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투수의 활약과 재계약, 토종 선발 찾기 마무리

9위에 머무르고 있는 한화이글스의 남은 20경기는 내년 시즌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다.
9위에 머무르고 있는 한화이글스의 남은 20경기는 내년 시즌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다.

2019 시즌 페넌트레이스가 최소 15경기(키움), 최대 22경기(삼성)를 남겨두고 있다. 가을야구의 마지막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NC와 KT의 계속된 5위 경쟁(1경기 차이)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까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KT의 절실함과 다시 신흥 강호로의 자리매김을 위한 NC의 치열함이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 될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시즌 내내 최강으로 1위 자리를 단단하게 지켜왔던 SK에게 위기가 닥쳤다. 가을 곰 두산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주일 만에 승차를 3.5경기까지 줄였다. 반면 키움은 두산과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과연 두산이 대역전의 드라마를 쓰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가져갈지 아니면 SK가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켜낼지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또한 키움도 다시 두산을 위협할 수 있을지도 재미있는 관전거리가 될 것이다. 한편, 최하위 탈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화와 롯데는 한화가 힘을 내면서 두 경기 차이로 승차를 벌리며 여유를 찾는 모습이고 롯데는 다시 4연패에 빠지면서 여간 힘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수 서폴드와 채드벨 어떻게 볼 것인가!! 

2019 시즌 한화이글스의 선발진은 그야말로 답이 없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코칭스태프의 계획대로, 팬들의 기대대로 들어맞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이글스 외국인 투수 최다승과 탈삼진 타이틀 홀더에 빛나는 샘슨과 결국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서 활약 중인 헤일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채 선택한 두 명의 투수, 서폴드와 채드벨. 과연 이들이 구단이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명쾌함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타선의 도움도 없고 수비의 도움도 완벽하게 받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이것으로 서폴드와 채드벨의 활약에 대한 아쉬움을 모두 덮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서폴드는 27경기 164⅓이닝 9승 11패 3.89, 16QS를, 채드벨은 24경기 141⅓이닝 7승 9패 3.88, 12QS를 기록하고 있다. 투고타저 시즌에서의 성적치고는 아쉬움이 분명히 남는다.

두 외국인 투수의 평균 자책점은 16위(채드벨)와 17위(서폴드)에 위치해 있다. 승패와 상관없이 아주 단순하게 평균 자책점만 놓고 본다면 아쉬운 2선발 즈음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두 선수 중 한 선수는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성적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SK의 산체스, 두산의 린드블럼, 키움의 브리검, 요키시, LG의 켈리, 윌슨, NC의 루친스키, KT의 쿠에바스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화가 이 두 선수를 선택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대목은 이닝 소화 능력이었다. 샘슨에게는 부족했던 부분을 이 두 선수가 충분히 메워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다. 서폴드는 164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3위를 기록하고 있고 채드벨은 부상은 4번 정도의 등판이 미뤄진 상황에서 14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6위에 위치하고 있다. 정상적이었다면 채드벨도 10위권에 위치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물론 건강에는 위험이 존재하게 되었다.

즉, 최하위권의 타선과 평균 정도의 수비 능력을 가진 한화에서 이 두 선수가 보인 역량은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처참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시즌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과연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어떤 결론을 내릴는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충분히 고민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두 선수가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성적이 훨씬 나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리그에 적응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내년 시즌, 1년의 적응 기간 그리고 이용규와 하주석이 돌아오고 정은원이 성장하고 장진혁이 주전으로 자리 잡을 센터 라인의 수비는 올 시즌에 비해 매우 좋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외국인 투수들의 아쉬웠던 부분들을 냉정하게 분석해서 보완이 가능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나은 선수를 데려올 확률과의 싸움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종 선발 찾기 지속해서 후보군 추리는 것이 관건

한용덕 감독의 취임 2년 동안 한화이글스는 토종 선발 찾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어느 선수 하나 선발로서 안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후보군들이 있었지만 반짝 활약에 그쳤을 뿐 믿을 만한 선발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과연 코칭의 문제인지, 선수 개인 기량의 문제인지, 아니면 시스템의 문제, 스카우팅의 문제인지는 냉정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 됐다. 토종 선발은 김광현이나 양현종 같은 슈퍼 에이스가 아닌 이상 평균 정도(규정 이닝과 두 자리 승수)의 성적만 올려도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의 추세가 젊은 영건들의 선발 안착이다.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리그 전반에 걸쳐 젊은 영건 선발들을 찾아 보기 힘들다. 그래도 상위팀들에게는 꾸준하게 선발로 투입의 기회를 받고 성장하는 젊은 선발들이 있다. SK의 박종훈, 문승원, 두산의 이용찬, 이영하, 키움의 최원태, 안우진, 이승호, NC의 이재학, 구창모, KT의 김민, 배제성 등이 있다. 여기에 LG의 차우찬, 두산의 유희관, 삼성의 윤성환 등은 여전히 좋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토종 선발들이다. 

이들과 견줄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을 찾아보자. 없다. 유일하게 이름을 넣을 수 있는 선발은 장민재 정도이다. 장민재도 108⅔이닝(30위)을 소화했지만 규정 이닝에는 미치지 못하고 평균 자책점은 5.30이다. 순위에 들어온다면 25위 수준이다. QS은 7회로 32위 수준이다. 뭔가 아쉬운 3선발 정도 되겠다.

5년차에 접어든 김민우와 김범수, 군 입대를 1년 미뤘던 김재영, 알을 깨지 못한 고졸 3년차 우완 김성훈, 한용덕 감독의 신임을 얻었던 2년차 좌완 박주홍, 여기에 신인 대졸 박윤철까지 그 누구도 선발로 안착하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견 임준섭과 군에서 복귀한 좌완 송창현 그리고 고졸 신인 김이환, 해외파 출신 김진영까지 선발로 기회를 받으면서 무한 경쟁에 들어갔다. 

이 선수들 중 반짝 활약은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좌완 김범수만이 가장 오랜 기회를 받으며 기대를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김범수도 결국 밀려나고 말았다. 최근 김이환이 주목을 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희망을 안겨주고 있을 뿐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제 한화이글스가 남은 시즌에서 내년 시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선발 후보군을 추리는 것이다. 그래야 마무리 훈련과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경쟁 체제를 갖추고 내년 시즌을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분명한 것은 저 위에 언급된 선수들이 모두 내년 선발 후보군이 되어야 동기 부여가 된다. 하지만 전지훈련에 시작되기 전에는 확실함을 갖고 더 추려서 훈련에 임해야 한다. 책임감도 부여하고 집중적으로 기량 향상도 꾀해야 한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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