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설문조사, 축제준비 내부 만족 ‘10% 불과’  
노조위원장 “개선책 협의하려 했으나 8차례 면담 거부”
중구 주무부서 “자발적 참여, 일부 개선책 시행” 해명

지난해 효문화뿌리축제 폐막식 모습. 자료사진.
지난해 효문화뿌리축제 폐막식 모습. 자료사진.

대전 중구의 대표축제인 효문화뿌리축제에 대해 행사를 준비하는 구청 직원들조차 만족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과 주민들을 동원하는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중구는 지난 5월 노동조합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직원 불만을 접한 뒤 일부 개선책을 만들었지만 불만은 여전한 상태다.

중구공무원노동조합(이하 중구노조)은 지난 5월 22일부터 이틀 동안 17개 동 행복센터 직원 207명을 상대로 ‘효문화 뿌리축제 운영방법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158명 직원 중 88.6%가 축제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만족(1.9%)과 만족(8.9%) 의견은 10명 중 1명꼴인 10.8%에 불과했고, 보통(38.6%)이거나 불만족(29.7%), 매우 불만족(20.3%) 등 의견이 다수였다.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 등 부정적 의견이 응답자의 절반인 50%에 이르렀다.  

‘효문화 뿌리축제에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복수 응답 허용)에 응답자의 70.5%가 1순위로 꼽은 대목은 ‘직원 및 주민에 대한 강제동원’이었다. 2순위 개선사항은 먹거리 장터 운영(68.1%), 3순위는 동 퍼레이드 운영(52.7%)으로 나타났다. 

직원 및 주민동원 개선을 위해 68.8%가 완전한 민간 위주로 축제를 추진하고,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희망했다. 먹거리 장터 운영방법 개선을 위해 82.4%가 민간 요식업체 및 푸드 트럭 등을 입점 시켜 다양한 장터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자유롭게 기재 받은 결과, 23.4%의 응답자들은 구체적으로 ▲효문화 컨셉과 관계없는 동 퍼레이드 즉각 폐지 ▲완전한 축제 민간 위탁추진으로 경쟁력 제고 ▲직원들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권리 보장 ▲먹거리 장터 강제 직원동원 즉각 폐지 등을 각각 호소했다. 

중구노조는 이 같은 설문조사를 근거로 박용갑 구청장 등 집행부에 축제운영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었지만, 박 청장 등이 노조와 만남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별도로 연락을 해오지 않아 정식 건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두섭 6대 중구노조 위원장은 “비서실에 4번, 총무국장에 4번 면담 요청을 했으나 현재까지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효문화축제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직원들 애로사항을 대변하고자 했으나 소통 구조가 차단 돼 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축제 주무부서는 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직원 불만사항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뒤 일부 축제운영방식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7개 동 모두 먹거리부스를 운영했으나 올해는 자발적으로 신청한 8개동만 운영하기로 했다. 또 2교대 등으로 시간을 나눠 직원을 투입시키고, 자원봉사 시간 10시간을 추가 부여하기로 했다. 공중화장실 청소 등은 직원 대신 자원봉사를 투입하기로 했다. 

축제 주무부서 관계자는 “특히 먹거리 장터가 환경개선이 가장 필요하고 근무환경이 제일 취약한 곳이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축제에 동원되는 직원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교대근무를 실시하는 만큼, 개선사항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주무부서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일부 직원들은 “개선된 것이 별로 없다”거나 “강압적으로 신청을 받아놓고 자발적으로 신청했다고 생색내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구 직원 A 씨는 “중구의 가장 큰 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것에 이견이 있는 공무원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를 위해 다수의 공무원들이 ‘자원봉사’라는 명목으로 반강제적으로 희생당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직원 B 씨는 “국가 유망 축제를 만들기 위해선 효문화 축제 컨셉과 맞지 않는 부분을 개선하고, 민간에 위탁해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며 “직원과 자생단체 회원들만 왔다갔다하는 축제가 아니라 관람객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달 27일부터 3일 간 중구 뿌리공원에서 열리는 제11회 효문화뿌리축제는 제5회 칼국수축제와 동시에 개최되며, 뿌리공원 하상주차장 일대가 먹거리 부스로 사용된다.

<디트뉴스>는 효문화뿌리축제를 다녀가는 방문객뿐만 아니라 축제를 준비하는 직원들까지 모두 행복하고 만족해야 한다는 취지로 노조위원장 인터뷰, 중구 공식입장, 근본적 원인과 대안제시 등 후속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