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역대 최연소 "아빠와 풀코스도 완주할래요"
시각 장애 아빠와 함께 결승선 통과

사진=5km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이승화(오른쪽) 양과 아버지 이시환(51)씨
사진=5km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이승화(오른쪽) 양과 아버지 이시환(51)씨

제19회 대청호마라톤 5km 여자부 우승은 법동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이승화 양이 차지했다.

이 양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각장애 1급인 아버지와 끈으로 손을 묶고 결승선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이시환(51)씨와 손을 꼭 잡은 이 양은 5km 여자부 우승이라는 사실에 한동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 양이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해마다 대청호마라톤에 참가한 부녀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우승의 공을 서로에게 돌렸다.

이 양은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아빠가 응원해 줘서 완주할 수 있었다"고, 아버지 이 씨는 "눈이 불편한 나를 딸이 이끌어주는 것"이라고 주고 받았다.

이 씨는 "당연히 마라톤은 힘든거지만 인내심을 가르쳐 주는 참교육"이라며 "말로만 하는 것 보다는 현장에서 같이 뛰고 아빠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5년 여년 전 산업재해로 시각 장애를 입은 이 씨는 우연히 강의를 나가게 된 초등학교에서 마라톤을 처음 접하게 됐으며 딸인 이 양도 마라톤의 길로 이끌었다.

이 씨는 "그 초등학교가 졸업전에는 무조건 마라톤을 한 번 씩 뛰어야 하는 학교였다. 그 모습을 보고 아저씨도 마음 놓고 달려보고 싶다.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고 있어서 뿌듯하다"며 "아빠의 뜻을 따라주고 있는 딸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이 양도 "아빠와 함께하는 마라톤이 시험공부나 다른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돼서 오히려 내가 고맙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다"며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양은 "아빠가 항상 시각장애인이라서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훌륭하고 고마운 아빠"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아빠의 손을 꼭 잡았다.

이 씨의 바람은 언젠가는 풀코스도 완주하는 것이다. 그 바람에 딸인 이 양도 끝까지 함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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