 사이를 연결하는 최대의 상업 도시로 성장하여 로마제국이 아시아를 통치하는 총독이 주재하는 도시가 되었다.

1-1. 에페소 지도
1-1. 에페소 지도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황제(Augustinus: 354~430) 통치 시기에는 ‘로마제국의 5대 도시’ 중 하나였는데, 현재 발굴되고 있는 에페소 유적들도 대부분 이 시기에 건설된 것이다. 이 시기에 에페소는 로마의 안토니우스(Marcus Antonius: BC 82~ BC 30)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Cleopatra: BC 60~BC 30)의 사랑의 무대였고, 또 예수(Jesus: BC 4~ AD 30) 사후 1세기에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제자들이 기독교 전파를 위하여 이곳에 정착했다.

즉 37년 사도 요한이 이곳에서 마리아를 보살피면서 요한복음과 요한계시록을 저술하고, 사후에 이곳에 묻혔다. 에페소 유적 남문 매표소에서 가까운 셀주크에는 마리아가 살던 유적도 있다.

또 사도 바울도 65년부터 68년까지 이곳에서 전도하면서 에페소 교회를 세웠는데, 그가 로마로 건너가서 선교하다가 감옥에 갇혔을 때 옥중 서신을 보낸 것이 신약성경인 ‘에베소서’여서 매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기독교인이 성지순례차 찾아오고 있다.

 에페소는 260년경 유럽에서 건너온 고트족의 약탈과 방화, 그리고 말라리아와 대지진으로 도시가 폐허로 될 때까지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헬레니즘 문화와 로마 문화가 꽃을 피웠는데, 사람들은 에페소를 로마제국 시대의 황금기로서 로마보다 더 로마답고, 그리스보다 더 그리스다운 곳이라고 말한다.

2. 에페소 시내
2. 에페소 시내
2-1. 네거리 조형물
2-1. 네거리 조형물
3. 에페소 한인식당
3. 에페소 한인식당

에페소가 쇠퇴하게 된 것은 지진으로 도시가 파괴되고, 또 카이스테르 강에서 밀려오는 흙모래가 점점 쌓이면서 항구의 기능을 상실한 때문이라고 한다. 에페소에서 약 1㎞쯤 떨어진 곳에 있던 항구가 지금은 약 6㎞가량 멀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에페소까지는 직항노선이 없고, 파묵칼레(Pamukkale)가 있는 데니즐리까지 터키항공이 직항노선만 있다. 따라서 터키항공을 타고 데니즐리에 도착한 뒤에는 약 2시간 반가량 버스를 타고 에페소까지 이동하거나 국적기 직항노선이 있는 이스탄불로 가서 터키 국내선 여객기로 갈아타는 길도 있다.

1시간쯤 떨어진 이즈미르주의 주도(州都)인 이즈미르(Izmir)에서 에페소까지는 약 50㎞인데, 정기노선 버스를 타거나 봉고차 같은 여행객용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터키 서쪽 지방의 최대도시 이즈미르는 이스탄불, 앙카라에 이어 터키 제3의 도시로서 고대 그리스 시인으로서 유럽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작가로 호메로스(Homeros: BC 800?~ BC 750)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 이즈미르의 주변에는 페르가몬 왕국의 유적이 있고, 남쪽에 에페소, 북쪽에 트로이(Troy)가 있지만, 정작 이즈미르에는 터키의 독립전쟁 때 대화재로 문화유적이 대부분 소실되어서 남아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 여행객은 이즈미르를 공항을 이용하여 에페소나 트로이 등 인근 유적지를 찾아가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4. 에페소 발굴 유물들
4. 에페소 발굴 유물들
4-1. 크레디아거리에서 본 유적
4-1. 크레디아거리에서 본 유적
4-2. 켈수스도서관
4-3. 오데온 유적
4-3. 오데온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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