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미국의 존경받는 성공자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의 자기관리 실천덕목 13가지 중 마지막 덕목인 겸손(謙遜)에 대해 공감해 보기로 한다.

▴ 프랭클린은 겸손의 덕목을 가장 어렵게 여겼다.
프랭클린은 원래 자기관리 실천덕목으로서 12가지를 정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프랭클린에게‘대화를 할 때 자존심을 너무 드러내고, 토론할 때도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여 사람들이 자네를 오만한 사람이라고 어길지 모를 것이다.’는 충고를 해 주었다고 한다. 

프랭클린은 친구의 이러한 충고를 받아들여‘겸손’이라는 덕목을 13번째로 추가하였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 항목인 겸손이 늘 문제였다고 고백한다. 
앞의 12덕목은 잘 지켰다고 만족하는 순간‘나는 겸손한가?’라는 항목에서는 언제나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78세 때 쓴 회고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돌이켜보건대 그토록 갈망했던 완전한 덕의 경지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에 나는 좀 더 선하고, 좀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렇다. 
학식과 재능을 갈고 닦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겸손의 덕목을 갈고 닦는 것이요. 
돈, 권력, 명예보다 더 어렵고 중한 것이 겸손의 덕목을 실천함이 아니겠는가.

▴ 겸손은 산처럼 높지만 땅처럼 낮추는 것이다.
주역에서 겸(謙)의 뜻을 나타내는 괘 명은 땅(地)아래 산(山)이 있는 상(象)의 지산겸(地山謙)이다. 
풀이해 보면, 산처럼 높은 학덕이나 재능, 권세가였더라도 자신을 땅처럼 낮다고 생각하고, 산처럼 높은 공을 세웠다 해도 땅처럼 낮추는 것이 겸(謙)의 뜻이라 풀이해 본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산처럼 높이 여기더라도 자기 자신은 땅처럼 낮추는 것이 겸손인 것이다.

▴ 겸손은 하심(下心)과 허심(虛心)이다.
세종 때 우의정을 지낸 맹사성은 19살에 장원급제하여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되었다. 
자만심으로 가득 찬 맹사성이 어느 날 그 고을의 선사를 찾아가 덕담을 청하였다. 
선사는 맹사성에게‘착한 일을 많이 하면 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맹사성은‘군수인 저에게 할 말이 고작 그런 시시한 말입니까?’하고 거만하게 일어서려하자 선사는 맹사성을 자리에 앉히고 차나 한잔하고 가라면서 차를 따라 주었다. 

선사가 따르는 찻물이 찻잔을 넘쳐 방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이에 맹사성이‘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이 흥건합니다.’
그러자 스님이 맹사성에게 일침을 가했다.
‘찻잔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도 어리석게도 오만이 넘치는 것은 왜 모르십니까?’

선사의 이 말에 맹사성은 부끄러운 마음에 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그만 문틀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선사가 이 모습을 보고 또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지요.’
그렇다. 
겸손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만의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下心) 
그리고 자만을 마음에서 비워야 한다.(虛心)

▴ 겸손하면 이익을 받는다.(謙受益)
겸손은 자기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것이다. 
자신을 낮추고 비우면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수가 있어서 결국 이익을 얻게 된다. 
그래서 겸수익(謙受益)이라 했다. 

반면에 자기 자신이 가득 찼다고 자만하면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어 결국 손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나와 남 그리고 세상사에 절대 필요한 덕목은 겸손이다. 
자신에게 겸손하면 믿음과 발전을 이룰 수 있고 남에게 겸손하면 사랑과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세상사에 겸손하면 실패와 화를 면할 수 있는 것이다.

▴ 겸손하되 비굴하지 말아야 한다.
겸손(謙遜)에서 겸(謙)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미덕이고 손(遜)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받드는 미덕 즉 공손이다. 
과공비례(過恭非禮) 즉‘공손이 지나치면 예가 아니다.’라 했다. 
윗사람에 대한 공손도 지나치면 아부가 되고 비굴이 될 수 있다. 
겸손도 정도에 지나치지 않아야 미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겸손과 비굴은 다르다. 
겸손은 내가 가득 찼기 때문에 낮추는 것이고 비굴은 내가 모자라기 때문에 아부하기 위하여 나를 낮추는 것이다.

▴ 그렇다. 
누구나 겸손함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겸손하기는 쉽지 않다. 항상 나 자신을 낮추고 비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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