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우리는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삶이 그리 호락호락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더 흥미진진한 듯 합니다.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합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이런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다, 이런 사람은 피하고 싶다’라는 각각의 유형이 있습니다. 사람과 소통하며 살기에 ‘사람간의 관계’는 빠질 수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은 피하고 싶다’라고 생각해 본 적인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잘 살아오셨거나 자신 외엔 무관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만큼 사람에게 한 번 이상 상처 경험이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 대상이 타인일 수도 있고,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피하고 싶지만 꼭 만나는 사람이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이런 사람은 아닐까요? (1) 연약한 척 하는 사람 (2) 다른 사람을 대접하듯 깍듯이 대하지만 그 내면은 탐욕과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잔머리를 굴리는 사람 (3) 갑집을 당하는 사람처럼 표정을 짓지만 실제로는 무서운 갑질을 하는 사람 (4) 돈과 명예에 눈이 멀어 은혜도 모르는 사람 (5) 자신을 도와주고 키워준 스승을 배신하고도 모자라 타살하는 사람 (6) 도움은 많이 받으면서 자신의 것은 전혀 베풀지 못한 사람 (7)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8) 겸손한 척 하면서 자신이 착하고 인성이 높다고 말하는 사람 (9) ‘나 이런 사람 아니라는 거 아시잖아요’ 라고 말하면서 자신 말만 믿으라고 세뇌시키는 사람 (10) ‘돈에 욕심 없다’고 말하며 순진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마음 속으로 계산하는 사람 (11) 여리고 착한 사람들만 골라 그 마음을 이용하며 정서적 학대를 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종류에서 한 가지 특징을 가진 사람을 만나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피하고 싶은 사람으로부터 듣고 싶지 않는 말들이 자신의 귀에 들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특히 들리는 그 말 중에 자신에게 꽂히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을 ‘선택적 단어’라고 표현하는데 그 ‘선택적 단어’가 자신에게 들리는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선택적 단어’에 예민하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부분을 놓치 못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자신의 열등 부분일 수 있습니다. 질투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 사람이 강의로 엄청난 돈을 벌었대.’, ‘커피숍을 시작했는데 완전 대박 났대.’, ‘돈 많은 사람을 만나서 팔자가 펴졌대.’, ‘사 놓은 건물이 시세가 올라서 2억의 이익을 받았대.’, ‘실력도 없는데 빽이 좋아서 잘 나간대’ 등 여러 이야기 속에서 어떤 단어들이 귀에 남아 있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자신이 선택한 단어를 가지고 자신을 탐색해 보세요. 어떤 부분이 자신의 욕망으로 남아있는지를, 또는 부러움의 질투인지를 살펴보면 자신에게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택적 단어’를 탐색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과 자신의 삶의 길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 소리도 듣지 마라’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피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그만큼 상처가 깊다는 것이고 ‘가시 같은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그 사람의 존재는 자신에게 전혀 의미가 없다 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욕망과 야심을 알기 전에는 서로의 만남이 나름의 의미가 있고 좋은 추억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였을지도 모르지만, 철저한 이기적인 사람이란 것을 알았을 때는 믿고 싶지 않는, 기억하고 싶지 않는 것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그 한 사람으로 인하여 삶의 바닥을 쳤다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하고는 ‘악연’임을 지각해야 합니다. 이제는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더 이상 그 사람의 말이 환청처럼 들리는 것에 휘말리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는 ‘악마’와 같은 강력한 힘이 있기 때문에 표면적 결과물들이 보여 지고 들릴 것입니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순간 흔들리고 힘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악마’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교활하고 음흉해서 ‘좋은 사람’으로까지 변신을 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내가 될 수 있고, 내가 아주 근접하게 만나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일 수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느냐에 따라서 누구나 숨겨진 발톱을 들어낼 수 있음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서로 상처를 주거나 받거나 하는 그런 관계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습니다. 덜 손해 보기 위해서, 더 이익을 얻기 위해서 끝까지 인연이 아닌 인연을 붙잡는 것은 오히려 화를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심리상태가 어떤 상태인지를 항상 점검하는 것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며, 자신 또한 다른 사람에게 피하고 싶은 존재가 되지 않는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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