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통기획, 9호선 사장, 한국교통연구원장 역임
‘MB맨’ 논란 여지 있지만, 전문성·경력은 ‘역대 최고’
공사 사장, 단순 관리형 넘어 기획-정책 역할강화 예고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차기 대전도시철공사(이하 공사) 사장 후보로 김경철 전 한국교통연구원장을 낙점했다. 주로 관리형 경영자에 머물렀던 공사 사장의 역할이 기획과 정책 영역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 후보자는 충남대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행정학 박사 출신으로 지난 1992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시작으로 서울시 교통정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시 교통개혁단 단장을 맡아 서울시 간선급행버스 체계(BRT) 도입을 이끌었으며 2009년부터 2년간 서울지하철 9호선 위탁운영사인 ‘베올리아 트랜스포트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11년 8월 제12대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취임 당시에는 ‘MB맨’으로 거론되며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운영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 있었던 만큼 논란이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이 밖에도 김 후보자는 유엔이 지원하는 국제기구 시티넷 부사무총장, 카이스트(KAIST) 녹색교통대학원 초빙교수 등을 지냈다. 

역대 대전시장들이 주로 정치적 인연을 바탕으로 지역 정치권 인사나 고위 공직자 출신 사장을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에 기용해왔지만, 이번 김경철 후보자 낙점은 성격이 사뭇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달 이뤄진 공사 사장 공모에는 총 11명이 응모해 이 중 7명이 면접을 거쳤고, 지역대학 A교수와 코레일 임원 출신 B씨, 김경철 전 원장 등 3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들 3명 중 김 전 원장을 낙점하고 22일 결재까지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를 거쳐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 오는 3일께 시장이 의회에 청문요구를 하면 의회는 20일 이내에 특위를 구성해 간담회를 실시한 뒤 적격여부 의견을 담아 경과보고서를 전달해야 한다. 

김 후보자에 대한 시의회 인사청문 간담회에서는 과거 정권과의 관계, 교통철학, 조직관리, 지역사회와 소통계획 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될 예정이다. 청문위원들은 특히 공사 당면 과제인 도시철도2호선 트램도입,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 교통공사 설립 등에 대한 해법과 비전 제시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인사권자인 허태정 시장이 김 후보자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이냐도 중요 관심사다. 단순 관리형 사장의 역할만 맡기기에는 ‘오버스펙(넘치는 경력)’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트램본부나 교통건설국 등 공조직과 상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사 사장의 역할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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