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여 매입한 12살 430평 건물 ‘철거 위기’
오광영 시의원 “건물활용 위한 공론화 필요” 주장

철거나 활용이냐 기로에 놓인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성산교회' 건물. 자료사진.
철거나 활용이냐 기로에 놓인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성산교회' 건물. 자료사진.

[연속보도] 지은 지 12년 밖에 되지 않는 건물을 수십억 원을 들여 매입하고 또 다시 수억 원을 들여 철거하는 것이 과연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이 불붙었다.  (본보 지난 2일자 중구 옛 성산교회 철거 제동 ‘시의회 예산삭감’ 보도)

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광영 대전시의원(유성2)은 “대전시가 철거를 추진하는 옛 성산교회를 활용하기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지난 2일 폐회한 대전시의회 245회 임시회 과정에서 집행부가 추경예산으로 편성한 옛 성산교회 철거예산 1억 9000여만 원 삭감을 주도했다. 

이미 보상까지 끝마쳐 대전시민 모두의 재산이 된 지하1층 지상3층에 연면적 1420㎡(430평) 규모 공공자산을 철거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오 의원은 “주민복합시설이나 마을도서관 등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당초 주민복합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대전시와 중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활용계획을 구체화시키지 못하자, 그럴 바엔 철거를 하자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7월 대전시 도시재생과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인근 주민들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자(58%)는 의견을 보였고, 도서관을 만들자(36.7%)는 구상에 많은 수가 동의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지역 통장과 자생단체, 60대 이상 고 연령층에서 철거민원이 강하게 제기됐다. 지난 3월에 실시된 주민설명회에서도 이들이 철거를 강하게 주장한 반면, 학부모와 어린이집 원장 등 40대 이하 젊은 연령층에서는 존치 후 활용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이 같은 여론변화와 관련해 오광영 시의원은 “주민들이 행정난맥상에 대한 오랜 피로감 때문에 민원을 제기한 측면이 크다”며 “옛 성산교회 건물은 대전시민 모두의 자산이다. 가까이 사는 주민뿐만 아니라 대전시민 모두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을 낭비하는 잘못된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교회 매입을 위한 보상비 16억 7300여만 원이 이미 지출됐고, 건물활용을 위한 리모델링 예산 10억여 원이 이미 확보된 상태다. 철거가 결정되면 리모델링 예산은 불용처리 할 수밖에 없다. 

선화동 주민 A씨는 “빈 교회건물을 철거할 것이냐 그냥 놓아 둘 것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철거하자는 쪽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리모델링 예산이 있고, 잘 활용할 방안이 있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주민시설로 잘 활용할 방법이 있다면 활용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에 지어진 성산교회는 2012년 선화용두재정비촉진지구 공원조성계획 당시 철거하려 했으나 2014년 문화회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 한 변경계획이 수립됐다.

2016년에는 철거안이 도시공원위원회에 부의되었으나 부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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