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수처리장 논란 시의회가 답 내려면
[사설] 하수처리장 논란 시의회가 답 내려면
  • 디트뉴스
  • 승인 2019.09.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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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유성구 원촌동에 있는 하수처리시설을 금고동으로 옮기는 사업에 민간투자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민영화 논란이 거세다. 대전시는 이 사업에 필요한 8500억 원을 자체 조달할 여력이 없는 상태여서 민간자본에 맡겨 추진해 왔다. 2016년 한 대기업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KDI에 사업 적격성 검토를 의뢰해 사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이에 따라 허태정 시장은 지난 6월 말 원촌동 하수처리장과 오정동 분뇨처리장을 통합하는 하수처리장을 2025년까지 금고동에 새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거세지면서 논란으로 번져있다. 해당 시설의 노조와 진보적 시민단체 정의당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거세고 하수처리시설이 옮겨갈 금고동 주민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대의 주된 이유는 다르다. 시민단체와 노조는 이 시설이 민영화 과정을 밟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가장 커 보이고, 금고동 주민들은 시설이 이전해오면 악취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점이 무엇보다 걱정거리다. 그러나 현재 악취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원촌동 인근 주민들은 조속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의 피해 때문에라도 이 시설은 옮기든 개선하든 해야 할 상황이다. 큰 돈이 들더라도 금고동으로 옮기는 게 근본 대책인 만큼 민간자본으로 새 하수처리장을 짓고 30년간 운영을 맡기려는 게 대전시의 구상이다. 민간자본으로 짓더라도 시에 기부채납하기 때문에 소유권이 시에 있는 만큼 민영화 우려는 없다고 대전시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을 맡기는 방식 자체가 민영화와 진배없다는 게 노조와 시민단체의 시각이다.

민영화는 시설 직원들의 신분 안전성을 떨어뜨리는 것이어서 노조에선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대전시가 민간투자 방식으로 가겠다는 생각이면 이런 우려부터 불식시켜야 한다. 민영화가 아니라는 말만 반복해선 안 된다. 대전시와 노조 사이의 문제만은 아닌 만큼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설득해야 한다. 

대전시의회, 찬성 반대 주장 정확성 객관성부터 확인을

물론 민영화 자체가 악(惡)은 아니다. 경쟁을 통해 효율을 추구할 수 있는 게 민영화의 장점이다. 대처 수상이 영국병을 치료하면서 영국 남부의 런던 시민들은 북부 스코틀랜드에서 물을 끌어다 먹었다고 한다. 경쟁은 더 멀리 있어도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든다. 민영화의 효과다.

대전시가 추진하려는 민간투자 방식이 이런 경쟁 효과를 갖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민영화는 재정난을 핑계삼고 민간투자를 빙자해 특정 업자에게 이권을 챙겨주는 수단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말 많은 서울 지하철9호선과 대전의 갑천유료도로도 명분은 재정부족에 따른 민간투자였지만 나중 보니 민간기업만 배불리는 사업이었다. 

하수처리장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불신이다. 추진의 주체인 대전시와 반대 측이 각자 내세우는 수치와 근거부터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적지 않다. 대전시는 이전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반대 측은 시설을 이전하지 않고 개선하는 방식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느 한쪽 말은 사실이 아니다.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이 문제에 대해 대전시의회가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갖고 있다. 의회는 집행부의 주장은 물론이고 반대 측과 이해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여 어느 주장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두르기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를 통해 대전시와 시민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더 좋은 선택일지 고민하면 된다. 150만 시민 누가 묻더라고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는 답을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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