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역대도지사들과 공공시설인 충남도서관에서 오찬
도민 "우리도 도서관서 음식배달 시켜 먹어도 되냐" 일갈
충남도 "향후에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 해명

지난 7일 양승조 충남지사와 역대 도지사들, 도 관계자들이 공공시설인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다목적실에서 오찬을 진행해 구설에 올랐다.(시민제보)
지난 7일 양승조 충남지사와 역대 도지사들, 도 관계자들이 오찬을 즐긴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다목적실. 평상시에는 워크숍과 교육문화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는 곳이다. (시민제공)

양승조 충남지사가 역대 도지사들과 간담회를 하며 충남도서관에서 오찬을 즐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공공시설인 도서관을 사유화한 것은 물론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충남도는 도정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전달하고 당면 현안을 논의한다는 목적으로 역대 도지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23대 한양수 전 지사, 24·32~34대 심대평 전 지사, 29대 박태권 전 지사, 31대 김한곤 전 지사 등 4명이 참석했다.

간담회 이후 양 지사를 비롯한 부지사, 실국원장, 역대 도지사 등 16명은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다목적실에서 오찬을 진행했다.

음식은 홍성의 유명한 한정식 집에서 공수, 1인당 4만 원 정도가 소요됐으며 전골 등을 데우기 위해 휴대용 가스레인지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의 강당과 다목적실은 도청과 소속기관의 교육, 회의, 워크숍 및 도서관의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대외에 대관이 되지 않는 곳이다. 또 충남도서관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화재위험, 악취, 혐오감을 주는 물품을 소지한 자'는 출입을 제한한다고 돼 있다.

그런 곳에서 도 지휘부와 역대 도지사들은 불을 피우고 오찬을 즐긴 것. 지난해 4월 도서관 개관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오찬이 진행된 날은 도서관 휴관일도 아니고 오히려 방학기간이라 도서관 이용객이 평소보다 많은 상태였으며 이후 문화교육동에서 진행된 교육프로그램에서도 음식 냄새 때문에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역대 도지사들에 대한 예우를 위해서라면 도서관에서 차로 2~3분 거리인데다 주방시설이 갖춰진 충남도청 지하1층 구내식당 백제홀에서도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에, 워크숍이나 교육 등이 이뤄지는 도서관에서의 오찬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상황을 지켜 본 홍성군민 A 씨는 "형평성에 어긋나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럼 도서관 이용객들도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는 것이냐"고 불만을 나타내며 "병풍 뒤에서 불을 사용해 음식을 데우고 하는 것도 위험해 보였다. 도민들과의 소통과 더 행복한 충남 등을 강조하지만 공직사회의 권위적인(?) 행태나 과한 격식과 의전 등은 누가 도정을 맡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이와 관련 도서관과 도 관계자 등은 "역대 도지사들에 대한 정성과 성의를 표하고 거동이 좀 불편하신 고령의 전 지사님도 계셔서 도서관을 둘러 본 후 동선상 그곳에서 오찬을 진행하게 됐다"며 "공기청정기도 가동하는 등 시설사용 부분에서는 최대한 안전하고 적법한 선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번에는 좀 특별한 케이스였지만 향후에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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