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의회 210회 임시회가 의원들의 조정능력 부재와 협치 부족 등의 난맥을 여실히 드러낸채 막을 내려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임시회에서는‘숫자’의 우위를 앞세운 민주당의 밀어붙이기, 설득에 실패한 한국당의 무기력, 자신 지역구의 이익 앞 세우기 등으로 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공주시의회는 지난 9일 폐회한 임시회에서 20건의 심의안 중 조례안 15건과 동의안 4건을 원안 가결하고 1건의 동의안은 수정 처리했다.

문제는 1조385억원으로 확정한 2차 추가경정예산중 문화체육과의 Y중학교 태권도부 지원금 처리 과정이었다.

이창선 부의장은 '특위'에서 주무책임자인 최덕근 문화체육과장에게 "Y중 태권도부 코치 A씨가 학생들에게 폭행, 폭언 등을 행사 했다"며 심지어 이를 견디다 못해 타 학교로 전학간 사례까지 들었다.

이 부의장은 영수증 이중 발행, 식비 과다지출, 허위 의류구입 등 사실상 ‘복마전’임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예산은 추경에 다시 등장한다. 집행부측에서 의회와 사전 조율 한번 없었다. 의원 설득은 고사하고 추경 반영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설명조차 안했다.

의회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격렬하게 따졌다.

최 과장이 “예산지원을 요청하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많아서”라며 군색하게 변명하자 이창선 의원은 “경찰의 수사를 받는 부적절 사안인걸 모를리 없는데 전화만 하면 시민의 혈세를 무조건 퍼줘도 되는가”라며 몰아 세웠다.

이창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국당이 강력 반발했지만 예산의 부적절성을 뻔히 아는 민주당은 문제를 외면했다.

예결특위는 결국 8일 오후 5시께 ‘6개의 의석’을 바탕으로 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자당 소속인 김정섭 시장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시정 견제’보다 중요했던 민주당 의원들의 맹목성과 의회 권능 포기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다음날인 9일 본회의장에서 이창선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이 문제를 다시한번 환기시키며 집행부와 동료의원들을 싸잡아 맹비난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이 의원이 항암치료를 위해 투약하고 있는 의료용 튜브를 가위로 싹둑 잘라 회의장을 충격에 빠트리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재논의에 들어간 의회는 당초 세워졌던 928만7000원 중 628만7000원을 삭감하는 수정안을 발의해 표결에 들어갔으나 6:6 가부동수로 부결 처리되며 Y중 지원예산은 최종 원안 가결됐다.

따라서 여러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산안이 통과한 것이다. 

시민 A시는 전 과정을 지켜본 뒤 "Y중 태권도부의 문제는 작년부터 언론을 통해 들어서 잘 알고 있다”며 “경찰에서 조사중인 사안이라면 수사 종결후 지원의 적절성을 따져보는게 맞는 일인데 의회의 결정은 완전히 상식 밖”이라고 비난했다.

방청석 시민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찼던 의원들의 자질부족은 또 다시 숙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