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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지켜온 돼지김치찌개 명소 ‘학선식당’
43년 지켜온 돼지김치찌개 명소 ‘학선식당’
  •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23 09: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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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선식당(대전시 중구 선화동 은행선화동주민센터 앞)

옛 충남도청 옆에서 43년 동안 돼지김치찌개 등 가정식 백반으로 유명했던 학선식당이 대전시 중구 은행선화동 주민센터 앞으로 이전했다.

돼지김치찌개
학선식당의 대표메뉴 돼지김치찌개

43년 돼지김치찌개로 유명 4월 은행선화동주민센터 앞으로 이전

학선식당은 고성곤(73),유명희(70) 노부부가 43년을 한곳에서 자리를 지켜오면서 묵은 장맛의 구수함을 전해주며 그리움과 추억의 장소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 4월 건물주 사정으로 부득이 이전을 했다. 대전에서 가정식 백반 집으로는 가장 오래된 곳이다.

가정식 백반은 역시 가정집에서 먹어야 제 맛이 난다. 학선식당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이다. 예전에는 오래된 건물이라 외관이 허름했지만 새로 이전한 곳은 일단 외관이 깨끗하다. 예전 모습과 비슷하다. 단체회식할 수 있는 방도 2개나 있다.

메뉴는 돼지김치찌개를 비롯해 된장찌개, 조기찌개, 오징어찌개, 돼지두루치기 등 가정에서 먹던 음식이다. 저녁에는 생 삼겹살이 인기가 많다.

돼지김치찌개를 접시에 담고 있다
돼지김치찌개를 접시에 담고 있다

돼지김치찌개
돼지김치찌개

55년 요리경력의 부부 요리사의집, 시골 향수를 느끼는 집

돼지김치찌개는 돼지 사골로 24시간 이상 푹 우려낸 육수에 직접 담근 묵은지를 2시간 이상 푹 고은 것이 맛의 비결, 김치찌개 맛을 결정짓는 것은 묵은지와 돼지생고기. 적당히 삭은 묵은 김치의 맛 덕분에 김치찌개의 얼큰한 풍미가 돋보인다. 돼지 전지살과 두부를 넣고 끓여낸 김치찌개는 얼리지 않은 생고기와 양념이 밴 김치 국물이 들어가 상큼하면서 시원하고 목 넘김이 개운하다.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다.

특히 묵은지가 아삭아삭 살아있어 씹히는 식감이 입안에서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엄지손가락 크기로 뭉텅뭉텅 썰어 넣은 살과 비계가 적당히 섞인 고기는 탱탱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김치와 싸 먹으면 육즙과 어우러져 씹는 식감이 좋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시골에서 토속적인 맛으로 끓여주던 김치찌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가격은 6000원으로 착하다.

돼지김치찌개
돼지김치찌개 한상차림

내부 방
내부 방

돼지고기 두루치기도 돼지고기와 애호박 등을 넣고 강한 불로 금방 볶아내 쫄깃한 게 특징이다. 된장찌개 역시 토속적인 맛이다. 멸치육수에 담근 된장을 풀어 우렁이와 두부, 호박을 넣고 끓여 나오는데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밥맛도 다르다. 논산 광석면에서 도정해서 올라온 쌀은 밥맛이 좋아 모든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특히 식재료에 대해서는 최고가 아니면 쓰질 않는다. 그리고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 사용한다.

고성곤, 유병희 부부는 신선(神仙)처럼 사는 학(鶴)을 뜻하는 '학선'을 식당상호로 지었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나와 내 가족이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하고 제일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스럽게 준비해 손님상을 내는 것이 경영철학이라고 한다. 아마도 학처럼 산다는 게 이런 게 아닌가. 그런 정성은 계절마다 바뀌어 나오는 반찬하나하나에 모두 배어 있다. 여기에 인심까지 후해 달라는 대로 주는 넉넉함도 이집을 다시 찾게 되는 이유다. 가가운 거리의 단골은 고 대표가 직접 베딜도 해준다.

내부 방
황토로 꾸며져 있는 내부 방

내부 홀
내부 홀

추억의 김치찌개 맛 착한가격 6000원  모든 재료 국내산 사용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그만하려고 했지만 40년 이상을 도와주신 단골손님들의 성화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욕심안내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장사를 하려고 합니다.”

고성곤 대표는 전북 부안이 고향으로 1963년 대전에 올라와 지금은 없어진 선화동 요정에서 요리를 배웠다. 그러다보니 요리경력이 55년이 넘는다. 부인 유병희 씨 역시 요리사 출신이다. 그래서 못하는 요리가 없다고 한다. 각자 요리 집에서 일을 하던 이들 부부는 결혼 후 1976년 학선식당 간판을 달고 개업을 했다.

당시에는 검찰청, 법원, 경찰청 도청. 시청 등 공무원들과 직장인, 계모임을 하는 아주머니들이 밥 한 그릇 먹기 위해 수십 분 씩 기다리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지금은 선화동이 예전만 못해 비교 대상이 아니지만 40년 이상을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하며 이곳을 기억하는 단골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일요일, 공휴일 휴무, 44석(방2개) 대전시 중구 보문로337번길 26에 위치해 있다.

대전 중구 은행선화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학선식당 전경
대전 중구 은행선화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학선식당 전경

가정식 백반은 그 말을 듣기만 해도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된다. ‘가정식’ 이라는 말이 그렇고, 나오는 반찬들이 그렇다. 학선식당은 어머니가 손수 차려준 밥을 그리워하는 손님들이 찾는 집이다.

이곳에서 시골고향의 맛과 어머니 손맛을 느낀다면 학선식당은 일부러 찾아 가볼만한 집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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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봉 2019-08-28 02:13:36
맛집을 알려줘서 넘 감사합니다
이야기는 많이들었는데 담에꼭 가보겠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