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 신탁계좌 입금 선분양 증거로 추정 ‘고발 결정’ 
시행사 KPIH “선분양 이유없다, 충분히 소명할 것”

유성복합터미널 투시도. 자료사진.
유성복합터미널 투시도. 자료사진.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시행업체가 행정절차를 어기고 선(先)분양에 나섰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업체는 절대로 선분양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유성구청은 정확한 사실 확인에 나서겠다며 수사기관에 고발조치했다. 

16일 유성구에 따르면, 구는 이날 유성복합터미널사업 시행업체 KPIH를 경찰에 고발했다. 일부 투자자가 KPIH측 신탁사인 KB부동산신탁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유성구는 입금 사실만 확인했을 뿐, 정확한 입금 횟수와 규모는 파악하지 못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KB부동산신탁에 사실 확인을 요청한 결과 특정자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선분양 예약금으로 추정할 수 있기에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다는 차원에서 수사기관에 고발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신탁에 이체된 돈이 선분양 예약금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명백한 위법”이라는 것이 유성구 관계자의 전언이다.  

유성구는 지난 달 15일 유성복합터미널사업에 대한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KPIH가 사업성 확보의 핵심인 오피스텔과 상가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약 600억 원대 토지대금 완납 후 착공·분양신고를 해야 한다. 그 이전의 사전분양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것. 
 
때문에 KB부동산신탁에 입금된 돈이 투자자의 선분양 예약금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의 입금인지를 가리는 것이 경찰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업자인 KPIH측은 “총 매출액이 1조 원대인 큰 사업을 하면서 왜 선분양이라는 무리수를 두겠느냐”며 “선분양 논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투자자 의사타진 정도가 있었다면 모를까, 선분양이 이뤄졌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겠다는 유성구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도 경찰에 출석해 사실 그대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많은 분들이 재무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데, 우리는 자금확보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유성복합터미널 상권 활성화 등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토지대금은 납부기한 이내인 9월 초에 완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성복합터미널 건축 사업의 정상추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 사업이 지난 10년 이상 공전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첫 공모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지만 협상과정에서 사업을 포기했고, 2011년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해 2차 공모가 무산된 바 있다. 2013년 진행된 3차 공모에서는 롯데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후순위 협상대상자와 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되다 결국 사업을 포기하면서 4차 공모가 진행됐다. 그러나 4차 공모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주실업과 본협약 체결이 무산됐고, 후순위였던 KPIH가 사업권을 갖게 됐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사업은 유성구 구암동 10만 2080㎡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10층 규모로 복합여객터미널을 비롯해 환승시설(BRT환승센터, 환승주차장), 문화시설, 오피스텔, 행복주택을 2021년까지 건설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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