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인위적 리빌딩과 느슨한 팀 분위기, 아쉬운 팀 운영

한화이글스가 조기에 최하위를 확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최근 경기력이 최악이다.
한화이글스가 조기에 최하위를 확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최근 경기력이 최악이다.

2019 시즌 페넌트레이스가 순위 경쟁을 더하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SK, 키움, 두산, LG의 가을야구 진출은 8부 능선을 넘은 모양새이고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신흥 강호 NC와 창단 최초의 가을야구를 꿈꾸는 KT의 대결이 흥미를 끌고 있다. 여기에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기아가 5강행의 티켓을 잡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면서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 

디펜딩 챔피언 SK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성큼 다가서 있는 가운데 키움과 두산의 2위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빠져들었다. LG는 넉넉한 4위권을 유지하면서 호시탐탐 3위권을 노리고 있으나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여기에 롯데와 한화의 탈꼴찌 경쟁도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팬들의 시선과 관심은 멀어진 상태이다. 

최하위에 처진 한화이글스는 8월 2연전 체제에서도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한 채 좋지 않은 흐름의 경기력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9위 롯데와의 승차는 더욱 멀어졌고 자칫 조기에 시즌 최하위 확정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선취점 후 추가 득점 실패, 실책이나 실책성 플레이로 실점, 그리고 한순간 무너지면서 역전패” 또는 “선발진의 호투 후 불펜진의 부진으로 역전패” 등의 가장 좋지 않은 흐름의 경기를 펼치면서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스스로 내주는 역전패를 연이어 당했기 때문에 한화이글스의 덕아웃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인위적인 리빌딩과 느슨해진 팀 분위기로 인한 아쉬움과 어려움

박종훈 단장 영입 이후 김성근 감독을 퇴진시키고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를 지나 한용덕 감독 시대가 열린 것은 2018 시즌이었다. 박종훈 단장과 한용덕 감독은 의기투합해 한화이글스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였다. 바로 세대교체를 통한 강팀으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것이었다.

여기에 그들의 공식적인 첫 시즌이었던 2018 시즌에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깜짝 성적을 올리면서 세대교체에 대한 희망을 굳건히 했고 2019 시즌에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성적과 리빌딩을 추진하게 되었다. 프렌차이즈 레전드 지도자들의 복귀로 그동안의 패배 의식을 떨쳐 내는 좋은 분위기 속에 이루어진 결과물들이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좋은 흐름에서 추진된 리빌딩의 과정 속에 불협화음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특히 그동안 팀을 지탱해오던 베테랑들과의 충돌(?)은 팀의 선수층을 약하게 했을 뿐 아니라 팀 분위기 또한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불펜의 핵심 요원이었던 박정진의 은퇴, FA로 영입되었던 배영수, 심수창의 전력 배제로 인한 자유 이적은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미합류로 인한 권혁의 이적 요청 그리고 조건 없는 이적과 FA 계약 후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은 베테랑들과 팀의 호흡이 맞지 않고 있다는 의문에 정점을 찍고 말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과연 이런 과정들이 다른 팀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나온 사안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짚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시즌 내내 반복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위적인 리빌딩을 위해 또는 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체질 개선 등의 이유로 행해진 일련의 사안들이 베테랑들의 충분한 이해나 동의를 얻지 못하지 않으면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혹자는 그것을 왜 베테랑들에게 이해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인가? 라고 반문할 수 있다. 맞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팀이라면 충분히 설명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소통이 이루어졌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감독의 아쉬운 팀 운영과 선수들의 기본 망각한 플레이의 연속으로 팀 패배 빌미 제공 

8월 들어 한화이글스의 목표는 최하위 탈출이 현실적이었다. 그렇다면 시즌 내내 계속되고 있는 선발 찾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다른 부분들에 있어서는 미래지향적이거나 현실적이거나 뚜렷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8월에 들어서도 그런 모습들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같은 패턴에 의한 역전패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송은범은 이적했고 안영명은 점점 힘이 떨어지고 있고 이태양은 여전히 제 피칭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박상원도 성장이 멈춘 채 힘겨워하고 있다. 새로운 얼굴들은 여전히 감독의 기대에 부응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한화가 그렇게 내세웠던 막강 불펜이 이제는 완전히 무너졌다. 여기에서 LG에서 공(?)들여 영입한 신정락도 연이은 실점으로 힘을 보태주지 못하고 있다.

야구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투수를 어떤 상황에 올려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선택을 하라고 감독이 있고 투수 코치가 있는 것이다. 결국 최근의 연이은 역전패는 감독과 투수 파트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화에는 특급 마무리 정우람이 있다. 정우람이 전력에서 인위적으로 배제된 느낌이다. 왜?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우람 활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7, 8회 위기 상황에서 정우람을 적극 활용해서 위기를 넘긴 후 편안한 상황에서 다른 불펜들을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우람이 거부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감독이 정우람은 마지막을 장식해야 돼 라는 신조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든 감독이든 이제는 유연해져야 한다. SK는 마무리를 교체해서 성공했고 키움도 대체 마무리로 득을 봤으며 KT도 마찬가지이다. 팀의 승리를 위해 선수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합리적은 선택을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강경학의 1루 출장이 잦아지고 노시환의 유격수 백업 출장도 빈번해지고 있다. 과연 어떤 방향성을 두고 이런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의문이다. 내야 백업 요원은 강경학이 유일하고 그를 눈 빠지게 기다렸던 코칭스태프 아니었던가. 그런데 1루 주전 내지 백업 출장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김태균, 정근우, 이성열 세 명 모두가 동시에 1루 수비가 안 된다는 것인가.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노시환의 1루 출장과 최근 유격수 백업 출장은 또 어떤 의미인가. 내년 시즌을 위한 포석인가. 내년 시즌에는 하주석이 다시 돌아오고 오선진이 백업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강경학도 준비될 수 있다. 그런데 3루 요원인 노시환을 이제 유격수 백업으로 왜 기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송광민 백업으로 활용을 해야 하는 것이 방향성에서 맞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다. 

모든 선택과 결정은 감독의 몫이다. 그만큼 권한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감독의 몫이다. 그래서 외롭고 어려운 자리가 감독의 자리이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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