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국 관련 사안만 바라볼 수 없어, 민생 챙겨야”
黃 “국정 마비시키고 ‘민생 올인’, 파렴치한 이야기”

왼쪽부터 강훈식-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 황교안 한국당 대표.
왼쪽부터 강훈식-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 황교안 한국당 대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한 달 넘게 진행 중인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를 민생과 경제 분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조 장관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야당의 ‘프레임 정치’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석 연휴 이후에도 조국 장관 문제가 계속 정치권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는 질문에 “조국 장관에 관련된 사안들은 언론과 정치권에서 관심사항이긴 하지만 청와대가 계속 그것만을 바라볼 수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민생, 경제 활력, 일자리 관련 브리핑을 했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좀 더 다져가기 위한 한 주가 되기 때문에 외교‧안보, 경제, 민생 부분들을 더욱 심도 깊게,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살피고 점검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훈식 “조국 임명 다음 단계가 더 본질”
“민생 문제 잘 다뤘으면 좋겠다는 요구 많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조 장관 사퇴 요구를 ‘정치공세’로 일축하며 정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을)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석 민심을 전하면서 “어쨌든 ‘경제가 많이 어려운데 좀 싸우지 말라’, 제가 볼 때 조국 장관 임명을 두고 ‘큰 싸움’이었다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민생 문제를 잘 다뤘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또 “(조 장관이)검찰 개혁을 얼마나 해내는지가 지금부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그게 결국은 국민의 지지에서 보면 많은 요구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임명 다음 단계가 더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향해서는 “청문회를 최대한 뒤로 미루면서 소위 조국 흠집 내기에 집중했던 게 사실이다. 여론의 악영향을 만들고, 그 악영향을 통해 임명을 저지하려고 했던 전략을 가졌던 게 팩트”라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이 문제가 인사청문회의 무용론까지도 거론하기 시작되는 지점이다. (한국당은)처음부터 우리는 (조국을)낙마시킬 것이라고 답을 정해 놓고 끌고 나왔던 무리한 결과 값이 검찰에 대한 논란과 쟁점까지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추석 민심, 조국보다 민생”
“야당, 국회에서 일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

같은 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추석 민심도 조국 장관 이야기가 주였을 것이라고 듣고 싶겠지만, 그게 아니고 역시 민생이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저희 지역구의 경우 아파트 밀집지역이라 재래시장보다 상가가 주로 있다. 상가에 가보면 잘 되던 곳도 몇 군데 문 닫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아파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냉골에 온기가 흐르듯이 따뜻한 경기부양책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꽤 많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국 장관 임명 전후, 민심이 술렁거리긴 했으나 야당이 여기에 명운을 걸고 당력을 집중할 만큼 효과적으로 했느냐. 그러면 야당 지지율이 대폭 상승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저는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한국당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민생을 강조하면서, 또 국회의 일이 있는 것이고, 행정부의 일이 있는 것이고, 법무부 장관의 일이 있는 것이고, 사법부의 일이 있는 건데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으면 몰라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야당도 박수칠 만큼 강도 높고 전광석화 같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 야당은 국회에서 일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며 장외투쟁 중인 야당의 복귀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한 방송사의 차기 대권주자 설문조사에서 조 장관이 3위에 오른 것에 “당초 문재인 대통령께서 조국 장관을 지명할 당시는 주식으로 말하면 ‘기대주’ 정도로 평가됐다. 그런데 무려 두 달 가까이 야당과 언론이 (조국을)키웠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1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20대 마지막 국회 정기회 막을 올린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내일부터 정기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민생입법과 경제·외교·안보 현안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더 이상 정쟁을 핑계로 민생을 외면한다면 따가운 민심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한국당은 더 이상 조국 장관을 핑계로 장외투쟁 등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올인해 국회의 의무와 제 역할에 소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교안 삭발 투쟁..‘조국 사퇴’ 압박 이어가
정용기 “조국 물타기용 민생 이야기 자체가 우스워”

하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국정감사와 예산국회 내내 ‘대치 전선’을 이어가며 정부 여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대전 대덕구)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을 얘기하는데,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모든 경제학자들과 시장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은 ‘정부가 나서서 모든 것을 규제하고 개입하지 말라’고 한다. ‘주 52시간 강요하지 말라’, ‘최저임금 급격히 올리고 강제하지 말라’는데, 이 답을 청개구리처럼 피해가려 하고 반대로 가는 게 이 정권”이라고 맹비판했다.

정 의장은 또 “그렇게 해서 민생이 이렇게 어려워졌는데, 지금 와서 ‘조국 물타기용’ 민생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우스운가”라고 반문했다.

황교안 대표는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권이 오로지 조국 지키기에만 매달리면서 정상적인 국정이 붕괴된 상황이다. 스스로 국정을 마비시켜 놓은 것”이라며 “그래놓고 ‘정쟁중단’, ‘민생 올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계속해서 “그동안 민생을 챙겨온 것이 누구인가. 그런데 나라를 망쳐놓은 것이 누구인가. 그런데 이제 와서 ‘정쟁중단’, ‘민생 올인’ 정말 말도 안 되는 파렴치한 이야기”라며 조 장관 파면과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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