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삼성 외국인 투수와 SK 포비아 극복 실패, 의미 있는 경기 필요

한화이글스의 2019 시즌은 총체적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이대로 가다간 내년 시즌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화이글스의 2019 시즌은 총체적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이대로 가다간 내년 시즌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9 시즌 페넌트레이스가 최소 21경기(키움), 최대 28경기(삼성)를 남겨두고 있다. NC와 KT의 계속된 5위 경쟁(1경기 차이)은 가을야구의 마지막 주인공을 가리기 위해 치열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KT의 절실함이 매 경기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 경기차의 접전에서 과연 어떤 결론이 나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두산과 키움의 2위 쟁탈전(1.5경기 차이)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 것이며, 꾸준하게 4위를 지키고 있는 LG가 마지막 3위 도전(5경기 차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남은 시즌을 바라보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한화와 롯데의 최하위(0.5경기 차이) 경쟁(?)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팬들의 애처로운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오랜만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거짓말 같은 주간 5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선발진은 무너졌고 불펜의 부진은 여전했으며 타선 또한 터지지 않았다. 야수들의 경기 집중력은 떨어질대로 떨어져 팬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었다.

토종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졌다. 장민재는 부상 복귀 이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등록 말소가 되었고 희망을 안겨줬던 중견 좌완 임준섭도 한계를 보였다. 다만 신인 김이환이 희망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주말 두산 전에 복귀가 예상되었던 외국인 투수 채드벨은 복귀 일정을 이번 주로 미뤘다. 

삼성 외국인 투수 상대로 속수무책, SK 포비아 극복 언제쯤

2019 시즌 한화이글스에게 삼성의 외국인 투수는 난공불락이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특히 맥과이어에게는 철저하게 당하고 말았다. 맥과이어와 헤일리 그리고 새로운 투수 라이블리까지 세 명의 외국인 투수에게 빼앗긴 경기가 무려 6경기이다. 

특히 맥과이어에게는 4승을 내주고 말았다. 맥과이어는 시즌 4승 8패 5.05를 기록하며 퇴출당했다. 즉, 한국 무대에서 거둔 4승이 모두 한화에게만 거두었다는 것이다. 한화전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2.67(피안타율 0.163), 27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33개를 뽑아냈고 4월 21일 경기에서는 무려 노히트노런(2사사구, 13탈삼진)을 달성하기도 했다.

역시 퇴출된 헤일리는 5승 중에 1승을 한화전에서 거두었다. 한화가 맥과이어에 비해 공략은 했지만 승운은 헤일리에게 있었다. 맥과이어를 대신해 영입된 라이블리에게도 한화는 공략 당하고 말았다. 라이블리의 두 번째 선발 등판이자 한화와의 첫 만남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었다. 4안타만 허용하고 12개의 탈삼진은 덤이었다. 라이블리는 다음 경기인 키움 전에서 2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올시즌 삼성에게 3승 10패로 철저하게 밀렸다. 그 중 퇴출된 두 외국인 투수에게 5패를 당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 지 참 난감한 기록이다. 아마 한화가 아니었다면 맥과이어의 퇴출은 더 빠르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삼성 상대로 9승 7패를 거두었던 한화였기에 삼성 외국인 투수의 공략 실패는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삼성은 한화의 5위 경쟁 팀이었고 지금은 불과 8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데미지로 다가왔다.

최근 한화는 SK를 만나면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2017년 5승 11패, 2018년 5승 11패, 올시즌에는 4승 10패를 기록하면서 철저하게 밀렸다. 2017년은 김성근 감독의 퇴진과 팀 부진이 맞물리면서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으나 지난 시즌에는 3위에 랭크되면서도 5승 11패로 SK의 천적 관계를 끊어내지 못했다. 

올시즌에도 변함없이 세 시즌째 “SK 포비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두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4승 10패. 두 경기를 모두 내준다면 최악의 상대 전적을 기록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과연 세 시즌 연속해서 SK에게 맥을 못 추고 있는 이유와 그 극복 방안을 여전히 찾고 있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시즌에는 SK 거포 군단의 장타에 무너지는 모습이었고 올시즌에는 산체스(3경기 2승 1패, 2.70), 김광현(3경기 1승 1패, 1.50), 박종훈(4경기 4승, 1.75)의 선발진에 철저하게 눌리고 있다. 특히 언더핸드 박종훈에게는 삼성의 맥과이어에게 당했던 것처럼 올시즌 할 수 있는 게 없이 공략 당하고 말았다. 

어느 팀이든 천적인 팀도 선수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화의 올시즌은 유독 천적 관계가 심하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고비마다 팀의 상승세도 꺾이고 치고 나가지 못하는 모습들이 자주 보이고 있다. 전력 분석의 문제인지 선수 개개인의 멘탈의 문제인지 냉정하게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시즌 의미 있는 경기를 통해 얻는 게 있어야

얼마 남지 않은 시즌에서 과연 한화이글스가 해야 될 일들은 무엇인가. 내년 시즌을 기약하는 것도 좋지만 남은 경기들을 원활하게 치러내야 한다. 현재 44승을 거두고 있는데 4할 승률을 위해서는 58승이 필요하다. 나머지 경기에서 6할에 가까운 승률을 거둬야 가능한 수치이다. 최소한의 자존심인 4할 승률을 거두기 위한 냉정함이 필요하다. 아울러,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고른 기용과 활약으로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 한다. 

시즌 개막과 함께 하주석의 부상으로 오랜만에 풀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오선진과 고졸 2년차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정은원은 시즌 막판으로 오면서 더욱 힘겨운 모습이다.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일 때 관리가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은 시즌 내내 남아 있다.

오선진은 시즌 초반 의외로 하주석의 부상 공백을 너끈하게 매워주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체력적 문제에서 기인한 부상으로 이탈한 후 복귀했다. 복귀 후 정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페이스가 떨어지고 말았다. 현재는 0.233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정은원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3-4월 0.314, 5월 0.279, 6월 0.309를 기록하며 3할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7월 0.203, 8월 0.230을 기록하며 급전직하하면서 현재 0.271까지 타율이 떨어졌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관리가 이루어졌다면 7, 8월을 잘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최근 오선진과 정은원은 안정적이었던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잃은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체력 저하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시즌 초, 중반 호잉의 부진, 김태균의 아쉬운 장타, 정근우의 부상과 부진, 송광민의 부진이 겹치면서 베테랑들도 제 몫을 해주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여기에 믿었던 불펜은 무너졌고 여전히 토종 선발들은 여전히 유망주에 그쳤다. 외국인 투수들이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버텨줬지만 투, 타 밸런스는 맞지 않았다.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남은 시즌 한화이글스의 경기들은 상당히 중요하다. 내년 시즌 다시 한번 가을야구를 바라본다면 남은 경기에서 의미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것을 얻어내고 찾아내야 할 것이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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