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2차장 브리핑 통해 정부 결정 배경과 향후 전망 밝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23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국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23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국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한국과 일본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추가 설명을 통해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번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일 안보협력 와해나 완전한 정보교류 차단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 기본 입장이다. 또 한미 동맹 역시 이번을 계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23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어제(22일) 정부의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국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어 “지소미아는 양국간 고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것인데, 일본이 이미 한일 간에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하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이 상실됐다”고 종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일 신뢰관계 훼손..지소미아 유지 명분 상실”
“日, 수차례 협의 시도에 응하지 않고 외교적 결례”

그는 특히 “일본은 작년 우리 대법원 판결이 1965년 청구권협정과 위배되며, 따라서 우리가 국제법을 위반했으므로 우리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면서 우리에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를 취했다”며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 정부는 1965년 청구권협정을 부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관되게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 군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작년 대법원 판결은 이를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수차례 협의를 시도했지만,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지소미아 종료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한일갈등 문제를 비롯해 한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미 측과 수시로 소통했으며, 특히 양국 NSC간 매우 긴밀하게 협의했다”며 “정부는 이번 결정이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지금보다 더 굳건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김 차장은 끝으로 국민들에게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충청권 여야 “지소미아 종료 환영” vs “국면 전환용”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상민-박범계 의원, 자유한국당 정용기-정진석 의원.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상민-박범계 의원, 자유한국당 정용기-정진석 의원.

여야 충청권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대해 폼페이오 ‘실망스럽다’, 미 국방부 ‘강한 우려와 실망’-적반하장, 후안무치 아베에겐 한마디도 못하더니 되레 그 따위 소리나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사안과 상황을 간명하게 하는데는 원칙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환영했다. 박 의원은 “일본 아베가 신뢰를 잃어 수출규제를 한다고 했으니 고도의 군사 정보를 공유하기란 더 어려운 일 아니겠나”라고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소미아 종료가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논란과 의혹을 돌리려는 정략적 수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대전 대덕구)은 이날 오전 긴급 안보연석회의에서 “이번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마디로 국익을 외면하고 국민을 위험 속으로 몰고 가는 결정”이라며 종료 철회를 촉구했다.

정 의장은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국내 정치용 국면 전환 카드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한마디로 지소미아 파기 타이밍을 살피고 있다 ‘조국 구하기’ 프로젝트에 여론호도용 전략으로 활용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지소미아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연결해주는 고리였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그 고리를 파기했고, 그에 따른 혹독한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가 안보를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정부”라며 “문 정부의 오기 정치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