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소통할 철학을 갖춘, 그런 기본 방침을 만드는 것이 우선"

남충희 바른미래당 중구지역위원장이 허태정 대전시장이 밝힌 보문산 개발 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남충희 바른미래당 중구지역위원장이 허태정 대전시장이 밝힌 보문산 개발 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치인 가운데 경제전문가 중 한명인 남충희 바른미래당 대전 중구위원장이 허태정 대전시장이 발표한 보문산 관광 개발계획에 대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최근 허 시장이 국정원 출신 정무부시장을 임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남 위원장은 잘못된 인사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SK텔레콤 사장, 부산시 정무부시장,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지낸 이력으로 지역정가에서 경제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는 남 위원장은 10일 발표한 "대전시의 보문산 개발계획, 어처구니가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보문산 개발 계획을 꼬집었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 대전시가 보문산 관광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맷돌이 관광이라면, 맷돌을 돌릴 손잡이인 ‘어처구니’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개발 철학과 △창의적 아이디어 △지속적 경쟁력 유지 전략 등의 부재를 지적했다. "철학이 없으니 기존 아이디어들을 모방한 짝퉁 상품들을 단순 나열만 해놓았다"며 "경쟁력은 고사하고, 실패를 향해 돌진하는 전형적이고 무모한 세금낭비형 관광단지 개발계획으로 보인다"고 평가 절하했다.

앞서 허 시장은 지난달 25일 신축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야구장 신설과 연계한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구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구상안에는 높이 170m 보문산 전망타워, 신축 야구장에서 전망타워, 보문산성, 대전 오월드를 연결하는 4.2㎞ 스카이곤돌라, 오월드 현대화사업 등 총 1144억 원대 투자계획이 담겼다. 

이같은 허 시장의 구상이 공개되자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등 대전지역 대표 환경단체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진보진영 정치권도 반대하고 나섰고 남 위원장도 비슷한 맥락에서 반대 논리를 편 것으로 풀이된다.

남 위원장은 "대전시가 제시한 계획은 ‘기본 방침’이라며 수정 보완할 여지를 남겨 놓았다"며 "그러나 기본 방침에 특히 중요한 것은 맷돌을 돌릴 세 가지 어처구니 아닌가? 그것 없이 어찌 시민과 소통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대전시가 밝힌 보문산 개발 계획.
대전시가 밝힌 보문산 개발 계획.

남 위원장은 왜 보문산을 개발해야 하는지,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 등 근본적인 개발 철학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도 궁금증을 제시했다. 그는 "무려 1140억원을 투자해 관광단지를 만들겠다면 잠재 고객이 어떤 사람들인지 살펴봐야 하지 않는가? 과연 그렇게 했는가"라며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차별적인 무언가를 만들지 못하면 망한다. 무지에서 비롯된 희망적 사고가 참화를 불러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만의 차별화된 개발없이는 성공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전시의 상징이나 랜드마크가 되기엔 전망 타워는 너무 흔하고 620억원을 투자해 만들겠다는 곤돌라 또는 케이블카 역시 그 자체가 관광상품이 될 수 없다"면서 "대전시민들이 '셀프디스'하는 오월드에 124억원 시민 혈세를 투입한다고 하는데 (이 보다는)창의적 관광상품 아이디어 개발이 최우선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보문산 개발 대안으로 복합적인 아이디어 개발을 주장한 남 위원장은 "아직 교통의 요지이니 중소형 컨벤션 산업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그렇게 만든 집객 효과를 우선 만들어내야 관광 수요와 그에 따른 투자를 유인할 수 있다"며 "대전의 과학기술을 이용해 실내형 첨단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대전에 어울린다. 관광 단지를 공영개발하겠다는 것은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남 위원장은 "기본 방침 구상을 위해 시장이 공무원들에게 줄 지시는 간단하다. 철학이다"라며 "△자연훼손 절대 불가 △짝퉁 금물 △대전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관광상품 △세계적이고 차별적인 아이디어 개발 △산업육성 전략 등을 고려한 어처구니 있는 기본 방침을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남 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 중 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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